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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한국철도시설공단 갑질에 분개

2017-02-16
[취재수첩] 한국철도시설공단 갑질에 분개

“무려 27개월 동안 기존 도로를 폐쇄하면서 우회도로를 마련할 계획이 없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시골 도로를 개설해도 우회도로를 만드는데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철도시설공단의 행위는 영주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지난 13일 열린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중앙선 복선전철 영주지하도 개량 주민설명회(영남일보 2월15일자 10면 보도)에 참석한 주민들은 설명회가 끝난 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 주최 측을 비난했다.

특히 이날 주민들의 설명회에 답변자로 나선 관계자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아니라 시공회사 관계자라는 사실이 참석자들의 비난을 더욱 부추겼다. 이들은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기술분야 전문용어로 설명해 주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영주시는 1970년대와 1980년대 태백지역 석탄을 실어 나르면서 전국 5대 지방철도청 중 한 곳이 있을 정도로 한국철도의 중심도시로 번영을 누려왔다. 하지만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 이후 지금까지 매년 인구가 줄어드는 동시에 경기침체에 허덕이는 도시로 전락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중앙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서울까지 1시간대가 가능해짐에 따라 제2의 철도 번영기를 기대하면서 철도 개통까지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다.

이날 한 주민이 “영주시민들이 철도에 대해 아직까지 애정을 가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2년이 넘도록 도로를 폐쇄한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항변한 것에서처럼, 영주시민들의 철도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 그러나 영주시민들이 백번 양보해도 대체 우회도로를 개설하지 않는 현재의 계획은 다시 조정해야 마땅하다.

지하도 개량 문제가 불거진 단초는 누가 뭐래도 중앙선 복선전철이 우회노선을 택하지 않고 영주시가지를 관통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접도시인 안동이나 원주역 등이 이전하거나 우회노선을 계획한 것과 비교해보면, 역대 정치권 인사와 기득권층이 영주역 이전 대신 기존 노선을 고수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열린 영주지하도 개량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발 속에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영주시민들은 2015년 착공돼 2018년 개통 예정이던 영주구간이 2020년 준공된다는 새로운 사실도 이날 알게 됐다. 모두 5천500억원이 투입되는 영주구간 28.93㎞의 공사가 완료되면 영주~청량리 간은 1시간8분대로 당겨진다.

끝까지 설명회를 지켜본 장욱현 시장은 “이번 설명회에서 나온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예산이 얼마나 더 들어가면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줄 수 있는지 밝혀달라. 그리고 다음 설명회 때는 시공사가 아닌 철도시설공단 관계자가 직접 나와서 설명하라”고 철도시설공단 측을 에둘러 비판했다.

영주시민들의 철도사랑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철도시설공단 측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공사 강행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김제덕기자<경북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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