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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신작 대결] 헝거게임: 더 파이널 ·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시?

2015-11-20
20151120


★헝거게임: 더 파이널

여전사 캣니스와 스노우 대통령의 마지막 대결

4부작 시리즈의 최종편
전편에 없었던 헝거게임 다시 등장
캣니스·피타·게일 삼각관계 부각


“스노우와 캐피톨의 최후를 위해 모두 함께 맞서야 합니다.” 마침내 캣니스(제니퍼 로렌스)가 스노우 대통령(도날드 서덜랜드)을 무너뜨리기 위해 전쟁을 선포한다. 두 번의 헝거게임에서 살아남은 캣니스는 그동안 자신을 향한 스노우 대통령의 더욱 거세고 집요해진 공격에 분노했고, 이제 모두를 위해서라도 그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자신과 뜻을 같이한 13구역 연합군에 합류한 캣니스는 그들과 함께 판엠의 수도인 캐피톨로 향한다. 하지만 스노우 대통령은 캐피톨 곳곳에 함정을 설치해 놓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헝거 게임:더 파이널’은 헝거게임 4부작 시리즈의 최종편으로 캣니스와 스노우 대통령의 마지막 대결을 다룬다. 이를 위해 베일에 싸여있던 13구역이 공개되고, 캐피톨은 헝거게임을 위한 또 다른 게임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무엇보다 평범한 소녀에서 희망의 상징인 모킹제이로 거듭난 캣니스와 이전 헝거게임의 생존자들로 구성된 최정예 요원들이 의기투합한 만큼 시리즈 사상 가장 강력하고 화려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최정예 요원으로는 캣니스의 오랜 친구인 게일(리암 헴스워스), 복스(메허샬라 알리), 크레시다(나탈리 도머) 등이 합류했고 스노우 대통령에게 세뇌공작을 당한 후 구출된 피타(조쉬 허처슨)도 동행한다.

이들을 막기 위한 스노우 대통령의 방어수단 역시 막강하다. 모든 화력을 동원해 캐피톨 내 블록마다 ‘포드’라는 함정을 설치해 놓았는데, 지뢰와 덫뿐 아니라 유전자 변형으로 만든 돌연변이(리자드 머트), 오일 파도, 에너지 빔 등 그 종류도 다양하고 치명적이다. 반가운 건 전편 ‘헝거게임: 모킹제이 파트 1’에서 부재했던 헝거게임이 다시 등장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캣니스와 요원들은 최악의 위험과 맞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전쟁을 펼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캣니스는 외부 위협과 함께 내부의 갈등과 견제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짊어진다.

사실 판타지 소설을 영화화했을 때 원작이 창조해낸 그 방대한 세계와 인물들을 모두 구현해 내기는 어려운 법. 하지만 ‘헝거게임’에는 이 시리즈만이 가진 탄탄하고 예측 불가한 스토리가 언제나 완벽히 녹아있다. 이번에는 스토리의 변화에 따라 복합적인 욕망을 드러내는 캐릭터들까지 흥미롭게 작용한다. 갖은 고문과 세뇌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된 피타와 그의 모습에 분노한 캣니스, 그리고 그녀를 견제하기 시작하는 코인 대통령(줄리안 무어)과 캣니스의 성공도 죽는 것도 바라지 않는 스노우 대통령의 모호함은 이 영화가 단순한 볼거리 위주의 판타지 블록버스터를 넘어, 풍자적이고 냉정한 시선을 담은 성공적인 영어덜트 소설 원작의 영화임을 보여준다.

특히 캣니스를 중심으로 한 피타와 게일의 삼각관계가 보다 비중있게 다뤄짐으로써 아름답게 포장된 가공의 리얼리티를 보길 원하는 대중의 심리를 날카롭게 꿰뚫는다. 아쉽게도 ‘헝거게임’의 신화는 혁명의 완수와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모든 캐릭터들이 지난 시리즈를 거치면서 겪었던 역사들이 모두 이 순간에 모이는 느낌을 받았다”는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의 말처럼 진중한 판타지 블록버스터를 지향하는 이 작품의 세계관은 그 점에서 더욱 분명하고 인상적으로 마무리됐다.(장르:판타지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20151120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시?

자아와 사랑 찾기…사진 한장을 쫓아 귀향한 여인

두 남녀의 엇갈린 기억과 시선
다큐멘터리적으로 포착
세상에 없는 시간 여행의 느낌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던 골리(레일라 하타미)는 20여년 만에 고향 이란을 찾아온다. 보낸 이가 적혀 있지 않은 사진 한 장의 출처를 쫓아 돌아왔다. 어린 시절의 희미한 기억밖에 없지만 고향은 여전하다. 추억이 하나씩 떠오르는 건물들과 거리, 게다가 고향 사람들은 그녀를 알아보고 반갑게 맞아준다. 그 중 액자 장인 파하드(알리 모사파)는 마치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적극적이다. 골리가 가는 곳마다 나타나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고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골리는 파하드가 누구인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는 그가 두렵기까지 하다.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시?’는 자아를 찾기 위해 기억과 시간, 그리고 사랑의 흔적을 더듬어가는 골리의 여정을 따라간다. 다만 이 여정은 구체적으로 설명되거나 드러나지 않고 이미지를 통한 적절한 은유와 설정으로 관객들의 상상력을 유도한다. 평론가 출신 야즈다니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다큐멘터리적 시선으로 캐릭터들을 바라보고 그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엇갈린 기억과 시선을 교차해가며 보여준다. 때문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 영화의 접근방식은 오래된 사진첩을 들춰보듯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시간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카메라는 시종 골리와 파하드를 응시한다.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이 낯선 골리와 그런 그녀에게 수호천사처럼 다가온 파하드의 대사와 행동이다. 시장, 거리, 식당 등 골리가 가는 곳마다 나타나는 파하드는 자신이 초등학교 동창이고 ‘멍청씨 파하드’로 불렸다며 그녀의 기억을 환기시키려 애쓴다. 하지만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골리의 기억 속에 파하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다. 영화는 이처럼 골리의 기억과 정체성을 찾는 여정 한편으로, 로맨스이자 소중한 우정을 계속 유지시키려는 파하드의 의지를 담는다.

사실 파하드는 골리가 좋아하는 타입의 남자가 아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그는 유명인사이고 좋은 사람으로 통한다. 그를 줄곧 경계하던 골리가 “돌아오니 다들 나를 죄인 만드는 기분”이라고 말한 건 그런 이유다. 감독은 두 사람의 엇갈린 기억을 통해 “순수하고 꾸밈이 없는 사랑에 대해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추상적이다. 파하드는 어린 시절의 단편적인 기억 속에 잔존해 있는 감정만으로 곁에 있지도 않은 골리를 사랑해온 그만의 방식을 따른다. 한번도 접하지 못한 프랑스 치즈와 음식을 만들고 프랑스어를 배우는 등 물리적으로 떨어져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던 골리와 상상 속에서 늘 만나고 그리워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때문에 별다른 갈등과 극적 상황없이 시간과 사람에 대한 기억의 단편들을 맞춰가는 이 영화의 흐름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사랑과 기억에 대한 시적인 결과물로 읽힐 수 있었던 건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레일라 하타미와 그의 남편인 알리 모사파의 존재감 덕분이다. 그 덕에 사랑에 관한 이 영화의 판타지와 캐릭터는 충분한 생명력을 부여받았다. (장르:드라마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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