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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가성비’따지니 ‘PB상품’보이네

2016-12-03

원가·마케팅 비용 줄여 직접 생산·판매
백화점-가격거품 뺀 의류 뜨거운 반응
대형마트-PB상품 품목 수 대폭 확대
빅3편의점-자체브랜드 매출 30%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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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대구점 4층에 입점한 ‘유닛’은 롯데PB팀이 론칭한 PB브랜드로, 합리적인 가격에 베이직한 디자인의 의류를 판매해 호응을 얻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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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리테일이 자체 제작, 판매를 통해 가격 거품을 뺀 E구스다운. <동아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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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브랜드·포장·디자인 등을 최소화하는 대신 가격을 낮춰 출시하고 있는 자체브랜드 ‘노브랜드’ 상품이 가성비를 따지는 알뜰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마트 제공>

경기 침체가 이어진 올해 소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만족도)’다.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상품을 구매하려는 알뜰족이 늘면서 가성비 높은 제품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유통업체마다 가격 거품을 뺀 PB(Private Brand·자체 브랜드)상품 또는 PB브랜드 운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전에는 PB상품을 이른바 싸구려라고 기피하던 소비자들도 합리적인 가격대와 좋은 품질의 PB상품에 마음을 열고 다가가고 있다.

◆가격 거품 뺀 의류 인기몰이

이랜드 계열의 동아백화점은 이랜드리테일 통합 PB상품인 경량 패딩점퍼 ‘E구스다운’을 일찌감치 판매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E구스다운’은 지난 9월21일 출시 후 50일 만에 23만장이 팔렸다. 매출액으로는 1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지난해 판매했던 일반 다운점퍼 판매와 비교했을 때 같은 기간 대비 230% 성장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활짝 지갑을 연 것은 가성비가 높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이랜드리테일 패션 부문 100여명의 상품기획자(MD)들이 1년간 공들여 개발했고, 이랜드리테일의 자체브랜드 매장을 통해 판매중이다.

이처럼 직접 생산, 판매로 원가와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격 거품을 뺐던 것이 고객의 뜨거운 반응으로 연결됐다. 판매가격이 유명 브랜드 제품의 상품과 비교해 무려 50% 이상이나 저렴하다. 아동 구스다운제품의 베스트와 점퍼가 각각 2만9천900원·3만9천900원, 성인 구스다운 베스트와 점퍼는 3만9천900원, 4만9천900원에 판매한다.

구스다운의 대흥행에 힘입어 이랜드는 지난달 30일에는 방한용 실내화 ‘E:룸슈즈’도 내놓았다.

조영수 동아백화점 영업지원팀장은 “가공식품과 생필품 등에 국한됐던 자체 제작 상품이 이제는 프리미엄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패션 영역으로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4층 여성패션 전문관에 입점한 ‘유닛’ 매장도 롯데백화점 PB팀이 직접 론칭한 브랜드다. 코트 24만9천원, 카디건 9만9천원, 니트 7만9천원, 스커트 5만9천원 등 호불호를 크게 타지 않는 베이직한 디자인의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해 상대적으로 지갑이 얇은 젊은층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롯데 대구점 5층에 위치한 ‘비트윈’ 매장도 롯데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해외 직구 편집 매장이다. 의류부터 액세서리까지 온라인 직구 가격으로 오프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온라인 직구의 한계로 꼽히는 교환, 반품 문제를 백화점의 고급 서비스 정책에 따라 해결할 수 있다는 강점에 매장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롯데 대구점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직접 상품 제작에 참여해 좋은 원재료를 선별, 원가를 절감하고 효율적으로 상품을 유통하기 때문에 가성비가 좋은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편의점도 PB마케팅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가성비를 따져 소비하는 알뜰족이 점차 늘면서 PB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에서 깐깐한 소비를 하는 알뜰족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자체브랜드 상품은 ‘노브랜드’다. 꼭 필요한 기능만 남겨 사용하기엔 충분한 스펙이지만 포장, 디자인, 이름까지 최소화해 초저가를 실현한 것이 인기 비결이다.

실제로 대구·경북지역 이마트에서의 올들어 11월까지 노브랜드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0% 신장률을 보였다. 노브랜드 식품 매출의 경우 신장률이 700%를 넘을 정도다.

특히 노브랜드 버터쿠키, 감자칩 등은 소비자에게 ‘이마트 가성비 갑 5대천왕’ ‘이마트에서 꼭 사야 하는 베스트 10’ 등으로 꼽히며 품절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전진복 영남권역 총괄은 “노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마트는 노브랜드 상품의 구색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들 상품을 한꺼번에 모아 진열·판매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자체브랜드 상품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2001년 PB상품을 론칭한 이래 현재 1만3천여종의 품목을 취급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도 2011년 1만여개였던 PB상품 품목 수를 1만3천여개로 늘렸다.

편의점업계에서도 자체브랜드 상품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빅3(CU·GS25·세븐일레븐) 편의점의 PB 매출은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PB 제품들이 진열대에서 인기 제조사의 일반 브랜드(NB) 상품을 빠르게 밀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PB상품이 과거에는 저렴한 만큼 품질이 떨어진다는 취급을 받았지만 이제는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하나의 구매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경기 침체로 인해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 트렌드는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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