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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교의 직론직설] 보수 혁명을 위한 다섯 가지 과제

2017-06-23

먼저 친박청산 등 인적 쇄신
비전과 가치 담긴 철학 정립
철학·이념 정책으로 구체화
홍보와 조직 위한 대중운동
객관·통합적 역사연구 필요

[서성교의 직론직설] 보수 혁명을 위한 다섯 가지 과제

보수가 창피하다.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이다. 보수의 심벌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당하고 감옥까지 갔다. 보궐로 치러진 대선에서 역대 최저의 득표, 최대 표 차이로 패배했다. 찬바람 맞으며 태극기를 흔들었지만 남은 것은 좌절과 분노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나의 삶이었고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체인데, 나라가 무너지면 내 인생도 무의미해진다. 정치적 상실감과 위기의식이 극에 달했다. 영국의 보수당 출신 디즈 레일리 총리가 말한 대로 보수는 ‘바보들의 집단’이 되었다. 자랑스러웠던 대한민국 보수가 왜 이렇게 되었나?

보수 혁명을 위해 먼저 처절한 자기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잃어버린 10년 뒤 집권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부패와 무능으로 점철되었다. 김대중-노무현 진보 정권 실패에 대한 ‘안티테제’로 집권에는 성공했지만 국정은 실패했다. 책임감은 보수의 덕목이다. 국가와 국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박 전 대통령도 이제 떠나 보내야 한다. 친박 핵심 인사들도 청산해야 한다. 인간적인 서운함은 다른 이야기다. 잘라내야 할 것은 잘라내야 새 살이 돋는다. 과감한 인적 쇄신은 보수 혁명의 첫 단추다. 프랑스의 마크롱에게 배워야 한다.

다음 과제는 보수 정치 철학의 정립이다. 그간 대한민국 보수는 철학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반공 보수주의, 발전국가론으로 통치 이념을 삼아왔다. 뉴라이트 운동의 공동체 자유주의, 신자유주의도 모순과 혼란을 초래했다. 미국의 레이건, 영국 대처의 보수주의 철학을 차명해왔다. 보수가 수구와 반동, 기득권 옹호를 넘어서서 지켜야 할 진정한 가치를 창출해내야 한다. 보수가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그려야 한다. 정치는 비전과 가치를 위한 투쟁이다.

철학과 이념은 정책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분단된 민족의 문제는 안보 만능주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시장 만능주의로 해결할 수 없다. 분단 해소와 통일, 저출산 고령화, 경제적 양극화, 교육과 복지 등 보수의 과감한 정책 재정립이 필요하다. 분야별 전문가 그룹의 형성과 아이디어 창출이 필요하다. 대안 없는 집권은 참혹한 실패로 끝난다.

홍보와 조직을 위한 대중 운동이 필요하다. 2004년부터 시작된 뉴라이트 운동은 새로운 보수를 정립하기 위한 지식인과 대중운동으로 성과를 거두었다. 노무현정부의 종북 좌파, 대중 포퓰리즘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투쟁했다. 정치하지 못한 철학 체계, 신념의 비확고성, 순수성 훼손 등으로 지속화되지 못한 점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진보의 운동과 투쟁을 배워야 한다. 일차적으로 청년 보수주의 운동이 중요하다. 순수한 애국심과 열정으로 운동의 효과성도 높이고, 정치 참여의 기회도 된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역사를 재해석해야 한다. 역사를 정립하지 않고는 철학도 가치도 생산될 수 없다. 그동안 한국 근현대사 연구는 진보의 몫이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이 그렇고 각종 교과서도 이들의 작품이었다. 국정 역사교과서의 실패는 예견되었다. 보수는 사관도 없고 역사 연구도 없었다. 보수의 객관적이고 통합적인 역사 연구로 국가 정체성을 바로잡고 논란을 종식시켜야 한다.

보수와 혁명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보수는 급격한 변화에 저항한다. 하지만 소중한 가치를 얻고자 하면 혁명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혁명은 개혁, 쇄신, 재건보다 더 지난한 주체적 작업이다. 진보 정권의 가식과 이중성, 정치적 실수, 정책적 실패에 기대어 반대급부만으로 정권 창출은 불가능하다. 20세기 초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에 나타난 현대 독일 발전의 원동력이 된 ‘보수 혁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바른정책연구원 원장,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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