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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광장·촛불의 시대 “응답하라! 1990년대”

2017-03-04
20170304
김종학 연출 드라마 ‘모래시계’(1995)
20170304
임권택 감독의 영화 ‘장군의 아들’(1990)
20170304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1991)
20170304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1996)
20170304
서태지와 아이들의 4집 앨범 ‘시대유감’(1996)
20170304
1990년대 문화 키워드 20//김정남 외 지음/문화다북스/368쪽/1만5천원



절망적 현실 극복하고
미래의 길을 찾으려
과거로 떠나는 여행

1990년대 관통한 조류
20개의 키워드로 정리


1990년대 문화를 20개의 문화 키워드로 정리한 책이다. 웹진 ‘문화 다’가 기획해 3년 만에 내놓은 성과물이다. 평론가, 연구자, 칼럼니스트 등 필진 20명이 참여했다.

영화 ‘건축학개론’이나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대표되는 1990년대 문화에 대한 향수는 최근 복고 가요 프로그램들로 이어지면서 그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1990년대에 대한 문화적 복고 유행은 앞을 바라보기 힘든 절망적 현실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미래를 볼 수 없는 혼돈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했다.

사람들은 그래서 과거로의 타임머신 여행을 떠났다. 누구는 그것을 퇴행적 복고 여행이라고도 했다. 2010년대에 발생한 1990년대에 대한 복고적 향수는 퇴행적 복고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과거로 재충전의 여행을 집단적으로 떠난 것이라 할 수 있다.

1990년대를 추억하는 문화적 복고 유행 뒤에 2016년 서울 광화문과 광장을 뒤덮었던 무수한 촛불들이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1990년대를 추억하는 2010년대의 복고 유행과 2016년의 촛불혁명은 긴밀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명의 필자는 퇴행적 복고가 아닌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1990년대 문화 현상을 통해 과거를 넘어 현재와 미래를 성찰하고자 했다.

1991년 12월25일 소비에트공화국의 깃발이 내려지고 냉전체제가 붕괴되자 사회주의에 이념적으로 경사되었던 국내 지식인들은 ‘좌표의 상실’ 운운하며 깊은 허무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88서울올림픽으로 정점을 찍었던 1970·80년대 고도성장의 신화는 ‘성수대교 붕괴 사고’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거치면서 압축성장의 허점을 여실하게 드러냈다.

또한 IMF구제금융 사태라는 국가 경제의 파산 선언과 함께 몰아닥친 혹독한 구조조정과 노동 시장의 유연화는 고용의 질을 악화시키고 사회적 양극화를 가져와 결국 계층 상승의 출구가 닫혀버린 유리천장의 사회를 만들었다.

1990년대 욕망의 주된 동력원은 대중문화라는 숙주 안에서 자라났다. 랩댄스 음악을 들고 나온 ‘서태지와 아이들’은 힙합과 록, 메탈 등 다양한 음악적 색채로 1990년대를 평정하고, 이에 현진영과 H.O.T. 등이 가세하며 가요계의 주도권은 10대층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이들 아이돌의 문화적 트렌드가 문화의 생산과 소비의 바로미터가 되었다.

이때부터 문화란 단순한 감상과 향유의 대상이 아니라 문화산업이라는 ‘굴뚝 없는 공장’으로 재편되기에 이른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키워드 20’은 복고 ‘응답하라 시리즈’, 자살, 대중가요와 아이돌 가수, 노래방, 압구정동, 신세대, 포스트모더니즘, 후일담 문학, 검열&외설, 하루키, 드라마 ‘모래시계’, 페미니즘 영화, 조폭영화, 비디오 문화, 스포츠 영웅, 호출기&휴대폰, PC통신문화, 스타크래프트, 딴지일보, 세기말이다. 이것들은 당대를 대표하는 문화 핵심어로서 전환기인 1990년대를 논할 때 꼭 언급되어야 할 기억의 키워드들이다. 정신없이 변화가 휘몰아쳤던 1990년대를 반추하는 것은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보는 성찰의 매개가 된다.

필자를 대표한 김정남은 서문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세월호’에 탑승하여 복불복의 운명을 견디며 ‘지루하고 불안하게’ 흔들린다. 우리에게 맡겨진 고통의 시간들은 폭풍처럼 몰아치던 세기의 전환기인 1990년대가 부려놓은 미래의 한 지점이다. ‘지금-여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1990년대를 들여다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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