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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벚꽃 필 무렵부터 낙엽이 질 때까지

2017-04-14

■ 대구 문화 들여다보기<중>-축제
대구의 문화를 즐기는 또다른 방법, 축제
뮤지컬·오페라 ‘풍류’·약령시한방 ‘역사’
치맥·안지랑곱창 ‘맛’ 등 지역특화 콘텐츠
4∼11월 계절별 年 40여 생활밀착 잔치판

20170414
팔공산 순환도로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나들이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12일 개막한 ‘제9회 팔공산 벚꽃축제’는 오는 16일까지 팔공산 동화지구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지난해 4~5월에는 참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나의 즐거움은 4월23일부터 시작됐다. 23일부터 5월1일까지 비슬산 자연휴양림 일원에서 열린 ‘비슬산 참꽃문화제’. 비슬산에 서너 차례 와본 적은 있으나 비슬산 참꽃문화제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참꽃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릴 게 뻔한 축제 기간에 굳이 가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비슬산을 찾았다가 우연히 참꽃문화제를 보게 됐다. 산신제를 비롯해 라이브포크송, 7080청춘콘서트, 버스킹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고 먹거리장터, 체험존 등도 운영됐다. 참꽃만 보는 것이 아니라 문화행사를 보고 캐리커처, 캘리그래피 등의 색다른 체험행사도 즐길 수 있어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얻었다.

이날 행사의 재미 때문이었을까. 그다음 주(4월30일~5월1일)에는 남구 앞산빨래터공원을 찾았다. ‘대덕제 앞산빨래터축제’를 보기 위해서였다. 제목만으로도 친근감을 주는 이 축제는 빨래를 소재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손빨래체험, 빨래춤추기, 빨래터라디오 등이 운영됐고 행사가 열리는 거리 곳곳에서 다채로운 콘서트가 펼쳐졌다. ‘빨래를 가지고 이런 축제도 만들 수 있구나’하며 그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냈다.

5월에도 대구에서 축제는 이어졌다.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을 찾은 것이 수차례였다. 대구시민으로서 자녀들과 함께 간 적도 있고 문화부 기자로 있으면서 취재를 위해 페스티벌을 면밀히 살펴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초 중구 동성로·중앙로 등에서 열린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은 예년의 축제와는 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시골에 계시는 친정어머니가 오랜만에 오셨는데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하셔서 오후에 가족들이 함께 즐길 목적지를 그곳으로 정했다. 친정어머니와 남편, 아들 둘과 함께 자가용을 가지고 동신교까지 와서는 부근에 주차를 하고 15분 정도 걸어 동성로에 도착했다.

토요일인 데다 축제가 시작하는 날이라 시내는 복잡했다. 동성로에 설치된 갖가지 부스를 1시간 정도 돌아다닌 뒤 2·28기념중앙공원 앞 도로에서 진행되는 분필아트에 참여했다. 분필로 거리에 그림을 그리는 이곳에는 어린 아이와 부모, 연인, 친구 등이 모여 자신만의 그림을 만들어가는데 바빴다. 해가 서서히 넘어가기 시작하자 분필아트로 채워진 이 도로 위에서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퍼레이드에는 구청별 퍼레이드팀을 비롯해 국내외 다양한 퍼레이드팀이 참여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 뒤를 이어 5월 중순 달서구 이곡분수공원에서 열린 꽃축제 ‘장미꽃 필(feel) 무렵’. 크지는 않지만 세계 각국 120여종의 장미 1만7천여 그루가 있는 이곡분수공원은 색다른 볼거리를 주었다. 장미가 활짝 핀 멋들어진 정원에서 문화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덤이었다.

4월부터 시작해 11월까지 대구 곳곳에서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대구시 자체적으로 개최한 축제는 47개에 이른다. 올해도 43개가 열릴 예정이다. 축제의 종류도 다채롭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대구국제오페라축제·대구국제재즈축제·대구관악축제·봉산미술제 등 문화예술형 축제와 대구약령시한방문화축제·용암산성 옥천문화제·달구벌목민관이야기축제 등의 전통역사형 축제를 비롯해 시민화합, 지역특산물, 산업 및 문화형 축제 등이 있다.

이들 축제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고, 각 축제의 프로그램이 문화공연·체험 등 다채롭다는 것이다. 취향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대부분의 축제가 별다른 입장료가 없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대구국제오페라축제 등 공연이 중심이 되는 축제들의 경우는 입장료가 있다.

대구 도심에서 열리는 축제들도 많아 이동시간이 크게 걸리지 않는다. 팔공산·비슬산 등 외곽지에서 열리는 축제도 있지만 이들 축제도 차로 이동할 경우 1시간 이내면 족히 갈 수 있어 드라이브 삼아 나들이에 나서도 괜찮다. 이들 축제는 나들이하기 좋은 봄부터 시작해 늦은 가을까지 쭉 이어져 시간날 때마다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단, 축제 현장이 엄청 붐비기 때문에 도심에서 열리는 축제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고, 각 축제의 주최측은 차별성 있는 행사라고 하지만 비슷비슷한 행사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축제를 보러 가기 전에 인터넷 등을 통해 축제와 관련된 정보를 알고 가면 도움이 된다. 큰 기대를 하고 가면 실망할 수 있지만 하루 정도의 가족단위 나들이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가면 만족감이 결코 작지는 않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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