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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치한’ 얼음·눈밭길은 뒹굴어야 제맛 …봉화 분천역은 17일부터 ‘산타마을축제’

2016-12-09

축제로 동장군과 친해지기

‘이한치한’ 얼음·눈밭길은 뒹굴어야 제맛 …봉화 분천역은 17일부터 ‘산타마을축제’
겨울이면 ‘산타마을’로 변신하는 봉화군의 간이역인 분천역. 산타클로스 포토존 등 보고 즐길거리가 즐비하다. 사진은 지난해 산타마을에 설치된 썰매체험장.

이젠 얼음이 함께하는 ‘설광지(雪光地)’를 찾아가 본다. 한때는 스키장 정도가 겨울의 대표적 즐길거리였다. 태백산 천제단 인근 눈꽃의 아우라가 탄성을 자아냈던 눈꽃축제가 한때 얼음축제의 맏형격이었는데 이제 스펙트럼이 꽤 다양해졌다. 인공빙벽등반대회, 얼음분수축제, 민물어종인 빙어·산천어·송어축제, 심지어 산타와 알프스마을까지 등장했다.

혹한기를 거치면서 얼음 속에서 더 생생하게 자라나는 인제 빙어축제. 한 자 넘게 살찐 얼음을 깨고 그 구멍 속으로 낚싯줄을 드리우는 즐거움은 여느 체험과 급이 다를 것 같다. 즉석에서 초장에 찍어먹는 빙어도 별미지만 덧붙여 먹는 컵라면은 얼음판 위에서 ‘엄지척’. 1997년 남면 부평리에서 시작된 ‘인제 빙어축제’는 화천의 산천어축제와 함께 겨울 민물잡이의 백미다. 빙어축제는 소양댐 물이 불어서 인제까지 넘어와 이룬 호수가 얼어 생긴 빙판이 축제 현장이다. 인제의 찬 공기와 물이 만나면 25~30㎝ 두께의 얼음이 세팅된다. 하지만 따뜻한 겨울이면 지난해처럼 축제가 취소돼 주민들도 적잖은 손실을 입는다. ‘빙어 특수만으로 먹고사는 게 힘들다’면서 일부 주민은 빙어마을에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겨울 민물잡이의 백미’ 인제 빙어축제
충남 칠갑산 자락 알프스마을도 명소
청송 얼음골의 62m 인공빙벽장 일품


봉화군에는 겨울에 찾으면 매력 만점인 두 개의 멋진 간이역이 있다. 분천역과 승부역이다. 더없이 고즈넉하고 고독감이 감돈다. 하지만 동절기 이 두 역을 포함한 ‘백두대간협곡 눈꽃열차’가 명물로 등극해 겨울낭만의 정점을 찍는다. 요즘 아이들이 솔깃해하는 역은 분천역이다. 2014년 분천역이 ‘산타마을’로 변신한 때문이다. 핀란드의 산타클로스 마을인 로바니에미 마을을 벤치마칭했다. 백두대간협곡열차의 시발점인 분천역은 오는 17일부터 내년 2월12일까지 58일간 산타마을축제를 벌인다.

충남 청양군 정산면 칠갑산 자락에 자리한 알프스 마을. 이곳은 얼음으로 먹거리 창출에 성공했다. 37세대 103명의 주민이 사는 산골 작은 마을이다. 겨울철에는 바람이 거세고 해도 잘 들지 않아 살기 만만치 않은 마을로 꼽혔다. 이들은 자연환경을 이용해 칠갑산 얼음 분수 축제를 기획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여름에는 록클라이밍이지만 겨울에는 ‘빙벽클라이밍’이다.

청송군 부동면 내룡리 얼음골은 이제 세계적인 인공빙벽장으로 변했다. 청송 빙벽은 얼음이 두껍고 옥색을 띨 정도로 맑다. 그 빙벽은 지자체에서 개발한 게 아니라 주민 김필상씨가 만든 것이다.

빙벽은 62m 높이의 탕건봉 암벽. 김씨 집은 그 앞에 있다. 20여년 전 그는 소나기가 지나간 뒤 암벽 꼭대기에서 물이 떨어지는 걸 보고 인공폭포 아이디어를 얻는다. 청송군에 제안했고 99년 인공폭포가 들어선다. 그때부터 그는 ‘물지기’였다. 겨울이 되면 얼지 않도록 물을 잠그는 게 그가 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듬해 겨울 김씨는 만취가 돼 물 잠그는 걸 잊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아차 싶어 폭포를 바라보니 온통 빙벽이 돼 있었다. 되레 놀라운 발견이었다. 겨울에는 영하 2℃ 아래로 내려가야 물을 뿌린다. 그보다 높으면 얼음이 녹아 내린다. 수년 동안 얼음과 씨름하면서 터득한 온도다. 빙벽 앞 나무에는 온도계 2개가 묶여 있다. 온도계를 보고 물을 뿌릴지 판단한다. 동장군이 엄습해 영하 8∼9℃가 되면 이상적인 80∼100㎝ 두께 빙벽이 ‘개빙(開氷)’된다.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차가운 꽃이다.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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