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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윤정헌의 시네마 라운지] 시간이탈자

2016-05-20

색다른 멜로·감성스릴러 성패 판단은 관객 몫

20160520
20160520

좌충우돌하는 청춘의 엽기적 애정풍속도 ‘엽기적인 그녀’와 과거∼현재를 오가는 전천후 멜로물 ‘클래식’에 스릴러를 접목한 곽재용표 타임슬립(timeslip) 무비가 봄 스크린에 납셨다. 이름하여 감성추적 스릴러를 표방한 ‘시간이탈자’는 최강 동안 여배우 임수정이 1인2역을 맡아 32년에 걸친 절체절명의 시간차 공격을 감내한다.

1983년 1월1일, 서경고 음악교사 지환(조정석)은 같은 학교 과학교사 윤정(임수정)에게 청혼을 하던 중 강도를 만나 칼에 찔려 의식을 잃는다. 2015년 1월1일, 서울 관내 경찰서 강력계 형사 건우(이진욱) 역시 뒤쫓던 범인의 총에 맞아 쓰러진다. 30여년의 간격을 두고 같은 날, 같은 시각, 같은 병원으로 실려간 지환과 건우는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 가까스로 살아나게 되고, 그 날 이후 두 사람은 꿈을 통해 서로의 일상을 보기 시작한다.

건우가 꿈 속에서 본 윤정과 놀랍도록 닮은 미성고(서경고의 후신) 과학교사 소은(임수정)을 만나 연인관계로 발전하면서 두 사람이 공유한 꿈은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의 열쇠로 작용하기 시작한다. 이들의 꿈은 지환의 약혼녀 윤정이 의문의 사내에게 살해될 뿐 아니라 윤정의 학급 여학생들도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며 학교강당 화재로 숱한 학생들이 희생될 것임을 예시한다. 그리하여 32년 세월의 벽을 마주한 지환과 건우는 윤정의 예정된 죽음을 막기 위해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세상에서 가장 절박한 추적을 함께하게 된다.

시간을 거슬러 과거 또는 미래로 역행하거나 순행함을 의미하는 타임슬립은 리얼리즘 예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멜로의 대가 곽재용 감독은 자신의 멜로를 새로운 그릇에 담길 원했다. 그리하여 비련의 멜로적 감성에 시간 중첩의 과학적 이성을 섞어치기한 위에 스릴러란 MSG를 버무려 ‘시간이탈자’를 연출했다. 그러나 멜로와 과학적 상상력과 스릴러를 결합한 종합선물세트가 멜로를 더 서정적으로 채색하는데 기여했는지 아니면 어설프고 헷갈리는 아류 변종을 낳는데 그치고 말았는지는 관객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윤정 살인범의 정체가 밝혀지는 과정은 영화 초기 공들여 조성한 서스펜스의 진폭을 확장시키는 데 미치지 못하고 더욱이 그 범행 동기는 개연성이 희박한 억지 춘향에 불과해 관객을 허탈하게 한다. 결국 색다른 맛의 멜로를 우려내기 위해 섞은 이질적 양념들이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를 감성스릴러의 실패로 규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이로 인해 이들의 사랑이 더욱 고혹적이고 애절하게 비쳐지기 때문이다.

허나 두 현몽자 지환과 건우가 살고 있는 80년대와 2010년대에 걸쳐 있는 유일한 인물인 강반장(정진영)의 존재를 좀더 설득력있게 윤색하지 못해 플롯이 어쩡정하게 되고 말았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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