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offset: 4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117
“우리지역 문화재 돌려달라” 경북 지자체 환수운동 불붙었다

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61124.010110738170001

영남일보TV

“우리지역 문화재 돌려달라” 경북 지자체 환수운동 불붙었다

2016-11-24

상주 프랑스 기메박물관 소장 철조천수관음보살상 환수 서명운동
안동 간송미술관 안동분관 설립땐 훈민정음 해례본 상설전시 가능
고령 日 도쿄·야마토·고려미술관 등 79점 확인 환수기반 구축 돌입

20161124
상주시문화재환수추진위원회가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환수해 상주박물관에 맡긴 황희 정승 영정.
20161124
고대국가인 사벌국과 고령가야국의 역사를 유추할 수 있는 병풍산 고분군. 862기 중 1기만 남겨두고 모두 도굴돼 수많은 유물이 외지로 반출됐다.
20161124
규모가 큰 절에 세워졌던 것으로 추정되는 상주시 복룡동 당간지주. 이곳에서 금불상이 발견됐다는 제보에 따라 현재 행방을 추적 중이다.
20161124
상주박물관. <상주시 제공>

국내외로 유출된 경북문화재의 환수 운동이 경북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환수운동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해 오던 국보 제121호 하회탈(13점)이 첫 지방 전시를 위해 52년 만에 고향 안동을 찾으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안동시민들은 하회탈이 원래 있던 안동으로 영구 귀향하길 바라고 있다. 상주에서는 문화재환수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지난달 21일 황희 정승의 영정을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환수하는 데 성공했다. 또 고령군을 중심으로는 해외 반출 가야문화재를 되찾기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주 황남대총 북분 금관(국보 제191호), 금동반가사유상(83호) 등 경북에서 출토된 상당수 주요 유물이 국립중앙박물관 등 외지에서 보관 중이다. 문화재 관계자들은 지역에서도 문화재를 보관할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만큼 유출된 경북문화재의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해 환수를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경북도 차원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주 문화재환수 활동 활발

상주박물관은 2010년 상주 ‘병풍산 고분군’에 대한 지표조사를 실시했다. 이곳엔 무덤 862기가 군집해 있다. 직경 29m, 높이 10m의 초대형에서부터 직경 7~8m의 봉분까지 다양하다. 학계에서는 BC 1세기~AD 3세기 상주지역 고대국가인 사벌국(沙伐國)과 고령가야국(古寧伽倻國)의 역사를 유추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곳에서는 역사·학술적 가치가 있는 유물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862기 중 1기만 남겨 두고 모두 도굴됐기 때문이다. 그 많은 유물은 어디로 갔을까. 병풍산과 달리 청리지방산업단지(청리면 마공리) 터에서는 삼국시대 유물 3천755점이 출토됐다. 하지만 현재 이 유물들은 상주에 없다. 국립대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발굴 당시 문화재전문기관과 보관시설이 없어 출토 유물을 외부기관에 맡길 수밖에 없었던 것.

기초단체로는 최초로 구성된 상주문화재환수추진위원회(위원장 강용철, 이하 추진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외 유출되거나 반출된 상주 문화재는 1만6천521점에 이른다. 이 중 105점은 해외에 소장돼 있다. 추진위는 지난 6월 강영석옹(86·서울)이 소장하고 있던 사헌부감찰교지 등 170점을 기증받아 상주박물관에 전달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조선 명재상 황희 정승의 영정을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환수해 상주박물관에서 전시할 수 있도록 했다. 황희 영정은 그가 62세 때 그려진 것으로 현존하는 유일본으로 추정된다. 원래 옥동서원(모동면 수봉리)에 보관돼 있었으나 보관상의 문제로 2008년 서원 측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복룡동 우방아파트 앞에는 높이 318㎝의 대형 당간지주가 서있다. 강용철 위원장은 절의 경내로 추정되는 이곳에서 금불상이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현재 행방을 캐는 중이다. 강 위원장은 또 “프랑스 기메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철조천수관음보살상과 일본 박물관에 있는 정기룡 장군 투구도 머지않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최근 철조천수관음보살 환수를 위한 시민서명운동을 상주시사암연합회와 공동으로 벌였다. 정기룡 장군 투구는 후손이 보관하던 중 1910년쯤 일본 헌병이 강탈해 갔다. 추진위는 투구의 행방을 찾아내 환수를 추진하고 있다. 상주문화재 환수와 관련해 추진위가 당면한 가장 큰 이슈는 훈민정음해례 상주본이다. 국보급 문화재로 알려져 있지만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데다 공개도 되지 않아 보관상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안동 “하회탈을 돌려 달라”

안동은 경주에 버금가는 문화재 보고이지만 국보급 문화재 상당수가 외지에 유출된 상태다. 현재 안동민속박물관에서 기획전을 열고 있는 하회탈은 고려 중엽에 제작된 것으로 원래 하회마을에서 보관해 오다 문화재 당국이 1964년 국보 지정 심사를 위해 서울로 가져간 뒤 52년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리해 왔다.

이에 안동 문화재 단체와 시민들은 허도령 전설을 간직한 지역의 자랑스러운 유물인 하회탈을 영구 귀향시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류한상 전 안동문화원장은 “보관증 하나 써주고 서울로 가져간 지 50년이 넘었다”며 “경북도가 문화융성 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외지로 반출된 지역문화재를 환수하고 보관·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서둘러 마련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하회마을과 가까운 도청 신도시에 경북도립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이라며 “박물관이 완공되면 하회탈의 영구 귀향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국보 1호로 지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귀환에도 관심이 쏠린다. 안동의 한 문중 종택에서 보관해 오던 ‘안동본 훈민정음’(국보 제70호)은 1943년 간송 전형필씨가 당시 집 열채 값인 1만원을 주고 사들여 현재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간송미술관 안동분관을 설립한다면 장기 대여 방식으로 지역에서 영구 전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령, 해외에서 가야문화재 찾기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는 지난 17일 2017전략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해외로 반출된 가야문화재 되찾기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가야문화권 실체규명을 위한 학술연구 자료에 따르면 일본 도쿄박물관·야마토문화관·고려미술관 등에 79점, 미국 보스턴 미술관에 2점, 프랑스 기메미술관에 1점 등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문화재는 82점이다. 이외에도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들을 합하면 수만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협의회는 내년 4월경 전문가를 포함한 가야문화재 되찾기 실무협의회를 구성한 후 우선 일본 지역의 반출사례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 오사카, 교토, 나라 등 일본 내 가야문화재 관련기관을 방문해 가야문화재 현황을 파악하고 환수를 위한 기반 구축에 나선다. 협의회는 이를 바탕으로 우리문화재찾기운동본부와 국외 소재 문화재재단과의 협조를 통해 가야문화재 되찾기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곽용환 가야문화권 협의회장은 “문화재는 과거의 역사일 뿐만 아니라 현재의 자산이며 미래에 물려주어야 할 보물이다. 환수활동은 잊힌 가야사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가야문화권협의회만으로는 해외반출 문화재를 되찾아 오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나 정부와 민간단체의 힘을 더한다면 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고령=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하수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석현철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