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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연가 유혹하는 ‘향기나는 담배’ 건강에 더 안 좋다

2017-02-27
20170227
시판 중인 캡슐담배와 필터 속에 들어있는 캡슐. 캡슐을 터뜨리면 담배의 향이 박하향으로 바뀐다.

매캐한 향 감춰 젊은층에 인기
중독 가능성·암발병 위험 높여
국내선 규제도 없어 대책 시급


애연가 박모씨(25·북구 산격동)는 요즘 이른바 ‘가향(加香) 담배’ 피우는 맛에 푹 빠졌다. 가향담배는 필터에 있는 캡슐을 터뜨리면 향이 나는 캡슐담배가 대표적. 그는 “탁, 캡슐 터뜨리는 재미도 있고, 향도 좋아서 일반 담배와는 피우는 맛이 다른 것 같다”며 “친구나 주변에서 가향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열에 다섯은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56)도 “부서 내에서도 캡슐담배를 피우는 이들이 많다. 나도 오랫동안 일반담배를 피웠지만, 다양한 가향담배가 출시되면서 요즘은 기분에 따라 담배를 바꿔가며 피우기도 한다”고 했다.

이처럼 가향담배가 흡연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향을 내기 위해 첨가된 성분이 유해물질을 더 많이 흡수하는 데 일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해야 한다.

가향 담배는 주로 젊은 층을 겨냥해 만들어진 제품. 멘톨·설탕 등 향료를 첨가해 담배의 매캐한 향을 감추도록 제조됐다. 최근엔 다양한 종류의 가향담배가 출시되면서 중·장년층의 구매도 늘고 있다. 실제 대구 동구 신천동의 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가향담배는 45종에 달했다. 이 가운데 34종은 캡슐형이었고, 일부는 다양한 향의 담배를 모아둔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가향담배는 최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연구조사에서 니코틴 반응 감각을 둔화시켜 중독 가능성을 높이고, 폐에 흡수되는 연기 성분을 증가시켜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코코아 성분 중 하나인 테오브로민은 기관지를 확장시켜 니코틴이 폐에 더 잘 흡수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향담배에 대한 국내의 관련 규제는 전무하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포장이나 광고에 담배가 어떤 향을 내는지 표시하지 못할 뿐이다. 미국의 경우 박하향을 제외한 가향담배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선 모든 가향담배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김지혜 선임연구원은 “흡연율 감소와 국민건강을 위해 적절한 대책이 시급하다. 가향담배 성분의 유해성뿐만 아니라 이용행태에 대한 분석을 통해 실효성 있는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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