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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원칙을 지켜야

2017-05-16

탈무드에 보면 유대인들은 새로운 법률을 만들 때 ‘많은 사람들이 지킬 수 없는 부당한 법률은 만들 수 없다’는 원칙에 따른다고 한다. 어느 국가나 사회 혹은 집단의 기본 룰이 되는 원칙을 세울 때 대부분 구성원이 공감하고 실천가능한 범위 내에서 만든다는 뜻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예의라는 기본 원칙을 지킬 때 정상적이고 성숙한 관계가 형성되고 유지된다. 이처럼 모든 인간생활에는 기본원칙이 존재하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각종 법률과 제도가 만들어진다.

일단 만들어진 기본원칙은 천재지변 등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항상 지켜야 하는 것 또한 원칙이다. 정치나 경제에서 이러한 원칙이 실종돼 정권이 바뀌거나 기업이 몰락하는 경우를 보는 것은 그리 드물지 않다. 작은 집단이나 가정에서도 원칙준수는 존재의 근본수단이자 평화의 첩경이다. 한 구성원이 기본원칙을 어겼을 경우 그 조직은 쉽게 와해되거나, 가정이라면 불협화음이 불거질 것이다.

이달 초 문경새재오픈세트장에서 열린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많은 외국 관광객의 방문과 풍성한 내용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축제기간 큰 소리가 나기도 했다. 간식코너를 분양받은 일부 상인들이 배정받은 부스를 뛰쳐나와 목이 좋은 대로에 판을 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던 다른 간식코너 입주자들은 갑자기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자 원인을 찾았고 뒤늦게 다른 상인들이 장소를 옮긴 것을 알고 반발했다. 결국 간식코너는 다른 먹거리가 세트장 건물에 있었던 것과 달리 노점상 형태로 변질되고 말았다.

당초 전통찻사발축제에 참가하는 도예가나 상인들은 추첨에 의해 부스를 배정받는다. 이것은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참가자 모두가 공감하고 실천가능한 원칙에 따른 것이다. 단순히 더 나은 이윤을 위해 원칙을 깨고 자리를 옮기고 그것을 허용한 축제 집행부의 행동은 잘못됐다. 작은 원칙이지만 무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공동체의 기본 룰을 깨는 것은 단호히 응징해야 한다. 그래야 건전한 생명력을 갖는 것은 물론 그 결과도 좋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사회는 원칙을 지키고 중요시한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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