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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의 남자의 취미] 명리학<하> 사주팔자에 숨겨진 나의 근원, 음양오행에 답이 있다

2017-04-14
20170414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 없잖아~’.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가왕,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가사의 일부다. 직원들이 트와이스의 노래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때, 한방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를 지닌 시대의 명곡이다. 회식을 일찍 정리하고 싶다면 2절까지 꿋꿋이 불러보시라. 이미 짐을 싸서 사라진 직원들이 생긴다. 조용필이 가왕이자 끝판왕인 이유 중 하나다.

눈총 받아가며 이 노래를 끝까지 부르는 진짜 이유는 가사가 너무 와 닿아서다. 지면 관계상 일일이 소개할 순 없지만, 이 노래 속에는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담겨 있다. 우리는 어디에서 어떻게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누구의 말처럼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하나의 방법이 있다.

 태어난 연월일시의 하늘·땅 기운 분석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천간으로 음양
‘자축인묘…술해’ 십이지지로 오행 파악
 해당 간지의 기운을 조합·해석하면 돼

 사상의학·풍수지리도 음양오행에 토대
 모든 문제의 답은 나에게서 출발하는 법
 나를 잘 알고 잘 사용하기 위한 분석 유용


남자의 취미. 오늘은 명리학, 두 번째 이야기다. 지난 회에서 명리학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면, 이제 실제 사주팔자 속에 숨겨진 나의 근원을 찾아가 보자. 늘 그랬듯이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룰 수는 없다. 자신의 사주를 들여다보는 데만 3년이 걸렸다는 저자(강헌의 명리)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명리학은 쉬운 학문이 아니다. 그저 이 글을 읽고 명리학에 관심이 생기는 몇몇 독자만 생겨도 더할 나위 없다.

오늘 주로 다룰 내용은 사주팔자에 담겨진 음양과 오행이다. 동양사상의 기본이 되는 음양오행에 대해서는 여러 곳에서 접할 수 있다. 음양설을 기초로 하는 이제마의 사상의학부터 풍수지리학과 성리학 등도 음양오행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런데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그 내용을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일단은 가볍게 터치하는 수준에서 시작해 보자.

사진에 있는 필자의 사주팔자를 통해 음양과 오행을 짚어본다. 우선 기초적인 지식으로 사주를 통해 어떻게 팔자가 나오는지 알아보자. 사주는 태어난 연월일시를 말한다. 이것이 네 개의 기둥이다. 사주 각각에는 하늘과 땅의 두 가지의 기운이 존재한다. 하늘의 기운을 천간(天干)이라 하고, 땅의 기운을 지지(地支)라고 한다. 이 둘을 합쳐 천간지지 혹은 간지(干支)라고 한다.

천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열 가지로 구성되며, 순서상 홀수에 해당하면 양의 기운이고, 짝수는 음의 기운이다. 지지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열두 가지로 구성되는데, 마찬가지로 홀수는 양, 짝수는 음이다. 이렇게 천간과 지지의 스물 두 글자가 지닌 음양과 오행의 기운을 조합하고 해석하는 것이 바로 명리학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글자들 아니던가. 그러니 너무 긴장하지 마시라.

필자는 연주에 ‘을’과 ‘묘’가 존재한다. 을은 음양 가운데 음의 기운과 오행(목·화·토·금·수) 중 목(木)의 기운을 지니고 있다. 묘 역시 음의 기운과 목의 기운을 가진다. 연주만 놓고 봤을 때 필자는 음과 목의 기운이 매우 강하다. 나머지 월주, 일주, 시주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종합적으로 음의 기운과 토(土)의 기운을 타고 났다.

그럼 과연 실제로도 그러한가. 음양을 구체적 개념으로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둘은 대립관계가 아닌 지속적으로 변환하는 연결된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테면 음의 기운이 강한 필자는 사실 여성스러운 면을 많이 가지고 있다. 섬세한 편이고 감수성이 풍부하다. 생각보다 내성적이어서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 경쾌한 음악보다 어두운 음악을 즐겨 듣고, 행동지향적이라기보다 사고지향적이다.

그렇다고 양의 기운이 없다는 게 아니다. 내성적임에도 훈련소에서 내무반장을 했고, 지방선거에 나가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명함을 돌렸다.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나 우발적인 행동도 즐긴다. 내 안에는 양의 기운과 음의 기운이 동시에 존재하며 서로 물고 물리며 경쟁하듯 돌아간다. 다만 음의 기운의 총량을 더 크게 가지고 태어났을 뿐이다.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는 삶이란 이런 것이다. 100% 음과 양만 지니고 태어나는 생명은 없다. 음의 기운이 점점 강해져 극에 달할 때쯤 양의 기운이 주도권을 가져와 음의 기운을 상충하며, 반대로 양의 기운이 너무 충만해져 달아오르면 내면의 음 기운이 식혀주는 양상이다. 그런데 이게 왜 살아가는 데 중요한가.

자신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을 과하면 억제하고, 부족하면 개발하라는 것이다. 음의 기운이 덮어놓고 나쁜 게 아니다. 창조성을 발휘하거나 정교한 직업에는 음의 기운이 잘 맞을 수 있다. 양의 기운이 좋은 것만도 아니다. 불처럼 순식간에 달아오르는 추진력은 있으나 끈기나 디테일은 부족하다. 내 안에 동시에 자리한 음양을 잘 조절해서 행복하게 살아보자는 얘기다.

단순히 음양의 기운만으로도 위의 내용처럼 자신을 들여다보는 큰 틀이 마련된다. 이제 거기에 오행과 관련된 5가지의 성향과 각각이 고르게 분포하는가, 과다 혹은 결핍되었는가를 알아보면 좀더 구체화 된다. 필자는 토의 기운이 강하나 목의 기운과 불의 기운도 일부 존재한다.

토의 기운은 어떤가. 토를 대표하는 단어는 중용이다. 계절로 따졌을 때는 환절기, 즉 계절이 바뀔 때의 기운이다. 비교적 안정적이다. 중화의 기운이 강해서 정세를 관망하는 편이다. 이런 토의 기질 덕분인지 비교적 신중하며 고집이 굉장히 세다.

이제 사주팔자에 음양과 오행을 대입해본다. 나의 일주는 ‘기토’와 ‘사화’이다. 천간에 토의 기운을 가진 ‘기’와 지지에 불의 기운을 가진 ‘사’가 존재한다. 예를 들자면, ‘기토’는 포용력과 안정감이 있으며, 신중하나 의심이 많다. 기획력과 자기 관리능력이 투철하다. 겉으로 자신의 생각을 잘 드러내지 않아 음흉하게 보여질 수 있다. ‘사화’는 권력의지가 강하다. 활동적이며 정열적이다. 개성이 강하지만 끈기는 약하다.

이렇듯 자신의 사주 여덟 글자를 알고 그 성질을 이해하면 입체적으로 자신을 분석할 수 있다. 여덟 글자 각각이 합과 충을 이루어 기운을 얻거나 잃으며, 거기에 십신과 십이운성 등이 더해지면 고차원의 방정식이 된다. 이를 풀고자 자신의 내면을 꾸준히 들여다보고 연구하는 것이 바로 명리학이다.

왜 그래야만 하는 거냐고?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고 장점과 단점, 강점과 약점의 근원을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에 머리 아프고 힘든 삶을 사는 것일지 모른다. 혹시 문제가 있는 삶을 살고 있다면 나에게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자.

내가 왜 그랬는지. 나의 어떤 기질이 그런 문제를 만들었는지. 명리학을 통해 사주팔자를 분석하는 것은 나를 알고 나를 잘 사용하기 위함이다.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 그리고 그 답은 나에게서 출발한다.

칼럼니스트 junghyuk2@hanmail.net
☞ 지금까지 ‘이정혁의 남자의 취미’를 애독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니다. 취미 이야기는 이쯤해서 막을 내리고, 3주 후엔 ‘(중년의) 남자, 그리고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늘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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