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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도서관은 놀이터다

2017-07-07

‘책이 있는 놀이터’로 거듭난 우리 곁의 보물창고
아동극·영화·음악회 감상 등 생각지도 않던 재미
영아에서 노년층까지 문화센터 못잖은 프로그램

20170707
지난 1일 대구 남부도서관에서 열린 ‘2017년 여름 영유아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와 부모들이 물고기 조형물을 만들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흔히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하지만 도서관 종사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 말의 실체에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흔히 가을이라고 하는 9~11월의 도서관 이용자수나 대출권수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가을은 야외활동에 좋은 시기인 데다 이런 날씨 덕분에 여러 행사가 많이 열려서 오히려 여유를 가지며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실제 독서의 계절은 언제일까. 여름이라고 한다. 그것도 햇볕이 가장 뜨거운 7~8월이다. 방학과 휴가철이 겹쳐서 여행을 많이 떠날 것 같고 무더워서 바깥 출입을 그리 많이 할까라는 생각이 얼핏 들기도 하지만 도서관의 월별 이용률을 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폭염이 지배하는 7~8월에 오히려 도서관을 찾는 이들이 많고 따라서 이들이 책을 빌려가는 수도 급증한다.

수성구립도서관(범어, 용학, 고산, 책숲길, 고산어린이, 물망이, 파동, 사월역도서관)의 2016년 월별 이용률을 살펴보면 7월의 이용자수는 4만3천507명, 대출권수는 12만8천807권이고 8월의 이용자수는 4만8천313명, 대출권수는 17만8천521권이다. 이에 비해 9월은 각각 3만1천717명과 12만1천632권, 10월은 3만2천946명과 12만7천840권, 11월은 3만1천880명과 12만440권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범어도서관 신종원 관장은 “7월과 8월에 여름방학이 끼여있다 보니 이용자와 대출권수가 많다. 무더위를 피해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려는 사람이 많고 도서관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니 여기에 참여하려는 사람도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름철에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이 많다 보니 도서관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프로그램도 이 시기에 집중된다. 최근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는 곳에서 벗어나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어 여름철 도서관을 이용하면 풍성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지역도서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도서관들이 ‘도서관=책’이란 공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는 곳이 아니라 ‘책도 읽는 곳’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며 “도서관이 많은데 비슷한 종류의 책만으로 시민들의 발길을 끄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도서관의 역할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도 다양해지면서 기존의 도서관 기능 외에 차별화된 전문지식이나 서비스로 특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사람들의 독서량이 턱없이 적다고 걱정이지만 실제 도서관과 도서관 이용자의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5년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2003년 전국 도서관의 수가 1천543개, 연간 이용자수는 2억500만5천363명이던 것이 2014년에는 1만2천731개와 4억4천51만9천353명으로 증가했다. 도서관도 많이 늘어났지만 이용자가 특히 증가했다. 그만큼 도서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이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도서관의 특화프로그램 개발과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6월 한국도서관협회와 함께 ‘특화도서관 10개관’을 선정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사업은 문화적·인구적 특성, 보유자원, 지자체 정책방향 등 지역 환경의 특성을 발전시켜 이용자 요구에 맞는 특화서비스를 위해 시범사업으로 10개 도서관을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다. 선정된 특화도서관에는 전문인력과 도서관별 맞춤형통합지원이 제공된다.

도서관의 변화양상을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학생들이 책 읽고 공부하는 공간’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여가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도서관의 주기능이 책의 대출과 반납, 학생들의 학습 공간이었으나 최근에는 독서문화프로그램들이 많아져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주이용자도 학생, 어린이와 학부모, 여성이던 데서 최근에는 영아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하고 은퇴자를 중심으로 남성 이용자수도 많다.

특히 도서관이 노년층 이용자에 신경을 쏟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책과 점점 멀어진다. 시력 저하로 인해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것이 부담스러워지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지역도서관이 노년층의 발길을 도서관으로 향하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범어도서관의 경우 노년층을 겨냥한 프로그램으로 특화를 꾀하고 있는데 ‘행복한 100세 경영아카데미’가 대표적이다. 수성도서관도 2016년부터 노안, 약시, 시력 감퇴 등으로 독서가 어려운 사람과 시각장애인에게 시, 소설 등 문학작품을 녹음해 대여해주는 ‘소리인문학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근 도서관의 문화프로그램이 더욱 풍성해지는 것도 변화된 부분이다. 문화프로그램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전체 프로그램의 수도 많아졌다. 인문학강좌 중심에서 과학, 예술 등으로 주제가 다양화되고 있고 강연 위주에서 탐방, 체험활동이 많아진 것도 바뀐 점이다. 과거에는 주로 영화를 상영했으나 최근에는 아동극, 연극, 오페라, 무용, 음악회 등 공연이 많아지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 W2면에 계속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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