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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송국건정치칼럼] ‘돈키호테’ 홍준표의 쓴소리

2016-08-01
20160801

8·9 당지도부 선출 앞두고
방향성 흐리는 4유형 제시
자의적 판단도 담겨있지만
전체적으론 정곡찌른 분석
全大투표 기준으로 삼을만


홍준표(洪準杓) 경남도지사의 원래 이름은 ‘홍판표(洪判杓)’였다.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학창시절(영남중·고)을 보내고 서울로 유학(고려대)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85년 청주지검으로 첫 발령이 났을 때 그는 ‘홍판표 검사’였다. 개명(改名)을 권유했던 인물은 지금 새누리당 국회의원으로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청주지법 이주영 판사. 홍판표 검사와 같은 경남(마산) 출신으로 사법연수원 선배인 이주영 판사는 “이름에 칼(刀)이 들어가면 좋지 않다”며 판(判) 자와 뜻이 비슷한 준(準) 자를 권했다. 당시는 개명이 매우 까다롭던 시절. 이주영 판사는 청주지법원장에게 “검사가 주제넘게 판사(判事) 이름을 쓴다”고 꼬드겨 이름을 바꿨다. 홍준표 검사는 이후 승승장구했다. TV 드라마 ‘모래시계’ 주인공의 실제 인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어 정치인이 됐다.

정치인 홍준표는 거침없는 언행과 가끔은 돈키호테식 돌출행동으로 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4선 국회의원 시절엔 물론이고 경남도정을 이끌면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상급식 중단과 진주의료원 폐쇄를 강행했고, 여론의 따가운 눈총에도 아랑곳없이 공무원 골프대회를 열었다. 얼마 전엔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던 경남도의원에게 폭언을 했다.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와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 대해 막말·품위 운운하는 건 또 다른 위선이라고도 했다. 홍준표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홍준표의 기행(奇行)에 가까운 정치행태에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 그러나 최근 그가 새누리당 표류의 원인으로 ‘네 가지 종류의 사람’을 지목한 글을 보고 무릎을 쳤다. 금수저 물고 태어나 정치판에 들어와서 흙수저 행세하는 사람, 반반한 얼굴 하나 믿고 내용 없는 이미지 정치·탤런트 정치만 하는 사람, 보수정당의 표를 받아 정치를 하면서도 개혁을 빙자해 얼치기 좌파 행세하는 사람, 반백이 넘은 나이에 다선 정치인이 되고도 소장 개혁파 행세하는 사람. 홍준표는 “이런 사람들 때문에 새누리당이 방향을 못 잡고 있다”고 했다.

당장 서울 여의도 정가에선 네 가지 종류에 해당하는 여당 정치인들이 누군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구체적인 리스트까지 나돈다. 물론, 홍준표의 주장엔 자의적인 판단(判斷)도 담겨 있다. 특히 ‘얼치기 좌파’ ‘소장 개혁파 행세’라는 건 보수기득권층의 일방적인 시각일 수 있다. ‘이미지·탤런트 정치’ ‘금수저 물고 흙수저 행세’ 역시 홍준표에겐 없는 정치적 자산을 시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론 홍준표가 기준(基準)은 잘 잡았다는 생각이다. 새누리당이 4·13총선에서 참패를 당하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건 친박의 계파패권주의, 비박의 지리멸렬이 뒤엉켜 작용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 밑바닥에선 홍준표가 제시한 네 가지 종류의 인물들이 새누리당의 방향성을 흔들리게 한다. 정통보수 입장에선 정권재창출을 어렵게 만드는 ‘4적(四賊)’일 수도 있겠다.

8·9전당대회는 새누리당이 활기를 되찾아 정권재창출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당 대표 출마자 5명(이정현·이주영·정병국·주호영·한선교, 기호순) 가운데 어떤 사람들이 새누리당이 방향을 못 잡게 하는지를 따져보는 일도 무의미하진 않을 것 같다. 차기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할 신임 당 대표는 계파를 초월하고 얼치기 좌파와 소장 개혁파 행세만 하는 구성원들을 정리하는 용광로 역할을 함으로써 보수정권 재창출의 선봉장이 돼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분란만 일으키던 홍준표가 필요한 때에 적절한 방향을 제시했다.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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