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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닭 풀어놓고 키우니 흙 목욕…진드기 등 자연스럽게 털어내죠”

2017-08-19

주목받는 봉화 동물복지농장 ‘원애그’ 르포

20170819
친환경 동물복지농장인 농업법인 <주>원애그의 장용호 대표가 계사동의 스마트형 융합 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70819

전국에 휘몰아치고 있는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닭 사육환경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동물복지농장이 주목받고 있다. 18일 찾은 봉화군 봉화읍 도촌리 친환경 동물복지농장인 농업법인 <주>원애그의 장용호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닭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이외에 다른 중요한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그의 농장은 텔레비전 화면에서 보아 온 더럽고 지저분한 ‘닭장’과는 확연히 구분됐다. 깔끔하고 세련된 건물과 그 앞에 잘 가꿔진 나무·조경석은 공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친화적으로 꾸며졌다. 원애그는 2011년 부지 23만㎡에 설립된 산란계 농장으로 현재 6만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하루 2만개가량 유정란을 생산해 전량 풀무원에 납품할 정도로 품질을 인증받고 있다.


23만㎡ 닭장에 6만마리 사육
넓은 활동공간 위생관리 철저
사료·공기 등 최적상태 유지
스마트형 융합 양계시설 구축
양계업 30년간 질병피해 안봐



동물복지농장에서 키우는 닭을 실제로 보기 위해 “닭을 좀 보여달라”고 하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장 대표는 “사실 나도 계사에 잘 들어가지 못한다. 오로지 관리 직원만 출입할 수 있다”며 난처해했다.

닭이 사육되는 계사까지 들어가는 절차는 쉽지 않았다. 장 대표는 농장을 일반구역, 준청결구역, 청결구역으로 분리해 체계적으로 차단방역을 하고 있었다. 기자도 곳곳에 설치된 위생 소독시설을 다섯 차례 거쳐서야 겨우 닭을 만날 수 있었다.

계사 한 동당 1천487㎡ 면적에 1만마리의 닭이 사육되고 있었다. 이는 ㎡당 8마리 이하 면적이다. ㎡당 9마리 이하를 키우게끔 되어 있는 기본 동물복지농장보다 더 공간이 넓은 셈이다. 암탉과 수탉이 함께 있으며 공간, 물, 사료, 둥지, 공기, 온도 등이 최적의 상태로 제공되는 스마트형 융합 양계시설을 구축하고 있었다.

닭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바닥에는 톱밥이나 왕겨 등과 함께 흙을 깔아 흙 목욕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조성했다. 자연스럽게 진드기나 이 등의 해충이 제거되도록 한 것. 원애그 농장 계란이 이번 살충제 조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장 대표는 “살충제를 사용해 본 일이 없으니 나올 수가 없다”며 “30년 이상 양계업을 하면서 위생관리만큼은 철저히 지켜 지금껏 AI 등 각종 질병에 걸려 본 적이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장 대표는 동물복지농장이 주목받는 것에 대해 “동물복지농장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같이 보도되고 있어 조금은 걱정된다”며 우려했다. 그는 “물론 동물복지농장이 케이지(철제 우리)에서 사육되는 닭보다 각종 질병이나 진드기 등 해충에 노출될 확률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닭이 사육되는 환경보다 생산자가 위생관리에 대한 철학과 양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인증에 대한 쓴소리도 들려줬다. 경북도내 259개 산란계 농장 가운데 살충제 계란이 나온 6개 농장 중 친환경인증 농장이 5개나 됐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현재 친환경인증을 민간업체가 대행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허술한 관리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동물복지에 대한 홍보와 정책자금 지원 때 인증농가에 대한 배려는 물론 다양하게 변화하는 첨단시설에 융통성 있게 대응하는 등 인증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사진=봉화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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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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