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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工神으로 가는 비밀노트] 대구여고 문과 1등 정지원

2017-03-13

“國·數·英 매일 계획 세워 조금씩 공부…몰아치기 절대 안해”

20170313
대구여고 3학년 정지원양. 정양은 몰아서 하는 공부보다 매일 일정량을 조금씩 하는 습관을 들여 성공한 케이스다. 그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도 나름의 즐거움을 찾으며 고3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0170313
정지원양의 공부 플래너(왼쪽)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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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3

“국어 못치면 他과목 영향”
시험 채점 후 단락별 내용 정리
한자 한자 머리에 새기며 적어
선생님 설명 토씨 하나까지 필기

“고2땐 고생 끝 수학 만점”
확률통계 개념 막혀 스트레스
공식 대신 그림으로 그려 풀이
힘들게 극복하고 나니 자신감 쑥

“자신만의 즐거움 찾아야”
취침 전 엄마와 학교생활 수다
노래 듣기도 공부에 큰 ‘활력소’
주말 알차게 보내려 오전 학원行

“지원아, 넌 어떻게 공부하니?” “하루에 몇 시간 자고 공부하니?” 대구여고 3학년 정지원양이 또래 친구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이다. 정양은 이 학교 문과계열 내신 1등(1등급)이다. 지난 9일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막 치르고 나온 정양을 학교 교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채점도 못한 채였지만 말과 표정에서 특유의 여유가 보였다.

▶시험은 잘 치렀나. 채점을 해봐야 안심이 될 텐데.

“괜찮아요. (웃음) 결과는 이미 나온 것이니까 걱정한다고 나아질 것도 아니고요. 이따 엄마랑 저녁 먹고 채점하려고요.”

▶내신 1등의 비결은 뭔가.

“중학교 때 방과후 집에 있으면 심심했어요. 외동이어서 같이 놀 사람이 없어 친구들과 같이 있으려고 학원에 나갔는데, 혼자 노는 것보다 훨씬 재밌었어요. 초등학교 때와 다르게 필기할 게 많더라고요. 색깔 다른 펜들을 내용에 따라 바꿔 쓰는 것도 신기하고. 저는 원래 예쁘게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선생님이 칠판에 쓰신 대로 깔끔하게 베껴 쓰는 게 적성에 잘 맞았는데, 그게 운 좋게 공부 습관으로 굳어진 것 같아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정양은 책가방에서 ‘공부 플래너’를 꺼냈다. 학교에서 받은 플래너라고 했다. 그는 플래너의 한 페이지를 내밀며 ‘오늘의 공부’라고 표기된 쪽을 보여줬다. “매일 수업시간대별로 오늘 공부한 내용을 적어놔요. 단원과 페이지, 공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어놓는데,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무엇을 공부했는지 정리가 돼요.” 실제로 3학년의 경우 국어를 교사 5명이 맡고, 영어는 4~5명이 번갈아 수업한다.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배운 내용을 일일이 적어 인지하면서 모든 수업에 바로 집중할 수 있다. 플래너를 보면, 가령 국어는‘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수학 ‘미적Ⅰ극한 끝, 확률과 통계 프린트’, 생활과윤리 자연법 등이 적혀있다. 자습시간도 시간대별로 독서 5~8개, 수Ⅱ 숙제, 독해연습 10강 등이 적혀있고 실천 여부를 기호로 표시했다.

▶하루에 여러 과목을 보는 것 같다.

“맞아요. 오늘 국어와 수학을 공부하고 내일 영어를 보는 식으로 안 해요. 이렇게 하면 몰아서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하루에 국어는 비문학 2~3개, 수학 학원숙제 마무리, 영어는 1개 단원 이런 식으로 계획을 잡아 매일 조금씩 공부하는 스타일이에요.”

▶어떤 과목에 시간을 가장 많이 들이나.

“친구들한테 ‘국어 공부를 많이 한다’는 소릴 자주 들어요. 점수도 점수지만 첫 시간 시험이잖아요. 이 과목을 못 치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다른 과목에도 영향을 주더라고요. 방학 때는 지문 10개씩(문학 5개, 비문학 5개) 매일 봤어요.”

▶국어 공부를 할 때 노하우가 있다면.

“저는 채점 후 단락별로 내용 정리에 공을 들여요. 날림으로 쓰지도 않고 한자 한자 머리에 새기면서 핵심 내용을 적어나가다 보면 전체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거든요. 수업시간엔 선생님이 설명하는 말씀 전체를 토씨 하나 안 빠뜨리고 그대로 베껴 써요. 이렇게 하니까 시험 칠 때 해당 지문이 나오면 선생님이 해주신 이야기가 떠올라 문제풀이가 훨씬 쉽더라고요. 특히 문학작품을 배울 때 이렇게 하니까 책 전체를 굳이 읽지 않아도 되고요. 시는 좀 어렵잖아요. 저는 소설처럼 평범한 문장으로 직접 바꿔 말해보면서 제것으로 소화해요. 시도 결국 하고 싶은 말을 줄인 것이니까요.”

▶취약 과목 극복 경험을 들려준다면.

“고2 내내 수학의 확률통계에 매달려 있었어요. 개념이 도통 이해가 안 돼 무지 스트레스를 받았아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확률통계 문제를 공식으로 풀지 않고 노트에 일일이 그림으로 그려 풀이한 것인데요. 한 문제 해결하는 데 시간이 아주 많이 걸렸지만, 답답한 수작업(?)을 계속 반복하다 보니까 원리가 보이고 왜 그런 공식이 나오는지 비로소 이해가 되더라고요. 2학년 때 수학 내신시험 네 번 모두 만점을 받았는데 이런 노력 덕분인 것 같아요. 한 번 극복하고 나니까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

▶고3 수험생활에서 마인드 컨트롤은 아주 중요하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는가.

“야간자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밤 11시30분이에요. 샤워 후 엄마와 학교생활에 대해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 잠자리에 드는데, 이 시간이 공부하는 데 큰 활력소가 되는 것 같아요. 보통 밤 12시부터 12시30분 사이에 잠들어 오전 6시45분에 일어나고요. 수면시간을 되도록 확보하려고 애써요. 밤샘공부보다 수업시간에 졸음이 오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고3이지만 스마트폰도 갖고 있고 음원사이트 들어가 좋아하는 음악도 많이 들어요. 수학문제 풀 땐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곤 하는데, 시험 치기 전에 들으면 편안해져 좋더라고요. 참, 주말을 허무하게 안 보내려면 학원 오전반을 수강하는 것도 팁이에요.”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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