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70815.010110736490001

영남일보TV

[스토리의 寶庫-호미반도&영일만을 가다 .7] 동해안연안녹색길

2017-08-15

거친 해안절벽, 울퉁불퉁 갯바위…마치 지질공원에 온듯

20170815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 동해안연안녹색길 앞으로 푸른 동해가 펼쳐져 있다. 동해안연안녹색길은 칠포리와 인근 오도리의 해안을 잇는 1.15㎞ 걷기 길이다.

동해안연안녹색길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와 오도리를 잇는 1.15㎞의 걷기 길이다. 동해안 전체를 잇는 해파랑길의 한 구간이며, 수려한 해안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코스가 짧고 지형의 고저차가 작아 걷기 편하며, 천천히 걸어도 40여분이면 왕복이 가능하다. 길 주변에는 해수욕장 등 관광지까지 인접해 있어 녹색길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스토리의 보고 호미반도 & 영일만을 가다’ 7편은 해안절벽 데크길을 걸으며 바다를 전망할 수 있는 동해안연안녹색길에 대한 이야기다.

흥해 칠포리∼오도리 1.15㎞ 데크길
동해안 전체 잇는 ‘해파랑길’ 한 구간
고저차 작고 완만한 지형 걷기에 편해
과거 일반인 출입 제한 군사보호구역

해오름전망대 서면 호미반도 한눈에
30여m 높이 ‘스카이워크’ 스릴 넘쳐
길 아래 곳곳 솔숲에 가린 작은 해변
바닷바람 맞는 포토존 벤치서 휴식도

#1.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

동해안의 피서 명소인 칠포해수욕장에서 자동차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잠시 이동하면 작은 항구가 자리한 칠포리에 도착할 수 있다. 칠포리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고대 암각화가 발견된 곳으로, 조선 후기까지는 군사요새가 자리했다. 7개의 포대가 있는 성이라고 해 ‘칠포성’이라 불렸다고 전해진다. 해안 바위와 바다색이 옻칠을 한 듯 검다고 해 ‘칠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지금의 칠포리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항구 앞 주차장 뒤로 횟집이 즐비하고, 접안시설 앞으로는 고깃배가 줄지어 정박해 있다. 활어를 실어나르는 트럭과 바닷가를 찾은 피서객의 발걸음이 속속 이어지고, 마을 주변에서는 활기찬 분위기가 감돈다. 식당 문턱에 걸터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횟집 아주머니의 이마 주름에서 바닷가 사람들의 거친 삶과 여유를 엿볼 수 있다. 항구 앞 주차장을 지나 북쪽 방파제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동해안연안녹색길의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된다. 녹색길은 포항에서도 소문난 풍광을 지진 해안 절벽에 조성돼 있기에 기대감이 앞선다.

방파제 앞에서부터 목적지인 오도리까지는 1.15㎞다. 방파제를 지나 해안 절벽 아래로 이어진 포장도로를 걷는다. 절벽 위에는 철거된 건물의 잔해인 듯한 기둥들이 서 있다. 건물의 몸체는 온데간데없고, 새하얀 벽돌로 쌓은 아치모양의 건물 입구만 남아있다. 폐허로 볼 수도 있지만 전혀 흉물스럽다는 느낌은 없다. 오히려 벽돌기둥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절벽을 돌아나가면 오른쪽 해안에 자리한 새카만 갯바위가 눈에 띈다. 바위는 울퉁불퉁한 데다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어, 그 모습이 제각각이다. 특히 눈에 띄는 바위 하나가 시선을 잡아당긴다. 마치 마이크 혹은 숟가락이나 병따개 같은 모습이다. 기둥 위에 커다란 원통이 얹혀있는 모양으로 상단부에 깊은 구멍이 패어 있다. 피서객들은 이 바위 주변에 자리를 잡고 물놀이를 즐기는가 하면, 몇몇 강태공들은 낚시 삼매경에 빠져 있다.

#2. 해오름전망대를 가다

20170815
동해안연안녹색길 해오름전망대를 찾은 방문객들이 스카이워크 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전망대에서는 영일만신항과 호미반도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갯바위 구경을 마치자 데크길이 등장한다. 철제 기둥을 세운 후 나무데크를 깔아 길을 조성했다. 길이 해안절벽을 따라 이어져 있기에 녹색길을 걷는 내내 바다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녹색길은 과거 군사보호구역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됐던 곳이다. 군인들의 해안경비 이동로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길로 태어난 것이다. 녹색길은 그동안 지리적으로 단절됐던 두 마을을 잇고 있다. 안내판에는 녹색길이 ‘칠포리와 오도리를 있는 상생의 길’이라고 적혀 있다.

녹색길을 품고 있는 해안절벽의 바위 때문인지 마치 지질공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거친 바위 표면 틈새에서 자라난 소나무가 길의 운치를 더한다. 한동안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지지만 체력적 부담은 없다. 계단을 걸으며 동해안의 절경에 감탄하려는 순간 저 멀리 배 모양의 해오름전망대가 보인다.

데크길을 따라 조금 더 걸으면 20번 지방도와 나란히 뻗어있는 녹색길과 만난다. 곧 뱃머리 모양을 한 해오름전망대에 도착한다. ‘해오름’이란 전망대 이름은 2016년 완전개통한 울산포항고속도로와 관련 있다. 고속도로가 지나는 포항, 경주, 울산이 함께하는 동맹의 명칭이 해오름이다. 바닷가와 인접한 3개의 도시가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의 발판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녹색길에서 바라본 해오름전망대는 거친 대양의 파도를 헤쳐나가는 범선의 뱃머리와 닮아 있다. 전망대 중앙에는 돛대를 형상화한 듯한 기둥이 서 있다. 기둥 꼭대기에서 뻗어나간 철선들이 전망대의 앞쪽과 뒤쪽 바닥으로 연결돼 전망대의 하중을 지지한다.

전망대에 들어서자 주변 풍경이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파도와 바람에 침식된 붉은 바위가 보인다. 특히 한 바위가 눈에 띄는데, 그 모양이 예사롭지 않다. 촛대 여러 개가 서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의 손가락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뚝 솟은 바위는 바다와 어우러져 동해의 장쾌함을 더하고, 해안선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칠포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새하얀 모래 해안을 따라 시선을 위로 옮기면 영일만신항이 보인다. 영일만신항 크레인 너머로는 동해로 뻗어나온 호미반도가 자리하고 있다.

전망대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30여m 높이에 자리잡은 스카이워크다. 전망대 뱃머리 맨 앞부분이 스카이워크인데 ‘U’자 모양으로 돌아나올 수 있다. 통유리로 바닥을 만든 일반적인 스카이워크와 달리 철망을 바닥에 깔았다. 철망의 구멍 아래에서는 어질어질한 풍경이 올라온다. 발밑으로 바닷물이 반짝반짝 찰랑이며 가슴을 졸이게 만든다. 스카이워크 입구에는 ‘한 번에 5명 이상 올라가지 말라’는 나름 무시무시한 문구가 적혀 있다. 관광객의 안전을 위한 안내문구가 오히려 스릴있게 다가온다. 전망대는 늘 사진을 찍으려는 연인들로 북적인다. 이들은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처럼 포즈를 취하거나, 사진을 찍으면서 각자의 추억을 가지고 돌아간다.

#3. 숨은 해변을 엿보다

20170815
칠포리와 오도리 사이의 해안에는 작은 해변이 곳곳에 숨어있다.
20170815
동해안연안녹색길 해오름전망대~오도리 나무 데크길 사이 식생매트가 깔린 구간.

전망대를 뒤로하고 다시 둘레길로 접어든다. 한동안 데크길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식생매트가 깔린 길이 나온다. 곧 해안경계 초소가 보인다. 잠시나마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의 수고로움에 감사하게 된다.

오도리로 향하는 녹색길 아래에는 작은 해변이 곳곳에 숨어있다. 절벽 아래 솔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주변 경치가 훌륭하다. 몇몇 피서객은 이미 자리를 잡고 여름휴가를 만끽 중이다. 굽이굽이 이어진 녹색길을 따라 걸으니 잠시 흙길이 나왔다가 다시 데크길로 이어진다. 곧 포토존데크가 나온다. 많은 사람이 쉬어갈 수 있도록 넓은 공간에 나무데크를 깔았다. 특이한 점은 원래 자라던 소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살렸다는 점이다. 소나무 두 그루가 포토존데크의 바닥재 사이로 제 몸을 삐죽히 내밀고서는 하늘을 향해 솟아있다. 소나무 덕분에 생긴 그늘에는 통나무 벤치가 자리해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포토존데크를 지나 언덕을 내려가면 오도리에 도착한다.

글=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 기획 : 포항시

☞여/행/정/보=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해수욕장 입구 도로변에 위치한 동해안연안녹색길 안내판을 따라가면 쉽게 녹색길을 찾을 수 있다. 특히 녹색길과 접한 20번 지방도는 아름다운 동해안 연안 풍광을 감상할 수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그만이다. 또한 녹색길과 가까운 곳에 월포, 화진해수욕장이 위치해 있으며, 보경사가 자리한 내연산군립공원도 녹색길에서 멀지않다. 녹색길 주변에서는 수산물의 무단채취가 금지돼 있으며, 녹색길 내 군사시설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 인기기사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