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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AIIB 제주총회

2017-06-13
[CEO 칼럼] AIIB 제주총회
이승률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오는 16일부터 2박3일간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2017 연차총회가 제주에서 열린다. 지난해 베이징총회에 이어 중국이 아닌 국가에서 처음 개최되는 만큼 그 의미가 상당하다. AIIB는 중국 주도로 설립된 국제개발은행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개발 지원 목적으로 2016년 공식 출범했다. 현재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남미 국가들도 참여하여 미국, 일본을 제외한 77개국이 가입했다.

지난해 한국은 37억달러를 투자하고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출범 당시 한국 대표가 AIIB 부총재 자리에 올랐지만 국내 사정상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물러난 바가 있다. 최근 진리췬 AIIB 총재는, 부총재직은 한국에 항상 열려 있으며 AIIB에서 한국의 역할이 막중한 만큼 앞으로도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필자는 2014년 21세기한중교류협회(김한규 회장)에서 진행한 제14차 한중지도자포럼 외교안보분야 토론자로 참석한 바 있다. 그때 중국측 대표단으로 방한한 탕자쉬안 전 국무위원과 진리췬 총재(당시 AIIB 추진단장)를 만나 공식회의 석상에서 몇 가지 질의를 했다.

AIIB에 한국이 참여한다면 북한도 수혜자가 될 수 있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진리췬 당시 단장은 북한이 통계자료와 투명성만 갖추게 된다면 북한 인프라건설 사업에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평소 OECD, IMF 관계자와의 대화를 통해 북한 투자의 걸림돌이 통계자료 미비와 투명성 문제라는 지적을 들은 바 있는데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한국이 AIIB에서 영향력 있는 참여국이 된다면 해외건설 프로젝트나 경제적 측면에서 여러모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 가운데서도 특별히 AIIB 기금을 활용한 북한 인프라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일은 지속적인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경협의 돌파구를 여는 동시에 장차 도래할 한반도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신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동아시아의 동쪽 끝에 있는 한반도는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시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경우 북한의 국제화와 개혁개방은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국토개발 및 경제발전에 대한 의지를 갖고 정상적인 국제관계를 위해 필요한 통계자료를 갖추고 투명성을 보장할 수만 있다면 일대일로 사업의 재정적 플랫폼 역할을 하는 AIIB를 통한 자금 지원 및 투자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AIIB와 일대일로 사업은 중국 주도 양수겸장의 세계화 전략인 동시에 그 파문은 북한을 개방하고 국제화하는 관건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다만 이러한 투자가 한반도 통일에 보탬이 되고 지속적인 협력기회를 제공하는 일인지는 점검해야 한다. 시진핑 주석이 꿈꾸는 중국몽, 중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중화주의 세계관은 한편으로는 주변국에 경제 및 외교안보적 압박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진리췬 총재가 언급했듯이 AIIB 부총재직에서 밀려난 현 상황을 극복하고, 일대일로 사업의 동쪽 시발점을 구비하기 위한 조건으로 북한을 포함하는 한반도 전체 인프라건설 사업에 대한 새로운 전략적 접근을 통해 AIIB 내 영향력을 확보하는 한편 한반도 통일기반을 위한 인프라 건설 투자에 실질적인 주도권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침 제주에서 AIIB 2017 연차총회가 개최되는 이 기회를 잘 이용하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중관계를 복원할 계기로 활용하고, 나아가 북한 내 인프라 건설과 한반도 접경지역에서의 초국경 국제협력을 동시다발적으로 이끌어냄으로써 북방을 향한 한민족 대통합의 길을 활짝 여는 역사적 호기로 발전시킬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이것이 문재인정부의 새로운 통일준비 대안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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