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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정치칼럼] 마! 고마할 수 없는 이유

2017-04-10

아들 특혜취업 의혹제기에
‘이제 그만하자’는 문재인
높아진 대통령자질 기대치
이회창 대세론 무너진 이유
반면교사 삼아 성실 답변을

20170410

“우리 부산 사람은 이런 일을 보면 딱 한마디로 말한다. 뭐라고 하냐면 ‘마!’, 거기에 한 마디 보태면 ‘마! 고마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이 다시 불거지자 웃으며 한 말이다. 그는 “2007년부터 10년이 넘도록 뻔히 밝혀진 사실을 무슨 계기만 되면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가. 언론은 언제까지 그것을 계속 받아줄 것인가. 이제 그만하자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문 후보에겐 2003년 발생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사돈 배병렬씨가 일으킨 음주운전 사고를 은폐하는 데 간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이에 대한 해명은 이렇다. “사고 당시에는 사람이 크게 다치지 않은 사건이었고 당사자들 간에 원만하게 합의가 된 사안이어서 윗선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2006년 피해자 측에서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때부터 아주 엄정하게 사건 처리가 됐다.”

문 후보는 이 두 사안을 상대 진영에서 다시 들춰내고, 언론이 이를 다루는 걸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여론조사 1위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라고 일축하며 ‘무시전략’으로 나온다. 하지만 상대방 입장에선 네거티브도 선거 전략이다. 본인은 과거에 다 해명됐다고 주장하지만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시 검증 대상에 올렸다. 언론도 같은 맥락에서 이를 취재, 보도한다. 문재인 진영도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이미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부부의 서울대 교수 동시 임용’ ‘포스코이사회 의장 시절 행적’ 같은 의혹들을 재차 끄집어내기는 마찬가지다. 과거 이회창 후보는 아들의 병역 기피 의혹이 제기됐을 때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처를 하지 못해 두 차례(1997년과 2002년 대선)나 ‘대세론’이 허물어졌다.

문 후보가 상대방과 언론의 공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고마해’라고만 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지금 제기된 두 사안이 모두 문 후보가 권력의 정점에 있던 시절,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 재임시와 맞물려 있다. 준용씨가 채용될 당시 고용정보원장은 권재철 현 한국고용복지센터 이사장이었는데, 그는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 및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일 때 청와대 노동비서관으로 근무했다. 권 이사장은 2006년 3월 고용정보원장으로 취임했고 그해 11월 문씨를 뽑았다. 배병렬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낸 2003년에도 문 후보는 민정수석이었고, 사고 상대방이 언론에 문제를 제기한 2006년엔 시민사회수석을 거쳐 민정수석으로 복귀했을 때였다. 민정수석의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는 대통령의 측근, 친인척 관리다. 어제(9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막기는커녕 묵인, 조력함으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당하는 빌미를 줬다는 지적마저 받는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의 교훈은 국정운영 총책임자가 얼마나 공사 구분을 명확하게 해야 하는지, 또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이 있다면 얼마나 성의 있게 국민 앞에 소명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했다. 다음 대통령의 자질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노무현 청와대의 ‘문재인 민정수석’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6선 원로 문희상 의원조차 “‘마! 고마해’ 이렇게 해서 넘어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명명백백하게 모든 걸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게 최선의 방향”이라고 일갈했다. 당연한 훈계다. 물론 안철수 후보를 포함한 다른 후보들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재탕, 삼탕이라고만 일축하지 말고, 백 번이고 천 번이고 국민이 완전히 납득할 때까지 성의 있게 대답해야 한다.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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