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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468> 申(아뢸 신)

2016-11-21

하늘에서 번개가 치니 해가 두 동강 난 모양

하늘에서 발생한 양전기와 땅에서 발생한 음전기가 서로 합쳐져 땅을 향해 번개를 친다. 번개가 치면 땅 위에 자리 잡고 사는 인간들은 하늘에서 우리 인간 세계에 응징을 가하는 천벌이라 여겼다.

일월성을 말하는 세 가지 천체에 ‘二’(고대에 있어서의 上이라는 글자)를 합친 ‘示’(보일 시)가 본디에는 하늘의 신이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하늘의 신이 무섭다는 근거는 바로 땅위의 모든 인간을 향해 응징하는 번개를 치기 때문이다. 示에 申을 덧붙여 神(천신의 신)이라 규정하였다. ‘하늘의 신’은 선악으로 구분지어 말하자면 땅위의 모든 문제를 향해 선악을 정확히 구분지어 응징을 내리는 주체이기 때문에 선이니 악이니 하는 구분이 없다. 즉 선악을 초월한 신이라 이를 수 있다.

땅의 신은 어떤가. 마찬가지다. 이 역시 땅속에 드는 모든 종자를 내놓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역시 선악을 초월하는 존재라 여겼다. 그래서 示에 (벼를 익힐 지)를 붙여 祗(땅귀신 지)라 하였다. 천지간 신의 권능은 이처럼 선악을 초월한 권능을 가진다.

사람이 살다가 저 세상으로 돌아가면 사는 동안에 있었던 모든 일을 그대로 짊어지고 간다. 때문에 머리에는 다시 뿔이 나고, 얼굴은 험악하며, 다리는 좌우가 크고 작은 짝발이 되며, 이미 머리에 뿔이 난 이상 꼬리가 달려 나온다. 그래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 즉 평소 삶을 살아온 동안에 있었던 일을 청산하는 행동을 그대로 한다. 아무튼 하늘과 땅을 주재하는 천신이나 지지는 선악을 초월한 정확한 응징을 하지만 사람이 죽어서 돌아간 신은 사랑이나 혹은 원망을 가지고 보은을 하거나 원망을 그대로 가져다가 상멸의 보복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늘에서 장맛비가 내리고 번개가 주로 치는 때는 7월이기 때문에 7월을 간지로 말하면 申월이요, 하루로 말하자면 오후 3~5시를 말한다. 계절로 보면 오·미·신시에 이르러 한여름을 지난 늦여름이다. 그리고 동물로 비유하면 팔이 유난히 긴 원숭이라 한다. 장마 속에서 번뜩이는 번개는 본디 申이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번개는 빗속에서 치는 것이라 雨에 申을 붙여 電(번개 전)이라 하였다. 그리고 申은 번개가 치면 자신을 응징하는 것이라 여겨 자신의 허물을 낱낱이 아뢰다는 뜻으로 변하였다. 또 申에 人을 붙이면 伸(펼 신)이 되어 ‘기지개를 펴다’는 뜻이 된다. 이는 곧 번개가 치면 만물이 자극을 받아 ‘더욱 잘 자란다’는 뜻이 된다. 申에 口를 붙이면 呻(끙끙거릴 신)이라 하여 자신의 아픔을 입으로 참아낸다는 뜻이다.

나아가 紳(갓끈 신)은 申과 絲가 결합한 글자다. 그래서 끈은 끈인데 짧은 끈이 아니라, 갓을 쓸 때에 이를 묶는 긴 끈을 말한다. 또는 모든 예복을 입고 어떤 행사를 치를 때 예복을 묶는 긴 끈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紳士라 하면 갓을 쓴 선비라는 뜻이다. 본디 선비 이상이 되어야 갓을 쓰는 법이다. 일단 갓을 쓰고 예복을 갖추어 입으면 반드시 그 형식 그대로 예법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일단 갓끈을 늘어트리면 그에 걸맞은 행실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항상 모든 선비는 신사적으로 일을 행하고 신사답게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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