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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딤프의 파트너십

2017-07-17
[기고] 딤프의 파트너십
더들리 힌턴 영국 뮤지컬 제작사 RDL 소속 프로듀서

공연을 제작한다는 것은 항상 금전적으로나 실무적으로 굉장히 쉽지 않은 작업이다. 게다가 공연을 지구 반대편으로 가져가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다른 작업 방식을 가진 현장 작업자들과 함께 일할 때는 그 어려움이 배가 된다. 이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공연 제작자들은 ‘파트너십’에서 찾는다. 우리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과 맺고 있는 관계가 바로 그 파트너십이다. 운이 좋게도 우리는 이 축제에 2010년부터 참여했다. 2015년 ‘포비든 플래닛’, 2016년 ‘금발이 너무해’, 그리고 올해 ‘스팸어랏’은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매년 우리는 세 가지를 보고 놀란다. 우선, 딤프는 프로듀서라면 꼭 같이 일해보고 싶은 종류의 단체다. 체계가 잘 되어 있고, 운영이 매끄럽고 참가 팀들에 대한 대우가 굉장히 좋다. 둘째, 딤프는 대구시와 시민들의 열띤 지지를 받는다. 도시 전체가 이 축제의 주인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기에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삶의 질을 높이고 시야를 넓힌다는 본연의 가치를 위해 도시가 문화예술 행사를 주관하는 모습은 전 세계 모든 도시가 배워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주최 측의 열정이다. 축제는 매년 성장해 날이 갈수록 더 많은 해외 관계자들이 참가하고 해외 작품들이 공연을 올린다.

뮤지컬은 어느 때보다 세계적인 사업이다. 성장세에 있는 한국과 중국의 시장은 영국, 미국의 공연 제작자들에게 새로운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감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 의미에서 딤프는 지구상의 온갖 작품과 배우들이 한 곳에 모이는 굉장히 특별한 축제다. 관객들의 수준은 말할 것도 없고,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에 대해 굉장히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또 축제에 참가하는 배우 및 스태프들을 매우 따뜻하게 환영해주고 지원해주며 특별하게 맞이하는 분위기도 있다. 대구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도 언제나 즐겁다. ‘스팸어랏’은 특히 영국 특유의 유머로 점철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 관객들이 이해한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웠다.

관객뿐 아니라 축제의 운영자도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딤프 이사장, 집행위원장부터 자원봉사자까지 모두가 함께 운영하는 방식은 딤프가 맞닥뜨릴 어떤 어려움도 해결해낼 뿐 아니라 참가 팀들의 성장도 이끌어낼 수 있다. 올해 ‘스팸어랏’ 무대는 영국 공연 때 사용되었던 무대보다 더 큰 규모로 한국팀이 직접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영국크루들은 새로운 작업방식들을 배울 수 있었다. 공연 마지막 피날레 곡을 부를 때에는 한국 크루들과 통역 자원봉사자들까지 무대에 올라와 함께했는데 정말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영국에서는 어떤 일을 할 때 파트너십이 필수다. 딤프에 참가했던 영국 작품들 사이에 파트너십이 잘 형성되었다. 레스터 커브극장, 콜체스터의 머큐리 극장 등 그 작품들을 제작한 영국내 최고의 극장들과 딤프의 관계도 그렇다. 국가 간 경계가 명확하고 무자비함이 팽배한 이 양극화된 세계에서 문화를 통해 교류를 한다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하다. 올해 공연 때, 영국 배우들이 “Always Look On The Bright Side Of Life(삶의 밝은 면을 보세요)”라는 곡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한국말로 부르고, 한국 관객이 동참해 함께 불렀던 것이 문화를 통한 교류를 정확하게 보여줬던 장면이라 생각된다. 축제를 성황리에 치른 딤프와 대구 시민들에게 축하드린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 축제를 기쁜 마음으로 지원할 것이며 오래도록 파트너가 되길 바란다. 더들리 힌턴 영국 뮤지컬 제작사 RDL 소속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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