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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 상호보완적 톱팀

2017-06-09

조직 운명 결정하는 것은 리더가 구성한 ‘최고위팀’
日영화 ‘7인의 무사’처럼 이질적 구성원이 만나야 단순 합 이상 시너지 효과

[경제와 세상] 상호보완적 톱팀

최근 예상치 못하게 국가의 리더십이 바뀌면서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어떤 리더십이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까. 심각한 위험에 처한 백척간두의 상황에서 어떤 리더가 나라를 위기로부터 구해낼 수 있을까.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가는 물론 기업과 같은 조직의 운명에 리더가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그 영향력의 실제 원천은 리더라는 특정 개인이 아니라 리더가 구성하는 최고위팀, 즉 톱팀(top team)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톱팀 구성의 기준은 무엇일까?

톱팀 구성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리더들에게 필자는 1950~60년대에 일본 영화를 세계에 알린 거장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명작 ‘7인의 무사’를 참조하라고 조언한다. 할리우드에서 ‘7인의 총잡이’로 두 번이나 리메이크된 이 영화는 살인과 약탈, 폭력이 횡행하던 무법천지 일본의 전국시대 때 어느 가난한 농촌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이 마을 근처 산에는 수백명의 산적떼 소굴이 있는데 추수 때만 되면 산에서 내려와 1년 동안 힘들여 농사 지은 곡식들을 몽땅 약탈해가고 부녀자들을 납치해 마을 사람들이 생존위기에 처하게 된다. 참다 못한 마을 사람들이 몇 푼 안 되는 전 재산을 모아 무사를 고용해 마을을 지키기로 했다.

마을 대표들이 도성에 나와 무사들만 보면 부탁해보지만 보수가 형편없이 작은 데다 산적 수가 너무 많아 계속 퇴짜를 맞는다. 이를 멀리서 지켜보던 고령의 한 무사가 측은지심을 느껴 도와주기로 하고 거리를 지나는 무사들을 설득하여 여섯 명이 더 참여해 총 일곱 명의 무사가 수백 명의 산적떼와 싸워 마을을 지키기로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일곱 명의 구성이다. 전원 용감무쌍한 투사들일 것 같지만 실은 전혀 다르다. 창과 칼을 휘두르는 실제 전투에는 크게 위력이 없지만 전체 무사와 마을사람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구심점이 되는 늙은 무사, 냉정한 작전 전문가, 무모해보이고 거칠지만 맨몸으로 겁없이 적진으로 돌격하는 야전 스타일, 평생 쟁기와 삽만 쥐어본 농부들을 용맹한 군사로 조련하는 훈련 전문가 등 각자의 역량과 성향이 천차만별이다. 어떻게 보면 잡다한 오합지졸 같은 이질적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7인의 무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군대인 수백명의 산적떼를 물리치고 마을을 구해낸다는 스토리다.

이 영화를 보면 가지게 되는 질문은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일곱 명의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무사가 수백명의 훈련된 산적들을 물리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인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해답은 바로 상호보완성이다. 언뜻 생각하면 구성원 전원이 동일한 종류의 역량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팀이 강할 것 같지만 실제 성과를 보면 서로 다른 이질적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팀이 압도적으로 높은 성과를 나타낸다. 이질적인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팀의 각 개인은 서로 다른 장단점이 있지만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줌으로써 전체 팀 수준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 즉 구성원들의 다양한 장단점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단순한 합을 넘어서는 시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반면 모든 구성원이 동일한 가치관과 역량을 가진 팀은 효율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는 하지만 그 획일적 장점이 통하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단순한 합에 지나지 않아서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따라서 톱팀 구성에서 리더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자신과 코드가 맞는 동질적인 사람들로만 팀을 채운 결과 비합리적 결정에도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아 대참사를 발생시키는 집단사고다. 필자가 기업이나 비영리단체의 리더를 자문할 때 맨 먼저 제시하는 조언은 바로 수행비서처럼 비위를 맞추며 자신을 ‘보좌’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쓴소리도 마다 않으며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여 전체 팀 수준에서 최고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자신만의 7인 무사로 톱팀을 구성하라는 것이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톱팀 구성이 한창 진행 중이다. 위기의 대한민국호를 이끌어갈 톱팀의 구성에서 문 대통령이 항상 기억해야 할 핵심 기준은 바로 상호보완성일 것이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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