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51002.010390825590001

영남일보TV

[김동욱의 낚시시대] 천수만 해상 주꾸미 낚시

2015-10-02

서해는 지금 ‘주꾸미 밭’…채비 내리자마자 덥석 “하루 400∼500마리 기본”

20151002
일타이피~! 박경익씨도 씨알 좋은 주꾸미 두 마리를 낚아냈다.
20151002
안면도에서 출항한 루비나호는 20분 정도 지나 천수만 안으로 들어왔다.


20151002
오전 7시 천수만 해상에 떠 있는 주꾸미 낚싯배들. 11월초까지 주말 낚싯배 예약이 꽉 찼다고 한다.


천수만 주꾸미 포인트는
수심 15∼20m 깊지않아
봉돌이 바닥에 닿았을 때
좀더 묵직한 느낌이 들면
약간 강하다 싶을 정도로
챔질한 후 릴 감으면 ‘끝’
가족에 가장 환영받는 낚시

선상에서 요리해 먹는
주꾸미 삼겹살 불고기
입안서 터지는 먹물맛 고소

채비·낚시방법 간단하지만
봉돌이 바닥에 닿는 느낌과
주꾸미의 무게감을 익혀야


“너무 잘 나오네요. 오늘 적어도 100마리는 잡겠어요.”

“100마리가 뭡니까? 아이스박스 하나는 채우셔야죠.”

채비를 내리자마자 한 마리씩 올라오는 주꾸미를 보고 내가 감탄을 하자 김선민 선장이 오히려 타박을 한다. 아무리 못 잡아도 하루 10㎏은 낚아야 한다는 거다. 주꾸미 10㎏이면 어림잡아 400~500마리다. 이쯤 되면 낚시가 아니라 조업이다.

지금 서해는 말 그대로 ‘주꾸미 밭’이다. 채비를 내리고 봉돌이 바닥을 찍으면 바로 주꾸미가 에기(새우 모양의 루어)에 올라탄다. 에기 두 개를 달면 두 마리씩 올라올 정도로 가을 주꾸미 활성도가 절정이다.

◆봉돌이 바닥에 닿으면 주꾸미가 덥석

안면도 최남단 영목항에서 오전 7시에 루비나호에 오른 나는 오후 3시까지 천수만 해상에서 200여 마리의 주꾸미를 낚았다. 무게로 치면 5㎏ 정도. 사실 나에게 주꾸미 낚시는 거의 첫 경험이었다. 3~4년 전 태안 홍원항에서 한 번 해보긴 했지만 매년 겪을 정도로 기회가 많지는 않았다. 이날 나와 함께 배를 탄 마스야마 구니오 한국다이와 상무이사도 마찬가지. 마스야마씨 역시 이날이 자신의 생애 첫 주꾸미낚시였다.

“일본에서는 주꾸미낚시를 해 본 적이 없어요. 이렇게 잘 낚일 줄은 몰랐어요. 재미있어요.”

갯바위 찌낚시와 은어낚시에서만큼은 일본에서도 프로급에 속하는 마스야마씨지만 한국의 주꾸미낚시는 생소했다. 그래도 역시 ‘꾼’인지라 그는 한두 번 채비를 내려 본 후 바로 ‘감’을 잡았다. 요령을 안 후에는 곧잘 한 번에 두 마리씩 걸어냈다.

천수만 주꾸미 포인트는 수심이 깊지 않다. 15~20m 선. 배 위에서 채비를 내리면 줄이 주르륵 풀려나가다가 탁 멈춘다. 봉돌이 바닥에 닿았다는 신호다. 이때 릴을 살짝 감아 낚싯줄을 팽팽하게 해준다. 그러면 봉돌의 무게와는 다른, 좀 더 묵직한 느낌이 든다. 주꾸미가 에기에 올라탔다는 뜻이다. 이때 약간 강하다 싶을 정도로 챔질을 해 준 후 릴을 감아올리면 끝.

주꾸미낚시는 이처럼 간단하다. 그러나 처음 주꾸미낚시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 ‘느낌’을 알기까지 약간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봉돌이 바닥에 닿는 느낌을 알아야 하고, 그다음으로 주꾸미가 애기를 덮쳤을 때의 ‘무게 감’을 익혀야 한다.

나는 여기까지, 즉 바닥에 봉돌이 닿는 것과 주꾸미가 에기를 덮치는 느낌은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다음이 문제였다. 릴을 감아 올려보면 빈 채비만 물 위에 올라오기 일쑤였다.

“주꾸미가 붙었다 싶으면 힘껏 챔질을 해 줘야 해요. 안 그러면 올리는 도중에 주꾸미가 떨어져 나갑니다.”

김선민 선장이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설명한다. 탐식성이 무척 강한 주꾸미는 눈에 띄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달려든다. 바닥에 툭 떨어지는 아연봉돌의 반짝임에도 호기심을 보여 거기에 올라타기도 한다는 거다. 이럴 때 힘껏 챔질을 해줘야 봉돌과 함께 달려있는 에기의 바늘에 주꾸미가 걸려 올라올 수 있다.

◆가족들에게 가장 환영받는 낚시

옅은 해무가 걷힌다. 천수만 앞 바다가 훤히 눈에 들어온다. 루비나호 주변에 많은 낚싯배가 떠 있다. 줄잡아 200여 척은 족히 돼 보인다.

“여기 이 배들이 모두 주꾸미 낚싯배예요. 군산 앞바다부터 시작된 주꾸미 시즌이 지금 천수만까지 올라온 거지요.”

올해 광어나 참돔 배낚시 조황이 뜸한 대신 주꾸미가 풍년이라 서해안 낚싯배들이 거의 다 주꾸미낚시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김 선장의 말이다.

“자~, 손맛은 실컷 봤으니 이제 입맛을 보실 시간입니다.”

언제 요리를 했는지 김선민 선장이 한 솥 가득 주꾸미 삼겹살 불고기(일명 쭈삼불고기)를 차려낸다. 오전에 낚은 주꾸미를 즉석에서 손질해서 삼겹살과 함께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자작자작하게 볶은 것. 뱃머리에 둘러앉은 꾼들의 젓가락질이 바쁘다. 나도 밥 한 숟가락 가득 퍼서 한 마리를 집어 들었다. 입 안에서 주꾸미 대가리가 툭 터지며 먹물이 확 쏟아진다. 고소하다.

가을 주꾸미는 이 맛이다. 머리 가득 들어 있는 먹물과 내장이 입 안에서 톡 터지면서 고소한 맛을 낸다. 봄 주꾸미와는 또 다른 맛이다. 봄 주꾸미는 대가리에 알이 가득 들어차 있어 알 맛으로 먹는다. 일반인들이 주꾸미의 제철이 봄이라고 여기는 건 이 때문이다. 봄철에 주꾸미 소라방 조업이 성행하고 이때 서해안에 ‘주꾸미 파시’가 형성된다.

그러나 야들야들한 다리 살과 고소한 먹물 맛은 가을 주꾸미에서만 느낄 수 있다. 낚시꾼들은 봄에는 주꾸미낚시를 하지 않는다. 어부들에게 봄 시즌을 내주는 대신 알에서 깬 주꾸미들이 다 자라 살이 오를 대로 오른 가을시즌에 마릿수 재미를 보는 것이다.

“낚시꾼들이 집에서 환영받는 일은 잘 없잖아요. 그러나 이건 다릅니다. 주꾸미는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고 손질이 번거롭지 않잖아요. 게다가 애들도 좋아합니다.”

김선민 선장은 가을 한 철 3~4번 주꾸미 낚시를 하면 1년치 반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낚아낸 주꾸미를 한 번 먹을 정도만큼 지퍼팩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면 이듬해 여름까지는 다양한 주꾸미 요리로 밥상을 차릴 수 있다는 것. 그만큼 가을 주꾸미의 마릿수 재미는 탁월하다.

주꾸미 낚시는 채비도 간단하다. 초릿대가 낭창한 루어대와 소형 베이트릴이 장비의 전부다. 여기에 1호 내외의 합사와 2호 내외의 쇼크리더(목줄), 10~20호 정도의 봉돌과 왕눈이 에기 몇 개면 하루 종일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초보자라면 낚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주꾸미 전용채비를 써도 된다. 선비는 1인 하루 7만원. 오전과 오후로 나눠 출조를 하는 군산에서는 3만~4만원 선이다. 취재협조: 안면도 루비나호. 010-5514-1317

월간낚시21 기자·penandpower@naver.com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