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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실 못하는 대구공항 공용여객처리시스템

2017-02-25

항공사들 카운터 사용 기피로
탑승 수속시간 단축효과 적어
항공사 “사용료 부담 너무 커”
공항측 “항공사와 사전에 협약”

지난 18일 대구국제공항 여객청사. 한 항공사의 제주행 여객기 탑승수속이 시작되자 대합실 의자에 앉아있던 승객들이 체크인카운터(이하 카운터) 앞에 하나둘씩 줄을 서기 시작했다.

곧이어 카운터 앞 승객 대기행렬은 점점 길어졌다. 지난해 말, 대구공항에 모든 항공사가 카운터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용여객처리시스템’이 도입됐지만 탑승 수속에 걸리는 시간은 비슷해 보였다. 실제 이날 해당 항공사는 시스템 도입 전 운용한 고정형 카운터 수와 같은 4개의 카운터만 사용했다.

다른 항공사의 탑승 수속 때 풍경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운용하는 카운터보다 텅 빈 카운터가 많았다.

항공사들은 카운터를 추가로 사용하면 승객들의 탑승 수속시간을 줄일 수 있는 데도 왜 빈 카운터를 열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바뀐 카운터 사용료 산정방식에 있었다.

21일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대구공항은 지난해 11월 ‘공용여객처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여객청사 내 30개 카운터를 승객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탑승수속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 공항공사는 시스템 구축에만 14억6천만원의 예산을 들였다. 시스템 도입 이후 정작 항공사들은 카운터를 마냥 늘려 운영하지 않고 있다. 사용한 만큼 추가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시스템 도입 이전 항공사별로 고정형 카운터를 배정하면서 ㎡당 연간 36만3천원(부가세 별도)의 사용료를 정액으로 부과해오다, 시간제 부과방식(시간당 1천610원)으로 변경했다.

더욱이 시스템 도입 이후 카운터마다 공용 발권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항공사들은 승객 1인당 시스템 사용료 190원씩을 지불해야 해 부담이 대폭 늘었다. 이전엔 항공사들이 자체 발권 프로그램을 사용했기 때문에 승객 1인당 시스템 비용은 별도로 내지 않았다. 180여석 규모의 B737 항공기 1대당 만석 기준으로 승객 시스템 비용만 연간 1천2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편리해진 점도 분명히 있지만, 시스템 도입 후 카운터 사용료가 대략 5~10배 올랐다. 이는 고스란히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향후 승객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대구지사 관계자는 “공용여객처리시스템은 증가하는 여객 수요에 대응하고,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며 “사용료는 각 항공사들과 사전 협약을 통해 결정한 사안으로 여객이 많은 항공사는 부담이 늘고, 반대로 여객이 적은 곳은 부담이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승객 1인당 시스템 사용료는 해당 시스템 업체에 지불하는 비용”이라며 “비용이 늘어난 부분도 있겠지만, 승객 탑승 수속 시간이 줄어 항공사들이 얻는 이익도 크다”고 덧붙였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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