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61021.010020713530001

영남일보TV

“범죄 갈수록 지능화되고 흉악해져…강력계 형사 충원 절실”

2016-10-21

경찰의 날/ 37년 현장 누빈 홍사준 대구廳 국제범죄수사대장
90년대 조폭과 담판 일화 유명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였으면…”

“범죄 갈수록 지능화되고 흉악해져…강력계 형사 충원 절실”
경찰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대구경찰청 홍사준 국제범죄수사대장(경감)이 37년간 범죄 현장을 누비면서 느껴왔던 소회를 설명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오는 연말 정년퇴직을 앞둔 홍사준 대구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60). 그는 대구 경찰에서 손에 꼽히는 ‘수사통’이다. 1995년 대구 입시학원 부원장 아들 납치사건을 비롯해 2002년 달성 보험살인사건 등 대구에서 발생한 굵직굵직한 강력사건을 잇따라 해결했다. 대구 경찰사(史)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배들은 그를 가리켜 ‘강력형사의 마지막 혈통’이라고 평가한다. 그의 37년 경찰생활은 어땠을까. 홍 대장의 소회를 들어봤다.

대구 경찰에서 ‘홍사준’ 이름 석자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0년 ‘범죄와의 전쟁’ 선포 때. 1년 만에 대구 조직폭력배의 두목과 간부급 조직원들을 잇따라 검거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가 조폭 근거지에 홀로 찾아가 담판을 통해 조직의 두목을 자수시킨 일화는 아직도 지역 경찰의 ‘전설’로 통하고 있다. 이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2001~2010년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조직범죄수사팀장을 맡아 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하는 쾌거를 올렸다.

홍 대장은 1979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했다. 주로 근무한 곳은 강력팀과 수사팀. 자정 전에 귀가한 적이 별로 없었다. 그는 자타공인 ‘워커홀릭’이다.

가정보다는 일에 무게를 둔 탓에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경찰은 국민의 공복이다. 나는 직장을 우선시한다. 때문에 가정을 희생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평생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열악한 근무 여건, 위험한 현장 근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외근 형사의 중·장년화’라는 현실에서 그의 철학이 주는 울림은 적지 않다. 그는 “흉악해지고 지능화되는 범죄에 대응할 강력계 형사 충원이 절실하다. 강력계 형사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후배들에게는 “경찰이란 직업을 생계수단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성과와 실적만 재촉하면 경찰의 발전이 없다. 경찰은 국민에게 믿음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퇴직을 앞둔 홍 대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사건 현장을 누비는 ‘형사’였다.
박병일기자 park10@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손동욱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