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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대구東城路 부활의 꿈 .1] 대표 도심의 현주소

2015-10-08

칠곡·시지 등 곳곳에 부도심 등장…고객 뺏겨 ‘힘 빠진 다운타운’

20151008
대구의 대표적인 도심인 동성로. 도심디자인 사업으로 걷고 싶은 활기찬 거리로 바뀌었지만, 관광객을 유인하는 문화·관광 측면에선 아직도 2%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대구 중구청 제공>


동성로는 대구의 대표적인 번화가다. 음식점, 상점, 백화점, 영화관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밀집해 있는 이곳은 시민이 ‘시내’라고 부르는 유일한 장소다. 특히 동성로 중심에 위치한 대구백화점 앞은 시민의 만남 장소이기도 하고, 각종 집회와 시위가 펼쳐지는 곳이다. 동성로의 하루 유동인구는 25만~50만명에 달한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도심공동화 등으로 동성로 일대는 침체기를 겪었지만,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을 시행하면서 예전의 명성을 다시 찾는 듯했다. 하지만 부도심이 늘어나면서 동성로는 예전만큼의 활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대구가 관광·문화 도시로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선 동성로에 또다른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해외 및 국내의 유명한 도심 문화·관광분야 사례를 통해 바람직한 동성로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본다.

공공디자인 개선…문화행사·버스킹…겉으론 활기

◆되살아난 동성로

동성로는 1907년 대구읍성 동쪽 성곽이 철거되면서 만들어진 거리다. 거리가 생기면서 이 일대에 각종 상점이 들어섰고, 자연스럽게 대구 중심 상업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동성로는 1914년에는 ‘동성정’으로 불렸으며, 1946년부터 ‘동성로’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하지만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경기 침체 등을 겪으면서 동성로는 활력을 잃어갔다. 이에 중구청은 2008년부터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에 나섰다. 대구를 방문하는 국내외 방문객에게 동성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안전하고 걷고 싶은 쾌적한 도심 공간을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우선 이곳의 역사를 새로 디자인된 동성로에 담았다. 읍성자리에 화강석 장대석을 연결하고, 읍성길을 나타내는 표지를 설치했다. 보행자 전용도로로 지정하는 등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하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기존의 무미건조한 인도블록을 제거하고 붉은색 점토블록을 사용해 시각적으로 걷고 싶은 거리로 바꿨다.

또 대우빌딩~대구백화점 520m 길이의 거리에 전주 121개를 철거하고 배전반 67개를 지하에 매설하는 지중화 사업도 병행했다. 무질서하고 난립된 간판을 작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교체하는 간판 정비사업도 216개 업소에 걸쳐 실시했다.

시민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장소도 마련했다. 2008년 12월 착공해 다음해 5월에 공사를 마친 동성로 야외무대가 바로 그것이다. 덕분에 무대가 마련된 대구백화점 앞 광장은 한달에 최소 20일은 문화 공연이나 행사를 볼 수 있는 명소로 바뀌었다.


◆2015년의 모습은

지난달 29일 오후 7시30분쯤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상설무대. 무대에서는 한 국악 공연팀의 야간 상설 공연이 펼쳐졌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가족 단위로 나온 시민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이들의 연주를 지켜봤다. 이곳에서 만난 이모씨(23·대구시 서구 내당동)는 “동성로 곳곳에 생긴 벤치에서 버스킹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고교 때까지만 해도 쇼핑하는 공간으로만 생각했는데,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빌딩에서 중앙파출소까지 길이 1.2㎞인 이 도로는 흔히 ‘동성로’라고 부르는 거리다. 이 일대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점차 늘어나면서 저가 화장품 전문매장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여기다 옛 한일극장 건물에 자리잡은 ‘H&M’과 유니클로, 탑텐 등의 SPA 브랜드(자사의 기획브랜드 상품을 직접 제조, 유통하는 전문 소매점)가 밀집한 전형적인 쇼핑 거리다.

이곳이 10대부터 40·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 거리라면 삼덕소방서 인근에 위치한 로데오거리는 좀 더 젊은층이 찾는 곳이다. 이곳은 의류 매장뿐 아니라 맛집, 술집이 늘어선 젊음의 거리다. 낮에는 옷을 사는 사람이 주를 이루고 술집, 클럽 등이 밤늦게까지 불을 밝히고 있다. 다만 동성로 남쪽 지역인 통신골목은 한때 100여개의 매장이 들어섰지만, 지금은 30개 정도가 영업 중이다. 나머지 점포는 음식점, 카페 등으로 바뀌었다.


개별 의류점포 약세…동대구 신세계百 입점도 악재

◆옛 영광 회복, 산 넘어 산

동성로는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2호선 반월당역이 인접해 있는 만큼 접근성이 좋아, 대구 전역에서 시민이 쇼핑, 약속 장소로 이용하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북구 칠곡3지구, 달서구 광장코아 앞, 수성구 시지광장 등 주거지를 중심으로 부도심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과거만큼의 활력을 찾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경숙씨(53·대구시 달서구)는 “영화관이나 식당, 카페 등이 밀집한 번화가가 동네에도 생긴 덕분에 굳이 동성로를 고집할 필요는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동성로 상권 특성상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상권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별 의류 점포의 영향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독특한 의류를 찾는 사람은 이른바 ‘야시골목(여성의류)’ ‘늑대골목(남성의류)’을 찾지만, 인기는 예전보다 못하다는 것. 동성로에도 대형 SPA 브랜드 등이 속속 입점하는 데다, 도시 외곽에는 이시아폴리스 등 아웃렛이 생겨 소비자가 분산되는 측면도 있다. 게다가 내년 말 완공 예정인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서면, 동성로 상권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인수 동성로상점가상인회장은 “SPA 브랜드의 경우 가격대도 비교적 저렴해 고객을 잃는 측면도 있다. 이 때문에 기존 동성로 의류 매장은 따로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주인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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