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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이식 하루만에 손가락 움직여…경과 좋아” 국내 첫 팔이식수술 결과 보고

2017-02-04

30대 수혜자 맥박 등 상태 양호
안정적 이식여부 일주일 후 평가
재활 훈련 통해 일상 생활 가능

20170204
국내 최초 팔이식 수술 결과 보고회 및 기자회견이 3일 영남대병원 호흡기센터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차순도 메디시티대구협의회장,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 우상현 더블유병원장, 윤성수 영남대병원장, 이준호 교수(영남대병원 성형외과), 도준영 영남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영남대병원 제공)

국내 최초로 대구에서 팔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가 이식 하루 만에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3일 영남대병원에서 열린 ‘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 결과 보고회’에서 집도의 우상현 더블유(W) 병원장은 “환자의 상태가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우 원장과 영남대병원 및 더블유병원 의료진 25명은 지난 2일 오후 4시부터 10시간 동안 40대 뇌사자의 왼쪽 팔을 30대 남성에게 이식했다. 우리나라 첫 팔 이식 수술이다.

이식 부위는 왼손부터 손목 아래 팔 5㎝까지다. 수술 경과는 좋다. 수혜자 남성이 이식 수술 하루 만인 3일 오전 왼팔의 엄지손가락과 검지, 중지를 조금씩 움직였다.

우 원장은 “일반 손목 접합 수술이 4∼5시간인 것과 비교해 이번 팔 이식 수술은 2배가량 시간이 걸렸지만 수혜자인 30대 남성은 오랜 수술로 몸이 부은 것을 제외하면 맥박 등 모든 상태가 양호하다”며 “손가락을 움직이는 건 신경이 아니라 근육이다. 사고로 절단된 수혜자 팔에 흉터가 심해 힘줄을 제대로 연결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팔 이식 수술이 어렵기는 하지만 기존의 접합수술과 비교해 기술적 격차는 없다”고 덧붙였다.

팔 이식이 안정적으로 이뤄졌는지 평가하기 위해선 최소 일주일 정도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팔 이식 수술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혈액순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이식거부반응이 없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이식 받은 팔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재활훈련을 하면 컵에 물을 따르거나 가벼운 짐을 드는 등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30대 수혜자는 1년6개월 전 직장에서 일하다 왼쪽 팔이 절단돼 취업을 못 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지난 2일 팔 기증자가 나타나 갑작스럽게 이식이 진행됐다. 다른 장기와 달리 팔은 혈액형만 맞으면 언제든 이식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팔 이식 후 면역거부 반응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증자 피부 일부를 수혜자 허벅지에 이식해두기도 했다.

우 원장은 “국내 첫 팔 이식을 준비하기까지 약 20년이 걸렸다. 팔도 장기처럼 이식할 수 있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더블유병원에 팔 이식 수술을 받으려는 대기자는 200명”이라고 했다.

세계 첫 팔 이식 수술은 1999년 미국에서 이뤄졌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약 70건의 팔 이식이 진행됐고, 성공률은 90%에 이른다. 이식을 받은 사람 대부분은 일상생활에 불편 없이 생활하고 있다.

의료진은 이번 수술이 보험 처리가 되지 않는다면 이 환자는 평생 한 달에 약제비 약 100만원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건강심사평가원이 보험 처리를 승인하면 월 약제비는 약 20만원으로 줄어든다.

한편 40대 뇌사자는 간, 신장, 폐, 피부, 관절, 골수 등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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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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