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70912.010310818500001

영남일보TV

[자유성] 부활하는 것들

2017-09-12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1828~1910)가 쓴 유명한 장편소설 ‘부활(復活)’ 을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83세로 사망한 톨스토이가 10년간의 노력 끝에 일흔이 넘어서 완성한 이 소설의 당초 제목은 ‘코니의 수기’였다. 작가가 ‘코니’라는 법관에게서 들은 내용을 줄거리로 소설을 썼기 때문이다. 속물적이던 귀족 네플류도프가 자신이 버린 고아 출신 카추샤로 인해 참된 인간성을 회복하고 사회혁명가로 거듭난다는 줄거리는 아직도 생생하다. 이 소설은 구성도 탁월하지만 당시 문제투성이 러시아 사회를 비판하고 새로운 러시아의 도래를 예고하는 중대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시 태어나는 것은 죽음 혹은 죽음에 비견되는 엄중한 상태의 추락을 전제로 한다. 봄에 만물이 소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국내 유행가 노랫가사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한 고전 ‘부활’ 얘기를 새삼스레 꺼내는 이유는 부활하는 사회 속성과 현상 때문이다. 부활과 관련된 이 시대의 우스개는 시사하는 무게가 만만찮다. 우선 부활하는 주체로 ‘예수 그리스도’가 단연 먼저 꼽힌다. 다 잡은 것으로 방심했다가 어느 순간 살려주게 되는 ‘바둑 대마’와, 전소를 확신했지만 되살아나 소방관들의 애를 먹이는 ‘꺼진 불’도 부활의 주역이다. 정치생명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시 등장해 국회의원직을 사수하는 끈질긴 ‘정치인’들도 부활의 대상이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비유들이다.

어린 시절 당분 공급의 대표 주자였던 ‘사카린’이 부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29일 행정예고한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 일부 개정고시안에 사카린나트륨의 용도를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사카린 사용 대상 품목을 이번에 떡류·복합조미식품·마요네즈·과일 채소 가공품·당류 가공품·옥수수 등 여섯개 추가했다. 이미 과자·빵·아이스크림·음료 등 기존 30여 품목에서 사용돼 왔기 때문에 이제 사카린에 대한 규제는 거의 사라진 셈이다. 한때 쥐 실험에서 방광암 유발 요인으로 발표된 비운의 물질이 사카린이다. 그 뒤 쥐 실험의 부적절성이 드러나 1998년 국제암연구소와 미국 식품의약국 등이 잇따라 유해 우려 물질 및 발암물질에서 사카린을 삭제했다. 모든 부활이 다 좋은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이제 사카린도 확실히 부활했다. 원도혁 논설위원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