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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KTX시대 포항, 주말&여기 어때? .11] ‘새마을운동 발상지’ 포항 기계면 문성리

2015-09-01

봉좌산 아랫자락 천수답 마을, 세계인 찾는 희망의 새마을로

[KTX시대 포항, 주말&여기 어때? .11] ‘새마을운동 발상지’ 포항 기계면 문성리
포항시 북구 기계면 문성리에 들어선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관의 내·외부 모습.
[KTX시대 포항, 주말&여기 어때? .11] ‘새마을운동 발상지’ 포항 기계면 문성리


포항의 북구 기계면. 봉황새를 닮은 바위가 산마루에서 내려다보는 봉좌산(鳳座山) 아랫자락에 문성리 마을이 있다. 마을 앞에는 기계천(杞溪川)이 흐른다. 아주 먼 옛날 이 일대가 물에 잠기자 봉황이 봉좌산 꼭대기에 앉아 물난리를 피했다는 전설도 흐른다. 마을의 북동쪽 들 가운데에는 신석기시대의 고인돌이 남아 있다. 높이 3m에 이르는 거석이라 아주 강력한 세력이 터를 잡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봉황이 날던 시대, 고대의 사람들이 살았던 시대에, 천은 이 일대를 이따금 쇠하게도 하고 흥하게도 했던 모양이다.


1971년 마을 시찰한 박정희 대통령
“문성리와 같이 만들라” 방향성 지시
범국민운동 확대 계기 ‘새마을 성지’

2009년 건립 새마을 발상지 기념관
동남아·아프리카 등지서 잇단 견학

박정희가 휴식 취한 남양홍씨 종택
새마을체험 인성교육관으로 탈바꿈

◆스스로 시작했던 문성리 잘살기 운동

이후, 마을은 원씨(元氏)가 들어와 살게 되면서 한때 원문동(元門洞)이라 했다 한다. 그리고 그 후에는 남양홍씨(南陽洪氏)들이 집성촌을 이뤘다. 그 어느 즈음, 기계천이 다시 범람했다. 농토는 유실되었고 마을은 쇠락해 갔다. 그때 하늘에 문창성(文窓星)이 나타나 마을은 다시 번창하게 된다. 마을 이름 문성(文星)은 그렇게 생겨났다.

31번 국도에서 문성리 마을 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편도 1차로가 봉좌산을 향해 일직선으로 뻗어 있다. 그 가운데 기계천이 흐른다. 양쪽으로는 논밭이 펼쳐져 있다. 사과의 명산지 기계답게 사과밭이 넓다. 마을 초입에는 문성리 마을 표지석과 3기의 기념비가 서 있다. 문성양수장 설치 기념비, 박정희 대통령 순시 기념비,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비다.

6·25전쟁 후, 모두가 어려웠다. 가난은 숙명과 같은 것이었다. 5·16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한 무렵 문성리 마을은 홍선표라는 젊은이를 이장으로 선출한다. 양계와 누에치기로 소득 증대에 애쓰며, 잘 살아보자고,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았다. 그러나 1966년과 1967년 사이 마을은 극심한 한 해를 보내게 된다.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살길을 찾아야 했다. 부락회의가 열렸고, 기계천 지하수를 개발하는 것이 살길이라 판단, 1967년 봄 마을의 공동지하수를 개발하고 양수장을 설치해 천수답을 수리안전답으로 바꾸었다. 잘살고자 하는 움직임은 이렇게 자체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1970년, 정부 주도의 새마을운동이 추진되었다. 문성리는 군 시범마을로 선정되어 빠르고 의욕적으로 변모해 갔다. 주민들은 힘을 모아 기계천에 문성교 다리를 놓았다. 귀중한 전답을 기증해 기계천에서 마을까지 도로를 개설하고, 국도에서 하천까지 길을 확장했다. 지붕을 개량하고, 토담을 헐어 시멘트 블록 담장을 쌓았고, 조금씩 땅을 내어 마을 안길을 넓혔다. 안길은 두 배나 넓어져 차량운행이 가능해졌다.

1971년 9월17일, 박정희 대통령은 국무위원을 비롯해 시장·군수 등과 함께 문성리를 방문해 시찰한 후 말했다. “전국의 시장과 군수는 돌아가서 문성리와 같은 새마을을 만들라.” 그리고 이듬해 새마을운동은 그 전개 방향과 추진 방법이 체계화되었고 범국민운동으로 확대되었다. 국도에서 마을까지 뻗은 길과, 기계천 다리 위에 서 있는 3기의 기념비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 문성리 사람들의 역사 그 자체다.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관

박정희 대통령이 문성리를 방문한 지 38년 뒤인 2009년 9월17일, 문성 마을에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마을 전면 7천여㎡ 부지에 지상 2층 규모의 전시관이다. 너른 앞뜰에는 주민들의 쉼터인 팔각정과 버드나무 그늘 드리운 둥근 연못이 있다.

전시관 1층은 ‘희망의 빛’이라는 테마다. 새마을운동 이야기와 새마을운동을 이끈 사람들, 더불어 잘사는 대한민국 비전이라는 주제로 각종 사료집이 전시되어 있으며 1970년대 초 문성리의 새마을 사업 공사 장면을 모형 디오라마로 볼 수 있다.

전시관 2층은 ‘희망의 땅’이라는 테마다. 포항사람들의 새마을운동 현장을 입체패널과 영상시스템으로 만나 볼 수 있으며, 문성리의 새마을운동 발자취와 그 성공을 치하한 상패와 표창, 상장, 대한민국 국민훈장 등이 전시되어 있다.

2층에는 야외 휴게 공간이 있다. 밖으로 나가면 전시관 뒤편으로 빼곡히 들어앉은 문성리 40여 가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아래에는 홍부잣집으로 불렸던 남양홍씨 종택이 넓게 자리해 있다.



◆남양홍씨 종택, 홍부잣집

홍부자 홍순락씨. 기계면의 유지이자 부유층이었던 그는 문성리의 새마을 가꾸기 사업 성공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이었다고 전한다. 사업 초기, 농로 확장 공사를 추진할 때 지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은 적이 있다 한다. 그때 그는 자신의 소유 농지를 기증해 주변 지주들의 협조를 이끌어냈고, 이어 마을 사람들도 자진 협조해 도로개설 문제를 무난히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문성리를 방문했을 때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한 집이 홍순락씨의 집, 남양홍씨 종택이다.

종택은 1926년에 건설된 한옥이다. 마당을 중심으로 안채와 행랑채, 사랑채 등이 오밀조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종택 건물은 남양홍씨가 새마을기념관에 기증해 현재 새마을 인성 교육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방 안에 놓여 있는 옛날 텔레비전과 재봉틀, 시계 등은 몇 십 년 전의 홍부잣집을 실감 나게 보여준다. 주인이 집을 비울 때 귀금속이나 중요 서류를 감춰 두었던 비밀창고, 쉬이 보기 어려운 한옥의 다락방 등은 어른에게나 아이에게나 즐거운 호기심의 대상이다.

새마을 인성 교육관에서는 전시관 견학과 창조 아카데미 교육 특강 등을 기본으로 한옥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최근 기념관 앞에는 꽃길이 만들어졌고 봉좌산에는 나무꾼들의 이야기가 흐르는 숲길도 조성되어 자전거 투어나 숲길 탐방이 연계되기도 한다. 요즘은 아프리카, 동남아,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새마을사업’을 배우기 위해 견학을 오기도 하고 우리나라 초·중학생과 대학생들의 단체 견학도 줄을 잇고 있다.



◆제2의 새마을운동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관의 개관은 단순히 지난 시대에 대한 회고가 아니었다. 그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새로운 새마을운동의 선포였다. 새마을정신은 자주, 자립, 협동이다. 제2의 새마을정신은 창의, 녹색, 통합이다. 백만 그루 나무심기, 자전거 타기, 물 절약 캠페인, 자원 재활용 운동 등 저탄소 녹색 성장을 위한 운동이 전국적으로 추진되었다. 무의탁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돕기, 다문화 가정을 위한 교육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등 함께 행복하자는 공동체 운동도 전개되었다.

새마을운동을 이끌었던 세대들에게 새마을운동은 하나의 강력한 자부심이다. 처절했던 가난에서의 탈출, 그것은 정치적 장면과 이념을 떠나 있다. 지금 새롭게 이어지고 있는 새마을운동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것은 ‘함께’에 무게를 실은 전 지구적인 필요일 것이다.

글·사진=류혜숙<영남일보 여행칼럼니스트·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초빙연구원>

▨ 참고=포항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관 홈페이지, 포항시 홈페이지

[KTX시대 포항, 주말&여기 어때? .11] ‘새마을운동 발상지’ 포항 기계면 문성리
새마을인성교육관으로 변신한 남양홍씨 종택.


☞여행정보= 대구∼포항 고속도로 서포항IC로 나와 31번 국도 청송 방향으로 조금 가다 농협 우리장터 네거리에서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관 방면으로 좌회전해 직진하면 된다.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관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입장료는 무료다. 매주 월요일과 명절 연휴기간에는 휴관한다. 새마을인성교육관은 전통한옥 온돌방을 갖추고 있으며 체험·탐방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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