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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TK는 왜 인물없는 곳이 됐을까

2017-07-18
[취재수첩] TK는 왜 인물없는 곳이 됐을까

사실 이 글은 독자들에게 드리는 공개 질의다. 중앙 정치권에서 올해 자주 듣는 말이 있는데, 공감은 가지만 이유를 납득할 수 없어 고견을 듣고자 함이다.

문제가 되는 말은 “보수·TK(대구·경북)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첫 번째로 이 이야기를 듣고 고민에 빠졌던 때는 ‘5·9 대통령선거’ 과정에서다.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돼지발정제’ ‘막말’ 등으로 한창 구설에 올랐을 때였다. 논란이 커지면서 반응 취재에 나섰을 때, 서울 내 TK 정치권은 “그래도 홍준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에 사람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대선 후에도 이 말은 어김없이 나왔다. 같은 보수성향인 바른정당이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을 앞두고 다시 회자됐다. 특히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언했으나, 이를 두고 그의 지지자들이 이 말을 꺼냈다. 지지자들은 “대선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안다”면서도 “보수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 중에는 (유승민밖에) 인물이 없지 않나”라고 했다.

지역 정치권에서 “TK 의원들 간 단합이 안되고 구심점이 없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와 이런 주제를 놓고 취재할 때도 “그럼 누가 있다는 거냐”라거나 “사람이 없는데 어쩌라는 거냐”라는 답을 들어야 했다.

최근 한국당 경선 과정에서 이 같은 취지의 말은 기자를 곤란하게까지 했다. 새 지도부에 TK 인사가 진출할 수 있을까라는 분석 기사를 취재하던 때였다. 한 서울지역 언론 기자는 취재 아이템을 듣고 “TK에 될 만한 사람이 누가 있냐”고 되물었다. 나름의 답을 꺼냈으나 돌아오는 건 비웃음이었다. 한 TK 지역 의원의 보좌관도 “경북은 그렇다 치고 대구에 사람이 누가 있냐. 재선이 최다선인 지역인데…”라고 혀를 끌끌 찼다. 이 보좌관은 “매번 언론이 TK 물갈이를 주장해서 그렇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 잇따르자, 이에 대한 정치권의 해설 역시 “보수에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 전문가와 한 한국당 핵심의원 간 식사자리에 동석했을 때도, “전혀 새로운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전문가의 주장에 한국당 의원은 “누가 있다는 거냐, 다 안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정말 이유를 못 찾고 있어 질문을 드린다. 과연 보수·TK가 그만큼 인물이 없는 곳일까.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데 최근 9년여 동안 정권을 잡았던 TK가 이렇게 한순간에 망해도 되는 걸까.

이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정말 문자 그대로 이렇다 할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고, 아니면 사람을 잘 키워내지 못했다는 반성도 있다. 혹은 지금의 기득권이 자라나는 새싹을 밟았다고도 하고, 항상 여당으로 정권과 맞닿아 있다 보니 인물의 부재를 깨닫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어디 가나 이런 소리가 들리는데 TK 정치권의 당사자들은 이를 자포자기하듯 남의 말 한다는 점이다.

정재훈기자<서울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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