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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펀딩? “가치투자 일종” 활성화하려면 광고규제 풀길

201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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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3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흥행몰이로 인해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5억원을 모은 이 영화는 관람객 500만명을 넘기면 그때부터 투자자에게 수익이 돌아가도록 설계돼 있는데, 지난 9일 기준으로 관객 수가 550만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 영화에 투자한 288명의 투자자는 500만명을 기점으로 5.6%의 수익률을 거두게 되고, 이후 10만명 초과할 때마다 수익률은 1%포인트씩 높아진다. 1천만명 관객을 달성하면 최대 54.6%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물론 관객이 200만명에 미치지 못하면 손실률이 80%에 달하는 구조였던 만큼 원금 보장은 아니었다. 크라우드 펀딩은 여러 사람에게서 자금을 모은다는 뜻으로,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을 활용해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이다. 국내에는 지난 1월 정식으로 도입됐다.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만큼 성급하게 평가를 내리기는 무리가 있지만, 인천상륙작전의 흥행에다 다양한 분야에서 펀딩이 이뤄지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어떻게 시작됐나

크라우드 펀딩은 온라인 펀딩포털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나 사업계획을 가진 신생·창업기업 등이 중개업자의 온라인 펀딩포털에서 ‘집단지성’을 활용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빌려 사업을 진행하는 것.

지난해 7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올 1월15일부터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제도가 시행되면서 시작됐다. 크라우드 펀딩 투자자는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자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투자기회를 창출하고, 창업·중소기업엔 자금 조달 기회를 제공받는 ‘엔젤펀드’와 같은 셈이다. 정부는 이에 맞춰 증권형(지분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한 창업·중소 기업에 정책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크라우드 펀딩 전용 시장을 별도로 조성하는 등 투자자들이 크라우드 펀딩 투자금을 쉽게 회수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여기에 창업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제도를 통해 한 기업이 최대 7억원까지 자금을 모을 수 있도록 추가 자금 확보의 길을 터줬다.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를 위해 힘을 보탠 것이다.

비상장 기업의 주식이 원활하게 거래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자 자금 회수를 위해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 거래 게시판인 K-OTC BB에 별도의 전용 게시판을 만들기로 하는 등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정책 지원으로 투자업종 다양해지고 유치금액도 늘어나

영화 ‘인천상륙작전’ 천만 관객 달성 땐 수익률 54.6%

펀딩 성공하더라도 기대 못 미친다면 막대한 손실 입어

“성과 이야기하기엔 일러…2∼3년 후에 평가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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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해진 크라우드 펀딩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제도 시행 6개월에 맞춰 그간의 운영 성과를 점검한 결과, 지난 1월 시행 이후 모두 133건의 펀딩이 진행됐고 이 중 64건(48.12%)이 모금에 성공해 102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중 펀딩에 참가한 투자자는 모두 4천445명이고 성공한 64건의 펀딩에는 3천557명이 투자했다. 투자 한도 금액(1년간)인 7억원 모집에 성공한 업체는 4곳으로 모임플랫폼 업체 ‘온오프믹스’와 헬스케어 제품 제조업체인 ‘라이트앤슬림’, 농업법인 ‘팜잇1호’와 ‘팜잇2호’다.

이들은 각각 386명이 참여해 청약 참여자 기준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펀딩한 ‘IBK문화콘텐츠’에도 투자자가 몰렸다.

크라우드 펀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K-크라우드펀드(245억원) 등의 프로그램도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금융위는 밝혔다. K-크라우드펀드는 액화수소 사업화 벤처기업인 ‘하이리움산업’의 펀딩 과정에서 리드 투자자로 참가해 3억원 모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것.

온라인 소액 투자중개업자도 제도 시행 초기 5개사에서 현재 2배 이상 늘었다. 이들은 투자를 원하는 기업과 투자자를 중개해주는 역할을 하는 곳을 말한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와디즈, 유캔스타트 등 온라인 전문업체 중심이었지만 3월 이후에는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중소 증권사들이 대거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 업종과 평균 투자금액도 점차 늘어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입을 모았다. 제도 시행 초반에는 IT와 제조업 펀딩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콘텐츠, 음식점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투자 금액도 1억~2억원이던 기업당 평균 투자유치 금액이 최근에는 5억~7억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펀딩 성공 다 웃는 건 아냐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5개 중소형 증권사들이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22개 가운데 펀딩에 성공한 경우는 12건, 성공률은 54.6%였다. 나머지는 한 푼도 모금하지 못했거나 애초 목표 금액의 30%에도 못 미쳐 실패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들이 진행한 프로젝트의 목표 금액은 35억896만원으로, 이 가운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목표치의 65%인 22억7천945만원을 모았다. 목표 금액 100% 이상을 채운 프로젝트는 5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덕혜옹주’도 펀딩 단계에서 실패한 사례다. 5억원 투자 유치를 목표로 모집 기간을 연장했지만 5천530만원(65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 영화는 10일 현재 누적관계 239만8천명(영화진흥위원회 제공)을 기록하며 흥행 돌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펀딩에 나섰지만 실패한 게 차라리 투자자 입장에서 나은 경우도 있다. 펀딩에는 성공하더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막대한 손실을 내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개봉한 ‘사냥’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289명의 투자자로부터 3억3천400원을 모아 제작했다. 하지만 관객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관객 180만명(수익률 5.7%) 이상을 모아야 투자자에게 수익이 돌아가지만, 10일 현재 64만5천명(영화진흥위원회 제공)에 그치고 있다.

이에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를 위해 엄격하게 막고 있는 광고규제 등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경호 국회의원(대구 달성군·새누리당)은 창업·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투자광고 규제를 완화, 홍보 가능 항목의 범위를 확대해주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현행법은 크라우드 펀딩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본인이 개설한 홈페이지 외의 매체에서 홍보할 수 있는 항목은 △해당 홈페이지 주소 공개 △해당 홈페이지 접속 링크 제공으로 한정돼 있는 등 투자에 제약이 많다.

이에 추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다른 매체에서도 해당 기업이 크라우드 펀딩 중이라는 사실과 해당 기업의 명칭 등도 홍보할 수 있게 범위를 넓혔다. 이렇게 되면 온라인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보다 많은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자금조달 여건이 나아지고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도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추 의원의 설명이다. 크라우드 펀딩 전문가들은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일종의 가치 투자를 하는 주식과 같다”면서 “도입된 지 1년도 되지 않았으므로 성과를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 최소한 2~3년은 무르익은 뒤에야 기본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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