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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잠 안오고 화나고…남성도 갱년기가 두렵다

2016-11-29

동국대 한의대의 한의학 상식

잠 안오고 화나고…남성도 갱년기가 두렵다

운동 부족·스트레스로
정신적 불안 호소 많아
여성 못지않게 ‘심각’

강박증은 보심건비탕을
소화장애엔 청간건비탕
자율신경검사도 필요


한방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 주로 이용하는 연령과 치료 효과에 대한 만족도는 변화하고 있다. 과거 60대 이상의 노년 비중이 감소하고 40대가 많아지고 있으며, 만족도 또한 학력이 높을수록 그리고 연령이 낮은 층에서 오히려 높다.

과거 치료 만족도가 높고 방문빈도가 월등히 높았던 중풍 등 뇌혈관질환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근골격계 질환 이외에 소화불량, 복통, 변비, 설사 등 소화기 질환과 과민성 장질환자의 이용이 늘고 있다.

또 감기 등 호흡기 질환도 상당수의 국민이 한방을 이용하고 있다. 물론 이용률로만 보면 심장순환기 질환, 불면·우울·화병 등 신경계질환이 여전히 많은 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요즘 들어 남성 갱년기 장애 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남성 갱년기 장애도 여성 못지 않게 많이 생기고 심각하다. 그러나 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 중년 이후 남성의 3분의 2 이상이 과체중이나 비만하고, 좋지 않은 식습관과 생활습관, 운동부족, 정신적 스트레스와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40대 이후에 우울증이나 불면증, 혹은 불안장애 등이 여성 못지않다.

특히 고혈압이나 전립선 장애, 혹은 탈모 등으로 일반의약품을 복용하는 환자가 많다. 상당수는 심한 피로감이나 성기능 장애 혹은 배뇨 장애 등으로 말 못할 고민에 빠져있는 경우 많으며 이로 인한 정신적 불안, 우울, 공황장애 등으로 병가를 내고 휴직을 하는 일로 상담을 해오거나 치료 및 진단서를 원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 한방에서는 자세한 문진(問診)을 한다. 왜냐하면 남성들의 경우 여성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저 피곤해서 약 한 재 먹으러 왔다”고 하거나 “별로 크게 아프거나 불편한 곳은 없는데 요즘 몸이 예전같지 않고 힘이 없다”고 하는 정도다.

그러나 최근 생활습관과 운동, 그리고 건강 검진 결과나 비특이적 증상이나 기분 등을 상세하게 묻다보면 정말 많은 남성들이 고민에 빠져있다는 걸 발견하곤 한다.

이들을 진단할 때는 자세하게 요즘 근황과 불편하게 느끼는 다양한 증상 등을 알아보고 자율신경검사와 동맥경화도 등을 측정한다. 물론 이전부터 가지고 있는 질병에 대해서는 검사든 병력이든 자세히 알아 적어두는 것은 당연지사다.

또 먹고 있는 약이나 건강식품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으로 일반의약품을 복용하다 보면 인후건조감과 기침이 생기거나 성욕감퇴 등을 심하게 느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전립선장애로 약을 복용하고 있던 환자가 감기약이나 다른 약, 경우에 따라서는 마황 등이 들어 있는 한약을 복용하면 혈압이 올라가거나 소변이 안 나오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한약으로 인한 경우에는 복용중인 약을 끊고 투여된 날짜 정도를 기다리면 다시 나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약 처방을 바꾸거나 다른 한약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고민하거나 자의로 약을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한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불안이나 강박증이 있으면서 식욕저하나 소화장애 등이 있는 경우에는 보심건비탕을 처방했을 때가 가장 좋았다. 불안이나 강박증이 심하고 두통이 잘 생기면서 얼굴이 붉어지거나 화가 자주 나면 청상사화탕이나 청심탕, 가미소요산 등이 잘 듣는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이나 강박증이 심하면 온담탕류가 잘 들으며, 불면이 같이 오면 귀비탕을 주거나 귀비온담탕으로 합방한다.

한약 복용 후 10~20일 안에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증상이 급하고 심하면 우황청심원이나 사심탕류 혹은 청혈강기탕 등을 급하게 투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남성갱년기장애에 대개 육미지황탕이나 팔미지황탕 혹은 신기환 등을 다용하며, 배뇨장애가 동반하는 경우에는 복령, 택사, 저령, 차전자, 구맥, 편축 등 이뇨를 도와주는 약이나 사령산 또는 오령산 등을 추가해서 준다.

소화장애가 생기고 피로감이 심하면 청간건비탕을 투어하면 효과가 크다.

남성갱년기장애가 실제 허약으로 인한 경우에는 보약을 써야 한다. 피로와 함께 허리나 무릎이 아프거나 빈뇨나 야간뇨 등이 있는 경우에는 신장을 보해야 하니 육미지황탕이나 팔미지황탕 혹은 신기환이 제일이다.

식욕저하나 비위장 허약으로 생기는 병에는 보중익기탕, 향사육군자탕, 팔진탕이나 십전대보탕 등이 잘 듣는다.

남성갱년기장애도 화(火)가 원인인 경우가 많이 있다. 이유 없이 짜증나며 말이 사나워지고 남과 싸운다. 자율신경검사 등을 해 보면 자율신경실조로 인한 심계항진이나 얼굴이 붉어지는 등 남성갱년기 증상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일상에서 한 발 떨어져 잠시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다. 현대인들에게는 정서적인 안정과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동국대 한의과대학 한창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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