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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김민상 "목진우의 차분한 광기, 자기최면으로 몰입"

2017-05-23 00:00

"연기 26년 차…'배우'란 글자가 덜 쑥스러운 배우 됐으면"

"목진우는 저와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어요. 저는 본능이 앞서는데, 목진우는 이성이 본능을 누르는 소시오패스잖아요. 사이코패스와 달리 말투가 차분하고, 잘 웃기도 하고요. 그래서 참 어려웠어요."


 OCN 개국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퇴장한 '터널'에서 악역 목진우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김민상(49)은 최근 쏟아지는 관심에 행복해했다.


 김민상은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목진우를 연기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보통 한 역할을 맡으면 내 안에서 그 캐릭터의 특징을 많이 찾는데, 목진우는 비슷한 부분이 전혀 없어서 고민이 많았다"며 "내가 먼저 목진우에게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극 중에서 목진우는 사회적으로 모든 것을 잃은 후에도 정신 만큼은 끝까지 무너지지 않아 더 섬뜩했다.
 "끝에 '사람들이 날 모른다니까'라며 되뇌는 장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목진우는 끊임없이 자기최면을 걸어요. 그게 차분함 속의 광기를 유지해주는 힘이죠. 저 역시 '사회 정의를 위해 더러운 것들을 없앤다'는 목진우의 신념을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자기최면을 통해 몰입하려 노력했어요."


 김민상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목진우가 감옥에 갇힌 정호영(허성태 분)을 찾아간 신을 꼽았다. 정호영은 "죽으면 나올 수 있겠다"는 목진우의 말에 자살했다.


 그는 "허성태씨가 인터뷰한 것을 봤는데, 대본에는 없던 저의 웃음에 눈물이 났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오히려 내가 웃은 것은 허성태씨의 리액션 덕분이었다. 그의 리액션이 좋아 더 놀려주고 싶었고,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민상은 '터널'의 인기비결로는 '대본'을 꼽았다.


 "작가님이 젊은 여자 분인데, 평소에는 목소리도 너무 작아서 말이 잘 안 들릴 정도거든요. 그런데 어디서 그런 배포가 나오는지 전개가 아주 시원시원해요. 목진우도 처음부터 언행이 수상해서 의심을 샀잖아요. 저는 처음에 '좀 숨겨야 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했는데, 작가님이 괜찮다면서 의심하게 두래요. 그러면서 스토리를 아끼지를 않더라고요. 꼬지 않고 '훅훅' 질러요. 그게 매력이었죠."


 그는 함께 호흡한 동료 배우들에 대해서도 큰 애정을 드러냈다.
 "최진혁씨는 집중할 때 눈빛을 보면 동물적인 에너지로 꽉 차 있어요. 윤현민씨는 정반대로 매우 차분하고요. 박광호(최진혁)가 나쁜 길로 빠졌으면 정호영, 김선재(윤현민)가 나쁜 길로 빠졌으면 목진우가 되지 않았을까요? 이유영씨도 순수하면서도 강한 정신력이 인상 깊었습니다."
 드라마에 출연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이지만 김민상은 1992년 연극 '바리데기'로 데뷔해 오랫동안 극장에 섰다. 연극배우 출신 중년 배우에게는 으레 '배고팠던 시절'을 물어보게 되는데, 그는 "그 생활을 즐기지 못하면 게으른 것"이라고 예상 밖의 답을 내놨다.


 "버스비가 없어 집에 걸어간 경험은 누구나 있잖아요. 돈 벌려고 연극을 하는 사람은 없어요. 연극배우는 저녁 8시에 공연하고 술 마시고 새벽에 잠들어서 다시 오후 4시께 나와 공연 준비하는 '한량'이죠. 그 생활을 즐겨야 예술가인 것 같아요.


전 광고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어요. 100군데 사진을 돌리다 보면 한 곳은 걸리거든요. 한 번만 걸리면 점점 확률이 높아져서 나중에는 월세 낼 정도가 되더라고요."


 연극 '베니스의 상인'을 볼 때 느꼈던 전율 때문에 대입 시험 70일 전 책을 덮고 연극판에 뛰어들었다.


 그는 연기생활 26년 차인데도 아직 배우라는 타이틀이 쑥스럽다며 그것을 극복하는 게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연기를 하더라도 항상 다 채우지 못해서 아쉽다"며 "어떻게 보면 다채울 수 없기에 배우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 배우라는 두 글자가 덜 쑥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끊었던 담배도 17년 만에 다시 물고, 액션을 소화하다 갈비뼈에 실금이 갈 만큼 이번 작품에 몰입했다는 김민상은 강렬한 목진우의 이미지 때문에 차기작이 부담스럽기도 하겠다는 주변 걱정에 "제게 이미지 변신은 아직 사치"라며 "계속 달리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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