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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Y인터뷰] 경북체육회 컬링팀 장반석·김민정 감독 부부

2017-05-20

“태극마크 힘겹게 달고 평창에서 올림픽 첫 경험…메달권 진입이 목표”

20170520
장반석·김민정 감독이 지난 17일 의성컬링훈련센터 내 빙판장의 하우스(컬링 경기에서 쓰이는 둥근 표적) 위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경북 체육계가 겹경사를 맞았다.

최근 열린 ‘2017~2018시즌 컬링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경북체육회 컬링팀이 남·여부(각 4명씩 1조)와 믹스더블(혼성 2인조) 등 세 종목을 석권한 것이다.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의 열기는 컬링이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199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뜨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은 곧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경북 컬링의 메카인 의성컬링훈련센터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컬링에 대한 관심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첫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선수단은 훈련장 상단에 ‘꿈은 이루어진다’는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이곳에서 평창올림픽을 대비해 치밀하게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남자대표팀 및 믹스더블팀의 장반석 감독(35)과 여자대표팀의 김민정 감독(여·36)을 만났다. 컬링은 ‘얼음판의 체스’라고도 불리는 만큼, 감독들의 지략싸움이 빛나는 스포츠다.

2017∼18 국가대표 선발전
남녀부·혼성 세 종목 석권

“모두 가족같아 팀워크 좋아
여자팀, 국제대회후 선발전
지친 선수들 보며 울컥해
남자팀은 올림픽 목표 연마
강원도청팀 징크스 깨 다행

관중 함성 속 집중력 향상
양궁대표팀에 조언 받기도”


◆가족 스포츠, 컬링

캐나다와 유럽 등 컬링 선진국에서는 컬링을 생활스포츠로 즐기고 있다. 동네마다 널려있는 빙상장에 가족이나 동네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컬링을 즐긴다. 이들 팀이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제대회에 참가한다. 그래서 컬링을 두고 ‘가족스포츠’라고도 부른다.

경북 컬링팀 역시 가족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김 감독과 장 감독은 “우리는 부부”라며 자신들을 소개했다. 남자 대표팀의 김민찬은 김 감독의 동생이다. 여자 컬링팀의 김영미와 김경애는 자매고 남자팀의 이기복과 믹스더블의 이기정은 쌍둥이 형제다. 다른 팀원들도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의성에서 방과후 활동으로 컬링을 하면서 함께 자란 막역한 친구 사이다. 장 감독은 “서로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팀워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경북팀에선 누가 잘하고, 어느 팀의 아무개가 잘한다고 선수들을 한명씩 빼내서 대표팀을 꾸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컬링은 팀 자체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몇 안되는 종목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1990년대 후반 컬링에 입문했다. 당시 대구에서 컬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팀을 구성했는데 국내에서는 생소한 종목이다 보니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경계가 없었다.

김 감독은 “생활체육 개념은 아니다 보니 사실상 나는 엘리트 선수였다. 2010년 경북체육회 실업팀이 창단하면서 소속선수로 뛰게 됐고, 은퇴후 감독을 맡아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한때 대구 수성구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취미로 동호회에서 컬링을 즐기다가 본격적으로 컬링에 뛰어들게 됐다. 2010년 김 감독과 결혼하면서 경북 컬링계에 합류하게 됐다.

◆힘겨웠던 선발전, 그리고 평창올림픽

“장난 아니었어요.”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힘겨웠던 지난날이 떠오른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이 맡고 있는 여자팀은 이미 몇해 전부터 국가대표팀으로서 활약해왔다. 매번 치르는 국가대표 선발전 때마다 막강한 전력을 앞세워 태극마크를 차지했다. 때문에 세계 여러 국가에서 열리는 선수권대회나 동계아시안게임 등에 출전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자연히 국제대회 중간에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이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어떨 때는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와서 시차 적응도 못했는데 선발전을 치를 때가 있었다. 심신이 지친 선수들이 아픈 상황에서도 억지로 경기에 나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장 감독도 국가대표 선발전이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특히 올해는 평창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는 만큼 다른 팀과의 경쟁이 치열했다.

남자팀의 최대 라이벌은 강원도청팀이었다. 경북 남자팀은 전국체전에서는 수차례 강원도청팀을 꺾었지만, 유독 국가대표 선발전 때마다 강원도청에 고배를 마셨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목표를 ‘국가대표’가 아닌 ‘평창 올림픽 출전’으로 설정했다.

장 감독은 “평창을 목표로 체계적으로 테크닉을 연마하다 보니 자연히 전력이 좋아졌다. 강원도청 징크스를 깨고 태극마크를 단 것이라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두 감독 모두 올림픽은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서 더욱 설렌다고 했다. 특히 김 감독이 올림픽에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김 감독에게는 경북팀 선수시절이었던 2013년, 소치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표팀 선발전에서 경기팀에 간발의 차로 무릎을 꿇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누구보다 열정이 넘쳤던 선수였기에 아쉬움도 컸다고 했다.

김 감독은 “남의 속도 모르고 모 방송국 측에서 해설위원을 맡아달라는 연락이 왔다. 낙심이 커서 고사했지만 ‘니가 팀의 맏언니인 만큼 직접 올림픽을 보는 게 좋지 않겠냐’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어 해설위원으로 소치에 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 ‘우리나라 대표인 경기팀을 내가 응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마이크 앞에 서니 마음이 달라졌다. 평창올림픽에 선수로 참가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지만 욕심을 버리고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잘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두 감독은 일단 평창올림픽에서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뒀다. 장 감독은 “여자팀의 경우 메달권 진입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남자팀은 조별 예선라운드를 거쳐 4강에만 진출하면 금메달까지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두 감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고민거리는 뭘까. 김 감독은 “컬링도 상당한 집중력을 요하는데, 우리 선수들이 엄청난 함성 속에서 경기를 치러본 적이 없어서 집중력을 잃을까 걱정이다. 그래서 양궁대표팀의 장용술 감독을 만나서 많은 조언을 구했다”고 말했다.

장영술 감독은 올림픽을 앞두고 양궁대표팀 선수들의 집중력 향상을 위해 야구장 등의 소음이 큰 곳을 훈련 장소로 택하는 독특한 훈련법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 감독은 “지금은 언급할 수 없지만, 그런 상황을 대비한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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