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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금주의 영화] 파운더·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

2017-04-21

하나 그리고 둘

20170421


★파운더

‘맥도날드’는 누가 만들었나


‘맥도날드’는 원래 사람 이름이다. 우리가 그 사실을 종종 잊게 되는 건 전 세계 어디에서든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동명의 햄버거 프랜차이즈 때문일 것이다. 노란 아치 두 개가 첫 알파벳 ‘M’을 커다랗게 그리고 있는 간판은 어디서나 눈에 띈다. 그런데 이 거대한 사업을 일으킨 설립자는 사실 ‘맥도날드’라는 성(姓)과는 무관했다. 그는 이 이름에서 강한 인력을 느끼고 그것을 훔쳤을 뿐이다. 사업가의 직관이란 때로 놀랍도록 정확하게 작동한다. 맥도날드 형제가 만든 가게 간판과 황금빛 아치 조형물을 본 순간 반드시 가져야겠다고 결심한 ‘레이 크록’(마이클 키튼)의 그것처럼 말이다.

1950년대 중반, 햄버거 가게를 전전하며 밀크셰이크 믹서를 팔던 레이는 맥도날드 형제의 가게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끈질긴 설득 끝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다. 그는 당시 갖고 있던 모든 재산을 투자하며 열정적으로 이 사업에 매달리는데, 대중이나 업자들의 호응과는 달리 맥도날드 형제는 그의 비즈니스 제안을 사사건건 거절한다. 사업 확장보다 품질 관리를 더 중요하게 여겼던 형제의 원칙 때문이다. 더 이상 그들의 허락을 구할 수 없었던 레이는 결국 1961년에 맥도날드 형제의 지분을 사들이고 스스로 ‘창립자’(founder)가 된다.

실화 바탕한 프랜차이즈 맥도날드 비하인드 스토리

레이 크록의 성공 신화에 감춰진 탐욕 등 흥미진진

영화 곳곳 1950년대 美 시대상 보는 재미도 톡톡


역사는 승리한 자의 입장에서 쓰여진다고 했던가. 최근 영화들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스티브 잡스’(2015)는 애플사의 창업자였던 잡스의 괴팍스러운 성격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의 전기 영화‘소셜 네트워크’(2009)에도 이기적인 주인공의 행보가 잘 묘사되어 있다. ‘파운더’(감독 존 리 행콕) 역시 맥도날드 형제의 창의적 시스템과 상표까지 빼앗은 레이를 영웅화시키지 않는다.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조강지처를 버리고 지인의 아내와 재혼한 그는 롤 모델로 삼기에는 분명 꺼림칙한 인물이다. 성공에 대한 집념, 끈질긴 도전과 승부욕 등은 사업가의 미덕임이 분명하나 다른 위인들을 넘어서는 레이의 장점이라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영화는 맥도날드 형제를 비운의 피해자로 각인시키는 것도 거부한다. 탐욕스러운 레이를 잘 다루지 못하고 도발하기에 이른 데에는 소통에 서툴렀던 그들의 불찰도 엿보인다. 정직하게 소규모 사업을 유지하고자 했던 형제의 태도가 그들의 기막힌 패스트푸드 시스템에 비해 너무 소박했다는 점이 문제다. 성장해나가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기업의 생리가 그들의 작은 햄버거 가게에도 적용된 것이다. 다만, ‘맥도날드’라는 간판이 ‘M’으로 바뀌는 것을 바라보는 형제의 뒷모습에서는 상실감이 느껴진다. 레이가 세계 곳곳에 퍼뜨린 노란 아치는 이들의 훈장이 아니라 생채기가 되었다.

뒤바뀐 ‘파운더’의 운명 이외에도 이 기업의 초창기 역사를 조명하는 것은 또 있다. 그것은 영화 곳곳에 강조되어 있는 1950년대 미국의 사회상에서 발견된다. 골프를 치며 여유를 즐기는 안정적인 중산층, 계속해서 유망한 투자처를 찾는 비즈니스맨, 함께 사업을 하는 부부들의 모습 사이에 맥도날드의 성공 실화가 자리하고 있다. 호황을 누리던 미국의 자본주의가 추구하던 가치, 즉 속도 및 효율성을 충실히 반영한 결과다. 레이가 사업장이 될 부지의 흙을 뿌리는 장면은 두 번이나 삽입되어 프런티어 정신과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구호를 대신한다. 그 이상이 레이의 탐욕과 술수에 의해 실현된다는 점은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그나마도 중산층이 빠르게 몰락하고 있는 미국에서, 1997년 IMF 외환 위기 이후 10년 만에 다시 금융 위기를 겪었던 한국에서, ‘파운더’를 자처한 레이가 어떻게 평가될지는 의문이다.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5분)


20170421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

어린이용이라는 편견은 버려!


1975년 일본의 TV 시리즈로부터 시작해 어느덧 탄생 42주년을 맞은 ‘파워레인져스’가 리메이크 시리즈를 내놓기 시작했다.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감독 딘 이스라엘리트)은 7편 중 첫 작품으로 이미 북미와 남미 등에서 개봉되어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본래 어린이용 전대물(특수 촬영을 이용해 다수가 팀을 이루어 악당을 물리친다는 내용을 다루는 장르)이었던 시리즈가 이제는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후광까지 얻은 결과다. 그간 많은 변신 로봇과 영웅들을 스크린에서 만나왔지만 젊은 감독이 신선한 얼굴의 배우들과 첨단 기술을 동원해 만든 새로운 파워레인져스의 세계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日 TV시리즈 탄생 42주년…7부작 리메이크의 서막

자폐아·性 소수자 등 다양성 강화한 인물 설정 눈길


‘제이슨’(데이커 몽고메리), ‘킴벌리’(나오미 스콧), ‘빌리’(RJ 사일러), ‘트리니’(베키 지), ‘잭’(루디 린) 다섯 명의 청소년들은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교우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연히 정체불명의 우주선과 다섯 개의 보석을 함께 발견한 후 이들은 초인적인 힘을 갖게 되고,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파워레인져스가 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마침내 준비가 끝나자, 이들은 절대 악 ‘리타’에 맞서 격렬한 전투를 벌인다.

멤버들을 보다 다양한 인종, 성별, 캐릭터로 구성한 점이 새롭다. 자폐아와 성 소수자까지 포함시킨 과감함이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슈트의 다른 색깔 외에는 변별력이 떨어졌던 캐릭터들에 생기를 불어넣은 느낌이다. (장르: 판타지·액션,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24분)

윤성은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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