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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육부 갑질로 총장없이 맞는 경북대 개교 70주년

2016-05-27

경북대가 내일(28일) 개교 70주년을 맞는데 오랜 역사와 전통만큼이나 의미가 깊다. 대구의과대학, 대구사범대학, 대구농과대학 등 3개의 국립 단과대학에 뿌리를 둔 경북대는 인재 양성의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대구·경북 지역민의 숭고한 노력과 희생 덕분에 한강 이남 최초의 종합국립대학으로 출범했다. 이후 긴 세월 동안 착실히 내실을 다지고 외형을 넓혀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경북대는 개교 당시엔 5개 단과대학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7개 단과대학과 14개 대학원을 거느린 매머드급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경북대는 지금까지 22만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한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서 우리나라의 근대화와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경북대는 오늘 개교 7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공연과 전시회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연다고 한다. 경북대가 뜻깊은 날을 맞아 구성원 간 화합을 다지고 자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지역민의 심경이 편치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교육부 갑질로 총장 자리를 비워둔 채 맞아야 하는 개교 70주년이기에 의미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현실이 가장 답답한 것은 학교 구성원, 특히 학생들일 것이다. 오죽했으면 학생들이 교육부를 상대로 총장 공석사태로 인한 피해보상 청구 소송에까지 나섰겠는가.

경북대 총학생회는 그저께 기자회견을 열고 “21개월간의 총장 공석으로 대학 운영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누구 하나 책임지는 이 없이 각종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교육부의 방기 속에 학교가 병들었다”며 “교육부 인사위원회는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총장의 임명을 제청하거나 문제가 있으면 사유를 들어 반려해야 하는데도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반려만 해놓았다. 교육부는 부작위로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고 총장을 즉각 임명하라”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소송인단 3천명을 모집해 교육부의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하니 귀추가 주목된다.

교육부가 적법한 선거에 의해 선출된 경북대 총장 후보자에 대한 임용제청을 거부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자 지역대학과 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특히 총장 공석으로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끝까지 몽니를 부리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인될 수 없다. 교육부 폐지론이 아무런 이유없이 나오는 게 아니다. 교육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자문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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