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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스토리의 寶庫-호미반도&영일만을 가다 .2]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

2017-06-06

세찬 바닷바람 굴하지 않는 일월대…오늘도 연오랑세오녀를 기다린다

20170606
공원에서 바라본 산책로와 영일만 전경. 영일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을 정도로 거침없는 풍경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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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 내 쌍거북바위. 거북이 두 마리가 겹쳐있는 듯한 바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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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 내 연오랑뜰 한편 벽면의 타일에는 연오랑세오녀 설화가 6개로 나뉘어 그려져 있다. 설화가 동화 그림체로 표현돼 있어 어린이 방문객들이 설화를 이해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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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전통 정원을 재연한 한국뜰의 모습. 연못으로 유입되는 인공하천은 고대 철기문화의 한반도 유입과 전파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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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마을 전경. 마을은 볏짚으로 지붕을 엮어 세운 초가 3채와 정자, 대장간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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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예술뜰에 자리하고 있는 고려청자 모양의 철제 조형물. 이 조형물은 과학기술과 철의 만남을 의미한다.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임곡리 해안의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가 포항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공원은 삼국유사에 기록돼 전해내려오는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바탕으로 포항시가 조성했다. 설화에 따르면 연오랑과 세오녀는 2세기 중반 신라의 수도 경주와 가까운 동해안에 살았던 부부로, 이들은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왕과 왕비가 됐다. 학계는 이를 특정 세력이 일본으로 이주하며 탄생한 태양신화로, 한일 교류와 문화전파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 ‘스토리의 寶庫(보고) 포항 호미반도&영일만을 가다’ 2편에서는 포항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를 둘러봤다.

삼국유사 ‘연오랑세오녀 설화’ 바탕

포항시, 동해면 임곡리 해안에 조성
‘영일만 한눈에’ 거침없는 풍광 매력
문화교류 상징 한·일 전통정원 재현
신라마을·고인돌 등 다양한 볼거리
신라+철강도시 상징 조형물도 눈길

#1. 영일만을 한눈에 담다

공원은 포항시 남구 동해면 약전리에서 자동차로 호미곶 방향 도로를 따라가면 금세 도착할 수 있다. 공원 주차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탁 트인 바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일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을 정도로 거침없는 풍경이 매력적이다. 파도가 넘실대는 영일만을 가로질러 시선을 옮기면 포항도심의 고층아파트가 서로 경쟁하듯 하늘을 향해 솟아 있다. 아파트 뒤편으로는 백두대간의 웅장한 실루엣이 어렴풋이 보인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대한민국 산업의 주축인 포항철강공단이 나타난다. 특히 포스코 주변은 마치 거대한 군함 여러 척이 항구에 정박한 듯 그 모습이 위풍당당하다. 오른쪽을 바라보면 저 멀리 영일만항의 대형 크레인이 장난감 같은 모습으로 서 있다. 영일만항 방파제 끝부분부터는 장쾌한 동해의 연속이다. 바다 위 푸른 하늘이 검푸른 바다와 겹친 채 수평선을 이루고 있다.

영일만 바다와의 조우를 끝내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면 연오랑뜰 광장이다. 광장 한편 벽면의 타일 위에는 연오랑세오녀 설화가 6개의 그림으로 나뉘어 그려져 있다. 연오가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는 모습, 신라에 해와 달이 사라져 백성들이 두려워하는 장면 등이 동화 그림체로 표현돼 있어 어린이 방문객들이 설화를 이해하기에 좋다.

연오랑뜰을 지나면 전시공간으로 향하는 길이다. 길 양쪽에는 정원 두 곳이 조성돼 있으며, 각각 한국뜰과 일본뜰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정원은 한국과 일본의 문화교류를 상징한다. 길 왼쪽의 한국뜰은 우리나라의 전통 정원을 재연했다. 기와가 얹힌 정자 앞은 연못과 꽃밭으로 꾸며져 있고, 연못으로 유입되는 작은 인공하천은 고대 철기문화의 한반도 유입과 전파를 상징한다. 한국뜰 맞은편 바닷가 방향에는 일본뜰이 위치해 있다. 일본뜰 역시 고대 한일간 교류와 양국의 우호를 의미한다. 일본식 정자와 연못이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원을 지나면 경주의 첨성대와 비슷한 크기의 철제 첨성대와 만날 수 있다. 신라의 번영을 상징하는 첨성대가 철강도시 포항의 이미지와 어우러져 어색하지 않은 느낌이다. 물론 경주 첨성대의 건립시기는 연오랑세오녀 설화의 배경인 2세기보다 몇백 년 후다. 선덕여왕(재위 632∼647) 당시 첨성대가 세워졌지만, 일본에 문물을 전해준 신라의 문화적 역량을 표현하는 상징물로 손색이 없다.

#2. 포항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첨성대 옆 산책길을 따라가면 커다란 배 모양의 나루쉼터에 다다른다. 나무로 만든 배 모양의 쉼터 가운데에는 돛 모양의 철제 조형물이 서 있고, 뱃머리 부분에는 지름 1m가량의 원판이 자리해 있다. 원판에는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 등 동아시아 주요 도시와 포항 간 거리를 적어, 포항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해양도시임을 강조하고 있다.

나루쉼터 옆 철예술뜰에는 철과 관련된 다양한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고려청자 모양의 철제 구조물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반긴다. ‘철로 고려청자의 형상을 재현해 우리 민족의 의지와 집념을 표현했으며 과학기술과 철의 만남을 의미한다’는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철로 만든 원통형 조형물도 특이하다. 원통의 위아래에는 각각 한글과 영어로 연오랑세오녀 설화가 새겨져 있다. 하단에는 3개의 다리를 가진 새로 태양에서 산다는 삼족오(三足烏)가 그려져 있는데 이는 영일만의 유래와 관련이 있다. ‘영일’은 ‘해맞이’라는 뜻으로, 연오랑의 ‘연오’는 태양 속에 까마귀가 산다는 ‘양오(陽烏)전설’의 변음이다. 세오녀의 ‘세오’ 또한 태양의 다른 이름인 ‘금오(金烏)’의 변형으로 알려져 있다.

테마파크 동편에 자리잡은 신라마을은 색다른 볼거리다. 마을은 볏짚으로 지붕을 엮어 세운 초가 3채와 정자, 대장간으로 이뤄져 있다. 마을은 오래전 서민들의 삶터를 재현하고 철기문화가 왕성했던 옛 시대상을 표현하기 위해 조성됐다. 3채의 초가에는 각각 연오댁, 세오댁, 도기야댁이라는 현판이 걸려있으며, 대장간에는 철을 녹이는 가마가 재현돼 있다. 초가지붕을 얹은 정자는 시원한 그늘을 방문객들에게 내어준다.

신라마을에서 바닷가 방향으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일월대(바다쉼터)다. 일월대 동편 오솔길을 따라가면 해병대 휴양지인 포항 청룡회관이다. 일월대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꽤 낭만적이다. 해안 절벽의 소나무가 운치를 더해주는데, 세찬 바닷바람에 굴하지 않고 생명을 유지해온 나무의 모습이 범상치 않다. 쾌청한 날에 오면 마치 제주도 유명 관광지의 그것처럼 절제된 느낌의 해안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공원 중앙부 곳곳에 자리한 지석묘(고인돌)는 포항의 고대 역사를 담고 있다. 지석묘는 포항시 남구 동해면과 구룡포읍 일원에 산재했던 것으로, 산업단지 조성으로 인해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신라마을 인근 쌍거북바위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공원에서는 짧은 거리지만 등산도 즐길 수 있다. 연오랑뜰 광장과 철예술뜰을 잇는 등산로는 400여m 길이로 공원 뒤편의 낮은 산등성이에 자리하고 있다. 등산로 입구에 급한 계단이 있지만, 중간지점에 산마루정자가 있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3. 영일만 태양신화의 시작점

연오랑세오녀 설화에 따르면 연오는 157년(아달라왕 4년)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간 후 그를 떠받드는 일본인들에 의해 왕으로 추대됐다. 연오의 부인인 세오 역시 사라진 남편을 찾기 위해 바닷가를 찾았다가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왕비가 됐다. 연오랑과 세오녀가 사라지자 신라에는 해와 달이 사라졌다. 신라 왕 아달라 이사금은 신라에 닥친 재앙이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건너간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신라에서는 연오랑과 세오녀에게 신라로 돌아올 것을 부탁했지만, 이들은 직접 돌아오는 대신 비단을 보낸다. 이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자 신라에 해와 달이 다시 돌아왔다고 전해진다. 비단을 왕의 창고에 간직하고 국보로 삼았는데, 창고의 이름을 귀비고(貴妃庫)라 했다. 하늘에 제사를 지낸 곳은 영일현(迎日縣) 또는 도기야(都祈野)로 알려져 있다.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일월지(日月池)가 당시 제사를 지내던 현장으로 알려져 있으며, 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글=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 여/행/정/보= 포항시 남구 동해면 약전육교 아래에서 호미로를 따라 호미곶 방향으로 가면 공원에 도착할 수 있다. 구룡포에서 호미곶을 거쳐 갈 경우 호미곶에서 호미로를 이용해 동해면 방향으로 빠져나와도 된다. 공원은 올해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지만, 전시공간인 귀비고를 제외하고는 관람이 자유롭다. 약전육교까지는 포항 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익산포항간고속도로 포항IC, 울산포항간고속도로 남포항IC를 빠져나와 구룡포 방향 순환도로에 합류한 후, 동해교차로에서 동해면 방향으로 진입한 뒤 고가도로 옆길로 빠져나오면 약전육교 아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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