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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자유성] 선산에 인물 테마파크를

2016-07-21

스토리텔링 업무를 맡으면서 구미지역을 수년째 취재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곳만큼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한 지역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특히 구미 선산지역의 역사적 인물 콘텐츠는 독보적이라 할 만하다. 취재를 거듭할수록 선산을 예부터 인재향(人材鄕)으로 부르는 이유를 새삼 느낀다. ‘조선 인재의 반은 영남에 있고, 영남 인재의 반은 선산에 있다’는 이중환의 소회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구미 선산은 역사의 중심에 섰던 수많은 인재가 배출된 지역이다. 무엇보다 조선시대 성리학의 기틀을 마련한 곳이 선산이다. 정몽주의 정통 성리학은 선산 출신 길재-김숙자-김종직-김굉필로 이어졌고 이는 한 나라의 근간이 됐다. 특히 성리학의 계보를 이은 인재들을 중심으로 선산은 ‘영남사림’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었다.

선산은 또 학문을 숭상하는 유학적 기풍이 어느 지역보다 강했다. 이런 연유로 과거시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장원방(壯元坊)이라 불리는 선산의 작은 마을 영봉리에서는 무려 15명의 급제자가 나오기도 했다. 요즘 말로 ‘공부의 신 천재들의 요람’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때문에 이 지역 원로들은 ‘인재향 선산을 특화시킬 수 있는 역사인물 테마파크를 조성하자’고 입을 모은다. 기실, 선산은 역사성에 비해 그 가치를 집적화한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인물과 관련된 문화재는 뿔뿔이 흩어져 있고, 그것을 현대에 맞게 재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인물 테마파크는 단순히 대규모 시설을 조성하자는 것이 아니다. 선현들이 남긴 교훈을 배우고, 어떻게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교육의 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한국사 전문가 설민석씨는 “역사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공부하는 학문”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역사책 중에 ‘동국통감’ ‘국조보감’ 같이 ‘감’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책들이 많은데, 여기서 ‘감’은 ‘거울 감(鑑)’이고, 이런 뜻에서 역사는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말을종합하면 역사는 과거에 머무는 학문이 아니라 미래를 제시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역사를 통해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인물 테마파크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백승운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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