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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대구 명소 앞산 카페거리 ‘쇠퇴일로’

2016-07-20

임대료·과다경쟁·주차 등 어려움
운영 부담 커 문 닫는 매장 잇따라
골목안 이동, 음식겸업 카페 변신

20160720
대구의 명물인 앞산 카페거리에 들어선 대형 카페들이 불황에다 높은 임대료를 견디다 못해 속속 떠나고 있다. 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pm

지난 15일 오후 1시30분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앞산의 이른바 ‘카페거리’는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남명삼거리 인근에 자리 잡은 일부 대형 카페 앞에는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고,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들 앞에도 차량 5대 정도가 주차돼 있었다. 주민 김모씨(56)는 “큰 길가에 들어선 대형 카페들이 문을 닫거나 임대를 내놓으니 밤에도 카페거리 분위기가 살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임대료만 높여놓고 장사가 안 되니 쏙쏙 빠져나가는 꼴”이라며 혀를 찼다.

앞산의 명물인 카페거리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곳 카페들이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속속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임대료 상승과 과다 경쟁, 주차공간 부족 등이 운영의 한계점으로 꼽히고 있다는 게 이 거리 업주들의 견해다.

앞산네거리~현충삼거리에 이르는 800여m의 카페거리에는 커피점 10여곳이 자리하고 있다. 이 중 임대를 내놓은 곳은 엔제리너스커피, 다빈치커피, 슬립리스인시애틀, 다이닝유 4곳에 달한다. 이들 카페 모두 지상 1~2층으로, 층당 198㎡(60평)인 엔제리너스커피만큼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다.

개점 8개월 만에 영업을 접고, 석 달째 임대를 내놓고 있다는 한 임차인은 “임대료 감당이 어렵다. 매출이 월 2천만원인데, 247.5㎡ 규모 임대료가 1천400만원에 달한다. 인건비와 유지비 등을 합하면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수준”이라며 “임대를 문의하는 이들도 임대료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고 토로했다.

여기다 카페거리 주변을 포함하면 커피점이 모두 30여곳에 이를 만큼 밀집돼 있는 데다, 수요층을 확산시키지 못한 점도 이 거리의 불황을 부른 한 원인으로 여겨진다. 한 카페 업주는 “특색 없는 비슷한 카페들이 몰려있어 이 거리를 찾는 고객이 예전에 비해 크게 줄고, 카페 규모에 비해 주차공간이 부족해 운영이 어렵다”고 밝혔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임대인들이 매년 최대 12% 이상의 임대료 인상을 요구한다. 이는 최대 9%인 법적 한도를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대형 카페 외에도 임대를 내놓은 채 영업을 계속하는 이들이 많다. 불경기에다 임대료만 높아지니 버틸 재간이 없다. 한계치에 다다른 상태”라고 했다.

그는 이어 “커피만으로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 보니 카페도 음식을 함께 파는 곳으로 변하는 추세다. 또 최근 카페거리 대로변이 아닌 원룸 밀집 골목에 자리 잡은 일본식 백반집, 스테이크 전문점 등 차별화된 음식점이 뜨고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산 카페거리는 2010년쯤 이색적인 커피전문점과 레스토랑이 밀집해 생겨난 특화거리로 앞산 맛둘레길, 안지랑 곱창골목과 이어져 대구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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