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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경북의 전통시장과 숨은 맛집 .1] 김천

2017-09-16

“김천에 오면 황금시장‘지례순대’·평화시장‘맛집맨쿠치나’가보세요”

지금처럼 대형마트가 없던 시절에는 전통시장이 소도시의 가장 재미난 곳이었다. ‘뻥’하며 하얀 튀밥이 쏟아져 나오고, 신기한 눈요깃거리가 가득했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즐거운 것은 맛있는 음식들이다. 세련되고 화려한 것에 밀려나긴 했지만, 우리네 전통시장에는 손맛으로 승부하는 맛집들이 여전히 건재하다. 영남일보는 경북도내 전통시장과 그곳의 숨은 맛집들을 6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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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시장 내 지례순대의 순대와 족발, 수육 상차림. <경북도 제공>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문화유산과 예술적 성향이 강한 도시가 김천이다. 자연과 어우러진 고장으로, 학이 많이 찾아와 이름 붙여진 황악산이 유명했다. 또 불령산이라 불리던 수도산의 풍경이 수려하다. 조선말기부터 일제강점기 중기까지 김천은 영남의 교통요충지로, 평양·개성·강경·대구와 함께 전국 5대 시장의 하나로 군림했다. 김천은 좋은 농산물이 많이 나는 지역으로, 포도는 전국 생산량의 11%, 자두는 전국 생산량의 21%를 차지할 정도다. 예로부터 유기가 발달한 덕에 징과 꽹과리 등도 특산물이다. 과하천의 맑은 물로 빚은 여름술 ‘과하주’와 지례흑돼지도 널리 알려져 있다. 천년고찰 직지사가 자리하고 있으며 방초정·연화지 등 가볼 만한 곳도 많다.


순대 등 먹거리 가득한 황금시장
현대식 건물로 정비한 평화시장
냉면 맛집 중앙시장‘오뚜기 식당’
토종돼지로 소문난‘지례흑돼지촌’



◆황금시장= 김천을 대표하는 시장으로 1953년 공설시장으로 개설되어 먹거리와 청과물 채소류를 매매하는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2013년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어 현대화 작업이 진행됐으나,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오일장을 제외하곤 손님이 많지 않아 안타깝다. 순대 등 먹거리가 많은데, 이 집들이 황금시장의 현재를 지탱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지례순대’를 찾아보면 좋다. 시아버지의 레시피대로 직접 만드는 순대가 일품이다. 선지의 함량이 높아 부드러운 피순대와 풍성하게 넣은 채소로 식감과 맛을 낸 아바이 순대가 첫손에 꼽힌다.

◆평화시장= 광복 직후 김천역 부근 평화동에 귀향 동포와 피란민들이 모여들며 조성된 전통시장이다. 무질서하던 환경을 현대적 건물을 갖춘 시장으로 정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의류·잡화·청과·식료품을 취급하는 생활밀착형 시장이지만, 대형마트 등에 밀려 쇠퇴하고 있는 전통시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맛집맨쿠치나’는 청년창업자의 테스트베이스다. 이곳에서는 전통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메뉴가 많다. 양식을 베이스로 한 일품요리 중심으로 햄버거스테이크와 돈가스·해물스파게티 등이 인기다. 한식당을 하던 어머니의 뒤를 이어가는 젊은 요리사의 열정이 음식에서 느껴진다.

◆중앙시장= 1953년 개설된 김천의 오래된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장날인 5일과 10일을 제외하면 인적이 드문 쇠퇴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교통이 편리하고 도시적인 생활환경이 갖춰진 김천은 대형마트의 진출로 인한 전통시장의 쇠락이 두드러진 곳이다. 이곳에서도 잘 알 수 있다. 김천역 앞에 자리한 평화시장이나 인근에 자리한 황금시장에 비해 중앙시장의 분위기는 침체한 듯 보인다. 그러나 대를 이어오는 냉면 맛집인 ‘오뚜기 식당’에는 가볼 것을 추천한다. 전분과 메밀을 섞은 적당히 탄력있는 면발에다 소뼈로 우려 식힌 반투명 육수는 의외로 깔끔한 맛이다. 식어도 부드럽고 돼지특유의 냄새가 안 나는 수육과 양념한 명태를 올린 명태회냉면도 인기다.

◆지례흑돼지촌= 지례는 예로부터 토종 돼지로 이름난 곳. 조선농업편람에 따르면 ‘토종돼지는 머리가 길고 털은 검은색에 짧고 윤이 나며 덩치는 왜소하고 고기맛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적합하며 체질도 강건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1927년에 발간된 잡지 ‘조선’에서 지례돼지는 골격이나 육질 모두 다른 종에 비할 수 없이 우수하다고 서술되어 있을 정도다. 담백하고 쫄깃한 맛의 지례흑돼지는 흑돼지촌에서 소금구이·양념고추장구이 등으로 맛볼 수 있다. 지례면소재지 인근에 흑돼지 전문식당들이 많다. 이들 식당 가운데 ‘삼거리불고기’집은 쫄깃하고 담백한 김천 특산 지례흑돼지를 이용해 소금구이와 고추장양념구이를 주로 낸다. 김천 별미인 ‘고추물’을 곁들이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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