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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구·군별 격차가 만든 ‘두 개의 대구’] <상> 인구와 거주지 만족도

2015-05-21

생활 인프라 상대적 열세…서·중구 22년간 인구 40% 이상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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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지역균형 개발을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도심재생 등을 통해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도심 낙후지역 가운데 한 곳인 동구 신암동 전경. <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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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격차는 일반적으로 지역 불균형으로 표현된다. 지역 불균형은 지역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교육, 문화 등의 요소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차이를 보이면서 발전하는 상태다. 지역 격차가 문제시 되는 것은 이런 지역 불균형이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간 중앙권과 지방,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대표되던 지역 격차는 신개발지와 구개발지, 신산업지역과 사양 산업지역, 신 도심과 구(舊)도심지역, 개발지역과 보전지역간 격차로 다양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1998년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확대 고착화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우리사회 전반에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메커니즘이 공간적으로 투영되고 있는 셈이다.

대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달서구·수성구·북구·동구 등 가용면적이 넓은 일부 지역에는 집중 투자 및 개발이 이뤄지면서 양호한 도시인프라를 바탕으로 주민 삶의 질이 높아지고 투자가 증대된 반면, 남구·서구 등의 기존 시가지는 개발과 정비가 미흡하고 입지가 제한되는 도시인프라로 인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 대구시는 이러한 자치구 간 불균형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균형 개발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대구 도심재생 기본구상과 대구 도시디자인 총괄계획을 통해 도시균형발전을 도모하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나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다. 도시 내 격차 실태 보도를 통해 도시 외연 확산에 따른 도심 낙후 실태를 공론화하고 기존 대구시 정책에 대한 점검의 기회를 가져본다.


대형마트·공원 등 편의시설 부족 “시간이 멈춘 듯한 서구”

◆ 격차의 실태

19일 오후 북비산네거리 인근에서 만난 주부 김정희씨(50·서구 비산동)는 서구에서만 25년 산 토박이였다. 김씨는 “서구에는 지하철과 대형마트, 영화관이 다른 구에 비해 부족하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20년 전 결혼 초만 해도 다른 지역에 비해 서구가 낙후됐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갈수록 점점 뒤처지는 느낌이 든다”는 김씨는 “편리한 생활을 위한 여러 가지 시설이 부족하니 젊은층이 안 오고, 젊은층이 안 오니 인프라 구축도 안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시간이 멈춘 듯한 서구도 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0년간 서구 비산동에 살았고 8년 전부터는 북비산네거리 인근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하고 있는 박쌍조씨(62)는 “수성구 파동 등지에는 산책할 곳이 많은데 서구에는 공원이 거의 없다”며 “생활운동기구를 이용하고 싶은데 집 주변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고 가로등이 많이 설치돼 있지 않아 밤에 불안할 때가 많다”고 했다.

달서구에 사는 회사원 김모씨(43)는 중학생 1학년 딸과 초등학생 5학년 아들을 둔 가장이다. 공부에 흥미를 보이는 딸을 위해 수성구로 집을 옮기는 것을 고려 중이다. 김씨는 “달서구도 비교적 학군이 괜찮지만, 주위의 일부 학부모들은 나처럼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김씨는 “친가와 회사가 성서 쪽에 있어 달서구에 사는 것이 편리하지만, 아이들이 중학교에 입학할 즈음엔 학원이 몰려 있는 수성구로 이사하는 것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서구민 22년새 17만명 줄고 달서구민 19만명 늘어 ‘대조’

◆ 인구 증감

인구 변화는 지역격차 판단의 중요한 지표다. 특정 지역에 인구가 증가한다는 것은 그 지역의 정주환경이 우수하다는 반증이 되기 때문이다.

삶의 만족도가 높은 곳에 인구가 유입된다는 가정에서 본다면, 대구지역 인구 이동의 불균형 현상은 뚜렷하다. 달서구와 수성구는 인구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서구와 남구는 인구 감소율이 두드러진다.

2013년 기준 전년대비 인구가 늘어난 지역은 중구(1.07%), 달서구(0.63%), 동구(0.50%), 수성구(0.27%)였으며, 서구, 남구, 북구는 줄어들었다. 서구는 2.19%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남구도 1.57% 줄었다.

지난 22년간 인구 추이를 보면 대구지역의 총 인구는 8.3% 늘었지만, 서구, 중구, 남구의 인구는 30% 넘는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서구는 이 기간 44.3% 줄어 8개 구·군 가운데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1992년 38만969명이던 서구 인구는 2014년 9월말 기준 21만2천264명으로 줄었다. 그 뒤를 이어 중구 역시 13만1천151명에서 7만8천411명으로 40.2%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달서구는 41만3천367명에서 60만5천665명으로 31.7%, 북구는 26.7%, 수성구는 8.1% 증가했다.

이에 따라 1992년 중구(5.7%)를 제외하고 10~18% 사이에서 고른 분포를 보이던 구·군별 인구분포는 2014년 9월말 현재 5배 가까운 격차로 벌어졌다.

1992년 구·군별 인구비중은 북구, 수성구, 달서구가 18%대, 서구 16.7%, 동구 15.9%, 남구 10.9% 등이었다. 이 같은 인구비중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달서구 24.3%, 수성구 18.3%, 북구 17.8%, 동구 13.9%로 늘었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서구 8.5%, 남구 6.6%, 중구 3.2%로 크게 감소했다.


“거주지에 만족한다” 수성구 48% ‘최고’ 서구 22% ‘최저’

◆ 생활만족도

수치상 격차는 주민들의 거주지 만족도로 이어진다. 수성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의 거주지 만족도가 동구, 중구, 남구,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2013년 대구사회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거주지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수성구(48.1%)가 가장 높았고, 서구(21.7%)가 가장 낮았다.

거주지로 이사를 권유하겠느냐는 질문에 수성구는 82.9%로 가장 높았고, 서구가 38.6%로 가장 낮았다. 거주지로 이사를 권유하지 않는 이유로는 ‘주변환경이 좋지 않다’는 응답은 서구, 소음과 매연은 동구, 교육여건과 문화시설 부족은 달성군, 교통은 수성구에서 가장 많이 꼽았다.

8개 구·군 안전환경 평가에서도 ‘어둡고 후미진 곳이 많냐’는 질문에 서구가 44%로 8개 지자체 비율 순위 1위, 수성구가 28%로 가장 낮았다.

‘혼자 집에 있을 때 두렵냐’는 질문에서는 동구가 14.8%로 1위, 수성구가 7.6%로 가장 낮았다. ‘혼자 동네 골목길에 있을 때 두렵냐’는 항목에는 중구가 24.8%로 1위, 수성구가 19.4%로 최저치였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신인철기자 runc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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