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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KTX시대 포항, 주말&여기 어때? .7] 영일대해수욕장의 낮과 밤

2015-07-28

태양빛 한가로운 도심의 해수욕장
어둠이 내려서면 형형색색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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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대해수욕장 전경. 해수욕장을 따라 길게 이어진 해변에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있고, 해송숲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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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포항국제불빛축제는 오는 30일부터 8월2일까지 영일대해수욕장과 형산강 체육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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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대 해수욕장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


태양이 빛나는 동안 해변은 아이들의 뜀박질, 바다로 뛰어드는 지침 없는 젊음들, 젖은 몸에서 미끄러지는 물방울의 반짝임, 한가로이 늘어진 육체들, 바다를 가르며 달리는 제트스키의 날카로운 경쾌함으로 준동한다. 밤이 내리면, 바다와 하늘과 땅이 동시에 빛난다. 어둠은 생생한 빛으로 가득 차 더욱 생기로워진다. 이곳의 낮과 밤은 서로 다른 색으로 빛난다. 태양은 어둠을 맞이하기 위해, 어둠은 태양을 기다리며 빛난다. 그리하여 낮과 밤이 교차할 때 가장 찬란해지는 곳, 영일만의 영일대해수욕장이다.

북구 항구·두호동에 걸쳐있는 백사장
해상누각 ‘영일대’ 따라 명칭도 변경

포스코·유흥가 조명으로 밤마다 변신
국제불빛축제 열리는 8월 ‘빛의 절정’

#1. 영일만 영일대해수욕장

영일대해수욕장은 영일만의 안쪽, 도심권에 속하는 포항시 북구 항구동과 두호동에 걸쳐 있다. 영일만과 포스코를 한눈에 조망하는 근사한 위치다. 해변의 길이는 약 1.7㎞. 서쪽 끝에는 포항항의 방파제가 바다로 뻗어 있고 그 끝에는 1963년 첫 불을 밝힌 빨간 등대가 서있다. 해변의 동쪽 끝은 두호동의 포구다. 바다로 살짝 발 디딘 작은 언덕아래 어부의 집들이 모여 앉은 조용한 동네다. 옛날에는 흰 눈 쌓인 언덕이 아름다워 설머리라 했고, 마을은 설말리 혹은 설말동이라 불렀다. 지금 포구는 자그마한 규모지만 오래전 두호동의 포구는 아주 컸던 모양이다. 두호는 바다로 통하는 길목, 특별한 바다라는 뜻으로 통양포(通洋浦), 두모포(豆毛浦) 등에서 유래되었고, 일제강점기 동안에는 소를 수탈해 가는 창구였다고 전해진다.

이 바다는 지금 포항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이다. 원래는 1975년 ‘북부해수욕장’으로 개장해 한동안은 포항 사람들만 찾아드는 한갓진 해변이었다. 이곳에 2013년 해상 누각인 영일대(迎日臺)를 세우고 ‘영일대해수욕장’이라 명명했다. 해변에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이어져 있다. 그 사이 사이에는 야외무대와 해송숲이 자리하고, 곳곳에 철의 도시 포항을 상징하는 미술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도로변에는 식당과 카페, 호텔 등이 빼곡하다.

파도는 잔잔하고 모래는 곱다. 모래밭에는 파랑과 빨강의 파라솔들이 나란하다. 그 둥근 그늘 속에는 사지를 쭉 뻗은 나른한 휴식들이 있다. 야영객들의 텐트도 여럿이다. 과감하고 자유롭게 바다를 만끽하는 구릿빛의 사람들이 있고, 파도를 쫓는 아이들과 모래성을 쌓는 어른들이 있다. 또 워터보드, 제트스키, 카이트 보딩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워터보드다. 아이언맨처럼, 물을 뿜으며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모습에 지상의 사람들은 아낌없는 탄성을 보낸다.

갑자기 한줄기 바다가 하늘로 솟구친다. 먼 포스코의 실루엣을 가차 없이 자르며, 영일대를 흔들며, 제트스키의 꼬리물살을 삼키며, 로켓처럼 솟구친다. 해상 250m에 떠 있는 고사분수다. 물줄기는 최대 높이 120m까지 치솟는다. 솟아 흩어지는 물방울이 무지개를 띄운다. 느닷없는 장쾌, 예기치 않은 황홀이다. 분수는 한밤까지 간격을 두고 이어진다.



#2. 빛으로 가득한 밤

어둠이 내리기도 전에, 해변의 모든 가겟집들은 불을 켠다. 색색의 차가운 네온과 따뜻한 전구가 천천히 빛을 키운다. 그리고 바다가 어두워지고 곧 하늘이 어두워지면, 세계는 화려한 생기로움으로 변신한다.

영일대도 불을 밝힌다. 목재 기둥의 노란색은 황금색으로 퍼진다. 바다 저편 포스코도 불을 밝힌다. 퍼져나가는 연기와 함께 포스코의 빛이 미래처럼 휘황하다. 고사분수도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빛을 밝히며 환상적인 물보라로 하늘을 휘젓는다. 포항항의 빨간 등대에도 불이 켜진다. 사랑의 메신저가 되는 등대는 일명 ‘사랑고백등대’다. 주변에 빼곡히 쓰인 사랑의 언어들이 등대의 불빛에 더욱 또렷해진다.

산책로에서는 부드럽고 맑은 통기타소리, 신나는 난타소리, 감미롭고 섹시한 색소폰 소리가 울려 퍼진다. 거리에 늘어선 조개구이 집에선 딱, 딱, 숯불에 놀란 조개들이 입 벌리는 소리, 벅적하게 취해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모래사장에선 소곤소곤 환청같은 귓속말과 먼데서 오는 파도 소리가 맴을 돈다.

집중하여 오직 이 밤을 만끽하고 싶다면 ‘한밤애(愛)열차’를 타자. 동대구역에서 포항역까지, 정차도 에두름도 없이 열차는 달린다. 크고 작은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푸른 객실은 우리를 미리 밤바다에 데려다 놓고, 포항역에서 기다리고 있는 차량은 순식간에 영일대해수욕장의 한가운데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주어진 시간은 1시간20분. 아쉬워 불꽃같은 시간이지만, 그래서 더 오래 빛날 시간이다.



#3. 제12회 포항 국제 불빛 축제

오는 30일부터 8월2일까지 나흘간, 영일대해수욕장의 빛은 절정을 이룬다. 여름철 최대 축제인 ‘포항국제불빛축제’다. 올해로 12회째인 불빛축제는 ‘불의 노래, 빛의 바다!’를 주제로 국제 불꽃쇼를 비롯해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 등으로 진행된다.

불빛축제 기간 영일대해수욕장에서는 개막식과 폐막식, 불빛퍼레이드, Daily 뮤직불꽃쇼, 포항불빛 버스킹 페스티벌 등이 펼쳐지고, 앉은 불빛줄다리기, 모래에 그리는 빛 그림 체험, 불빛장터, 포항 맑은 단편영화제 등이 열릴 예정이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8월1일 토요일, 영일대해수욕장과 형산강 체육공원 두 곳에서 동시에 터진다. 불빛은 하늘에서 꽃으로 핀다. 하늘에 꽃이 피면, 영일만의 밤은 통째로 빛이다.
글=류혜숙 <영남일보 여행칼럼니스트·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초빙연구원>

사진=영남일보 DB
공동기획:포항시

☞여행정보=한밤애(愛)열차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20분 동대구역에서 출발, 영일대해수욕장에서 1시간20분가량의 자유시간 후 밤 11시20분 포항역을 출발해 돌아오는 테마열차다. 어른 1만6천200원, 어린이 1만3천600원, 최소 5인 이상이면 출발하며 예약은 필수다. 제12회 포항국제불빛축제는 오는 30일부터 8월2일까지며, 영일대해수욕장 및 형산강 체육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해양 스포츠 체험은 영일대 앞에 위치한 아카데미나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먹거리=마라도 횟집의 달인 물회, 새벽 4시까지 영업하는 중국집 차이홍의 짬뽕, 엄격하게 선별한 고기를 14일간 숙성시킨 맛찬들 왕소금구이의 삼겹살이 이름나있다. 해수욕장 앞에는 수많은 조개구이 전문집이 있는데,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는다는 꽃새우, 닭새우 전문집인 묵돌이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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