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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장현미의 브랜드스토리] 버버리

2016-10-28

군복에서 ‘트렌치코트’ 대명사로

[장현미의 브랜드스토리] 버버리
버버리는 혁신적이고 모던한 스타일을 전통과 조화시켜 젊고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표현하는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내놓고 있다.
20161028
버버리는 혁신적이고 모던한 스타일을 전통과 조화시켜 젊고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표현하는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내놓고 있다.
201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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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패션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것이 일명 ‘바바리(버버리)’라 불리는 트렌치코트일 것이다. 성별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실용적이면서도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어 매년 봄·가을이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다.


1895년 英서 제작된 개버딘 레인코트
에드워드 7세 “내 버버리…”라며 애용
그 덕에 패션용어 자리잡으며 대중화

실제 버버리 원조는 1912년 ‘타이로켄’
1·2차 대전 때 참호용 군복으로 제작
54장 조각·36개 단추 등 지금도 그대로



가을이 트렌치코트의 계절이라면 트렌치코트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바로 ‘버버리(Burberry)’다. 버버리는 토마스 버버리가 1856년 영국에서 론칭한 기성복, 가방, 신발, 액세서리, 시계, 코스메틱 등을 제작·판매하는 럭셔리 패션브랜드다. 특히 트렌치코트와 버버리 체크로 유명하다. 토마스 버버리가 개발한 개버딘 소재의 레인코트와 트렌치코트가 군인, 탐험가, 비행사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브랜드가 알려지기 시작해 영국 명사들이 즐겨 입고 영국 왕실의 인정을 받으며 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이자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트렌치코트가 ‘바바리(버버리)’로 불리게 된 데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영국의 국왕 에드워드 7세는 버버리의 개버딘 레인코트를 즐겨 입었는데, 에드워드 7세는 그 코트를 찾을 때면 늘 “내 버버리를 가져오게”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버버리는 레인코트를 대표하는 하나의 패션용어가 되었고, 영국 옥스퍼드 사전에도 버버리는 가벼운 레인코트라고 등재되었다.

바바리(버버리)를 만든 사람은 브랜드 버버리의 창시자인 토마스 버버리다. 그는 1835년 영국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 포목상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1856년, 21세의 어린 나이로 자신의 이름을 건 아웃도어 전문 의류회사를 설립하고 영국 베이싱스토크의 윈체스터가에 제 1호 매장을 개점했다.

직물과 의류 제조뿐만 아니라 소재 개발에도 관심이 있던 그는 햄프셔 지방의 농부와 양치기들이 입던 마 소재의 ‘스모크 프록’ 소재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장점이 있는 것에 주목하여 스모크 재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영국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적합한 비바람에 강하고 통기성이 우수한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하였고, 마침내 1879년 우수한 방수 기능의 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최상급의 이집트면을 사용한 이 원단은 직조하기 전 원사를 방수 처리한 후 직조하여 한 번 더 방수 가공을 해, 2중 방수 처리로 완벽한 방수가 가능하도록 하였고, 촘촘한 능직으로 직조하여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하였다. 또한 통기성이 우수하고 고무로 코팅한 다른 방수복에 비해 가벼워 개발과 동시에 영국뿐 아니라 다른 유럽지역으로 수출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개버딘’이라 이름 붙여진 이 원단은 군인과 장교를 위한 옷을 만드는 데 사용되거나, 모험가들의 방한·방수가 가능한 아우터, 스포츠 웨어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1895년 제작된 개버딘 소재의 레인코트는 에드워드 7세가 애용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또 이 개버딘 소재의 레인코트는 뛰어난 방수성과 내구성, 보온성으로 전장의 군인들 사이에서도 애용됐고, 1899년 발발한 보어 전쟁 당시 영국군의 공식 방수복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1912년 토마스 버버리는 지금의 브랜드 버버리를 있게 만든 개버딘 소재의 코트 ‘타이로켄’을 제작하였다. 단추 없이 벨트로 코트를 여미는 것이 특징인 이 코트는 제1차 세계대전이 장기전이 되면서 참호 속에서 추위와 비바람에 떠는 영국군을 위해 만들어졌는데 영국군뿐만 아니라 연합군 병사와 장교들에게까지 사랑을 받았다.

제1차 세계대전에 이어 제2차 세계대전으로 전쟁이 지속되면서 타이로켄 역시 진화하였다. 어깨에 D자형 고리를 부착해 수류탄, 칼, 탄약통, 지도 등의 장비와 견장을 달 수 있도록 했고, 장총을 사용할 때 마찰이 많은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오른쪽 어깨에서 가슴까지 단을 덧대 내구성을 강화했다. 또 활동하기에 편안한 래글런 형태의 소매에 비바람을 막아주는 손목 벨트를 부착하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여밈의 방향을 바꿀 수 있게 디자인했다. 이렇게 전쟁에서 꼭 필요한 기능을 넣어 만든 타이로켄이 훗날 ‘트렌치(Trench·참호)’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브랜드 버버리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트렌치코트가 됐다.

현재까지도 버버리에서 생산하는 트렌치코트는 54장의 조각, 36개의 단추, 4개의 버클, 4개의 금속 고리 등 재단에서부터 디테일까지 제1차 세계대전 기간에 만들어진 트렌치코트와 거의 같은 구조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스타일은 계속 변화하고 있어, 매 시즌 새로운 소재와 컬러, 디자인을 적용하여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군용을 비롯한 모험가를 위한 아우터와 같이 특수한 용도로 사용되던 개버딘 소재 레인코트가 일반적으로 유행하게 된 것은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귀향한 영국군과 연합군은 전쟁 시 방한복으로 이용했던 타이로켄을 집으로 가져와 평상복으로 입었고, 훗날 자식들에게도 물려주었다. 이에 따라 군복으로 제작된 트렌치코트가 일상복으로 유행하게 되었고, 대를 물려 입는 옷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뛰어난 방수성과 통기성, 보온성을 지닌 버버리의 트렌치코트는 버버리(바바리)라는 이름 자체로 불리면서 영국 왕실과 상류층 인사들, 때로는 영화와 TV 속 주인공들의 멋스럽고 매력적인 필수 아이템으로 각광받게 되었고 서서히 일반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별다른 협찬 광고 없이 자연스레 광고 효과를 보게 된 것이다.

식지 않을 것만 같던 버버리의 인기는 1990년대가 되면서 무너졌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따라가지 못하고 구시대적 아이템으로 인식되었기 때문. 트렌치코트의 안감으로 처음 사용되어 버버리의 상징으로 여겨진 노바 체크는 너무 쉽게 카피되었고 버버리의 고급스럽던 이미지도 한순간에 추락하고 말았다.

추락하던 버버리를 구한 사람은 바로 1998년 새로운 CEO가 된 뉴욕의 삭스피스 에비뉴의 여사장이었던 로즈마리 브라보이다. 그녀는 버버리의 강점인 전통을 오히려 깨고자 했고, 새로운 변화는 성공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버버리를 대표하는 체크무늬 의상의 비율을 과감히 줄이고, 아이템을 다양화했다. 또 하이패션 모델의 선두 주자였던 스텔라 테넌트와 사진작가 마리오 테스티노를 고용해 광고를 통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또 1998년에는 질 샌더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로베르토 메니체티를 영입하여 새로운 컬렉션 라인 ‘버버리 프로섬’을 론칭하며 올드한 느낌을 탈피하여 모던 럭셔리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했다. 버버리는 2001년 버버리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베일리를 만나며 절정에 이른다. 그는 혁신적이고 모던한 스타일을 전통과 조화시켜 젊고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탈바꿈시켰고 놀라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지만 퇴색되어 버릴 뻔한 버버리는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추구하며 고비를 넘기고, 여전히 젊고 감각적이면서도 정통 영국 귀족 패밀리 이미지의 럭셔리 브랜드로 찬사를 받고 있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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