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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이젠 전투기 소음에서 해방돼 사람답게 살겠네”

2016-07-13

■ K2이전 동구 주민 반응
정부 발표에 대부분 “환영”
일부주민 경제적 타격 우려

20160713
지난 11일 대구시 동구 K2공군기지로 군용기가 착륙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K2기지 이전에 환영하면서도 경제적 타격을 우려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2일 오후 2시20분쯤, 대구 동구 지저동의 K2 공군기지 주변에서 만난 주민들은 습관처럼 대화를 멈췄다. 쉴 새 없이 이·착륙을 하는 전투기 때문이었다.

전투기 소음은 심각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55분까지 2분 간격으로 무려 10대가 넘는 전투기가 이륙을 했다. 기자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소음측정을 하자 ‘85dB’이 나왔다. 85dB은 ‘시끄러운 음악’ 소리 정도로 분류된다.

오감을 거슬리게 하는 전투기 소음은이곳 지저동, 불로동 주민들에겐 삶의 일부인 듯 보였다. 그들은 소음에 익숙한 듯 각자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불로전통시장 상인들은 전투기 소음이 시작되자 손님에게 잠시 설명하는 것을 멈췄고, 손님 역시 전투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불로동에서 20년 이상 음식장사를 했다는 최복순씨(여·58)는 “K2 비행장 소음 때문에 때론 손님의 주문을 받을 수 없다”며 “하지만 이젠 손님들도 전투기가 지나가면 알아서 주문을 멈추고 기다려준다”고 말했다.

K2 공군기지 주변 주민은 대부분 공군기지 이전을 환영했다. 오랜 소음피해에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유명숙씨(여·68)는 “전투기 소리는 아무리 오랫동안 들어와도 익숙하지가 않다”며 “그동안 이곳 주민들이 받은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K2 비행장은 반드시 이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K2 공군기지와 멀지 않은 공산중학교의 은정규군(14)은 “전투기 소음으로 인해 학교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전투기가 이륙하는 시간은 사실상 휴식시간”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K2 공군기지 이전이 인근 지역의 경기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불로전통시장 관계자는 “장날이면 공군기지 사람들이 시장에 와 물건을 사가는 게 시장과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며 “모두가 이전해 버리면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은희진 K2 지연이자 반환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정부의 발표에 인근 주민들은 기대감과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물론 경제적인 타격은 있겠지만 그래도 사람이 소음에서 해방돼 사람답게 살고 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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