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70113.990011408051954

영남일보TV

신인 앞에 선 이승엽 "쉬면 그땐 좋다. 연습하면 더 행복하다"

2017-01-13 00:00

현역 장수 비결도 공개 "끊임없는 상향조정, 연습, 그리고 자제력"
"20세의 나 만난다면 '때려서라도' 야구만 하라고 할 것"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이 양복 차림으로 교육장에 들어서자 "와아∼" 조용한 탄성이 나왔다.


 이제 막 프로 데뷔를 앞둔 신인 선수들에게 이승엽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조심스러운 까마득한 대선배이자 우상이다.
 이승엽은 13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2017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에 특별강사로 나섰다. 프로 22년 차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진솔한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다.


 이승엽은 10개 구단 신인 130명에게 "여러분은 3∼10년 안에 우리나라 프로야구를 이끌 희망"이라며 "프로가 됐다고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더 큰 목표를 갖고 최고선수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경기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후배들은 어떻게 하면 이승엽처럼 훌륭한 선수, 오래 사랑받는 타자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해했고, 이승엽은 자신이 걸어온 야구 길을 돌아보며 주옥같은 조언을 건넸다.


 현역 선수 생활을 오래 유지하는 비결은 '욕심'이었다.
 "비결은, 야구 말고는 다른 게 없다"고 입을 연 이승엽은 목표를 설정하면 그것을 달성하고, 더 높은 목표를 잡아 또 이뤄내는 식의 '상향조정'을 거듭한 결과 이 자리에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야구선수가 꿈이었다. 야구선수가 되니 국가대표가 꿈이 됐다. 국가대표가 되니 프로야구 선수가 꿈이 됐고, 삼성 라이온즈의 주전이 목표가 됐다.


이렇게 조금씩 목표를 상향수정했다. 만족을 몰랐다"고 밝혔다.
 그 과정도 치열했다.
 이승엽은 "홈런 20개를 치면 30개를 치고 싶었다. 홈런 40개, 50개를 쳤을 때도 더 치고 싶었다. 우리나라 최고가 됐을 때는 더욱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끊임없이 샘솟는 열정을 보여줬다.


 이승엽은 후배들에게 "선배들을 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해하면서도 "그러나 후배도 선수고 저도 선수다. 기죽을 필요가 전혀 없다. 실력이 우선이지 나이가 우선이 아니다"고 당당하게 실력을 겨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프링캠프에 가면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 똑같은 스케줄을 받는다. 그러나 똑같이 끝내면 안 된다. 1군이 목표라면 1군이 될 때까지 잠, 술, 친구 조금씩 자제해야 한다. 똑같이 한다고 생각지 마라. 절박감을 가져라"라고 말했다.


 이는 이승엽의 경험이 우러난 대답이었다. 그 역시 후배들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승엽은 "저도 어렸을 때 게을렀다. 오늘 할 일을 내일 하자고 생각했다. 그때는 몸이 좋아서 그런 게 가능하기도 했다. 당시 프로야구 기량이 낮기도 했다"며 조금 안일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지금은 다르다. 이승엽은 "30대가 되면서 일본에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 내가 최고가 아니었구나. 그때부터 많이 운동을 시작했다"며 "연습 전에 미리 나와서 훈련하고, 경기 끝나고 남아서 운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어린 선수들과 똑같이 하면 분명 뒤처진다. 여러분과 저는 분명한 라이벌이다. 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경기 중에라도 안 풀리면 배팅 연습을 하고,비디오 분석실에서 분석한다"고 자신의 마음가짐도 후배들과 공유했다.


 슬럼프 극복 방법도 결국은 '연습'이었다.


 이승엽은 "22년간 해본 결과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나는 그냥 야구를 놔버리고 기분전환을 하는 것, 다른 하나는 미친 듯이 연습을 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승엽은 후자를 택했다.
 그는 "쉬고 싶으면 쉬고, 하고 싶으면 하라. 그러나 쉬면 그때 당시는 행복하다. 그러나 미친 듯이 연습한 사람보다는 원상태로 돌아오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야구는 우선 몸이 돼야 한다. 미친 듯이 야구에 몰입해야 한다. 100개 쳐서 안 되면200개 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좋지 않은 스윙과 멘탈을 바꾸면, 그 다음 날 훨씬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쉬면서 기분을 바꾸는 방법은 권유하지 않는다. 몸에 익혀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엽이 가장 강조한 것은 '자제력'이다.
 이승엽은 "야구 잘하는 게 최고다. 그러나 주변도 돌아봐야 한다. 팬, 친구, 선후배 관계 등. 여러분이 행복하면 주변도 행복해지고, 여러분이 불행하면 주위가 다불행해진다"고 말했다.


 모두가 행복하려면 자제력이 필요하다. 그는 "야구를 잘하면 모든 것은 따라온다"며 "야구를 잘하기 위해 사생활, 친구 관계를 조금만 조심했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야구를 이끌어갈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부모 형제가 지켜본다고 생각하고, 행동을 한 번만 더 생각해서 해달라.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만, 그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약 40분간 강연과 질의·응답을 마친 이승엽은 "옛날 생각이 많이 나더라. 저 때로 돌아가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올해 시즌이 끝나면 은퇴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이런 시간이 더욱 뜻깊다.


 이승엽은 "20세의 이승엽을 만난다면 '정신 차리고 야구만 하라', '최고의 선수가 될 때까지는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 야구만 하라'라고 때려서라도 말해주겠다"라며 "야구를 잘하면, 너무나 행복하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연합뉴스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