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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갈치 선상낚시

2017-10-20

20여명이 1천마리…낚싯대 던지자마자 올라오는 ‘은빛 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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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경씨도 3~4지급 갈치로 아이스박스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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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낚시를 하기 전, 조현태 선장이 초보꾼들에게 갈치낚시 채비법부터 미끼 꿰는 법, 채비 내리는 요령, 낚아내기와 갈무리까지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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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가장 뜨거운 낚시장르는 단연 갈치 선상낚시. 지난 7월 한 달간의 금어기가 끝나자마자 시작된 갈치 시즌은 폭염의 8월을 지나면서 그 조황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원래 연안에서 캐스팅으로 즐기는 갈치낚시는 그 시즌이 매년 추석 전후 시작되지만 먼바다 위에서 즐기는 선상 갈치낚시는 시즌이 따로 없다. 여름 즈음 풀치(‘갈치 새끼’를 일컫는 꾼들의 은어) 사이즈가 낚이다가 9월로 접어들면 제법 먹음직한 씨알이 마릿수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여기서 하나, 일러두기. 물고기의 크기(씨알)를 나타내는 낚시꾼들의 표현은 꽤 다양하다. 붕어의 경우 30.3㎝ 이상 씨알이면 흔히 ‘월척(越尺)’이라 부르고, 40㎝ 넘어가는 씨알은 따로 ‘4짜’라고 말한다. 그런데 갈치의 씨알은 미터법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갈치를 눕혔을 때 몸통의 가장 넓은 면적에 손바닥을 대고 그 씨알을 가늠한다. 갈치 몸통의 폭이 손가락 세 개를 합쳐놓은 만큼의 크기이면 ‘삼지(三指)’, 검지에서 새끼손가락까지를 합쳐 놓은 폭이면 ‘사지(四指)’식이다.

9월 중순 이후 10월 초 현재까지 여수 먼바다, 백도와 거문도 인근 해상에서 낚이고 있는 갈치는 그 씨알이 3지를 넘어 4지 이상이다. 그것도 하룻밤에 대형 아이스박스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의 마릿수 호황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한 조구업체의 신입사원 현장실습을 겸한 갈치 선상 출조에 동행했다.

추석 전후로 시작되는 연안 갈치시즌
선상 낚시도 9월경 씨알·마릿수 풍성

여수 국동항서 3시간 달려 백도 해상
초보꾼들의 갈치 선상낚시 체험 동행
오후 5시∼새벽 2시 철수 때까지 줄입질
3∼4지 갈치로 가득 채워진 아이스박스
가을내내 가족밥상 즐거울 먹거리 마련


◆초보꾼들의 겁 없는 도전

20여명의 꾼들이 여수 국동항에서 뉴자이언트호(010-6614-2012)에 오른 시각은 오후 1시. ‘꾼’이라고는 쓰지만 인솔자 격인 김종필 과장을 뺀 대부분이 갈치낚시 초보이거나 처음 갈치낚싯대를 잡아본 사람들이다. 이날 뉴자이언트호는 20여명의 초보꾼들을 싣고 3시간여를 달려 백도(白島·전남 여수시 삼산면의 섬으로 39개의 무인 군도로 이루어져 있다. 해안선 길이 3.7㎞로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약 28㎞ 떨어져 있다) 해상에 도착해 ‘물닻’(일명 ‘풍’으로 불리며 물 속에 커다란 낙하산을 펴서 조류 방향으로 배가 똑바로 흘러가도록 하는 조구의 일종)을 내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날 초보꾼들의 갈치 선상낚시 체험은 ‘대박’이었다. 물닻이 내려지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한 오후 5시쯤부터 한두 마리씩 올라오던 갈치는 자정을 넘기고 새벽 2시 철수 때까지 줄입질을 했다.

처음에는 채비가 서툴러 갖은 시행착오를 겪던 꾼들은 한두 마리 낚아 내고 나자 갈치 전문꾼이 돼 버렸다. 그만큼 이날 갈치가 잘, 그리고 많이 낚였다. 씨알도 훌륭했다. 풀치 사이즈가 없진 않았으나 평균 씨알이 3지 반에서 4지 사이였다. 이날 낚인 가장 굵은 씨알은 손바닥만한(5지) 갈치였다. 왼쪽 뱃머리 1번 자리에서 낚시를 하던 김상권씨가 오후 8시쯤 낚아냈다. 꾼들은 자기 자리 뒤에 놓아둔 아이스박스에 한 마리씩 차곡차곡 갈치를 쌓여갔다. 밤이 꽤 깊었으나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채비를 바꿀 시간조차 아까울 만큼 이날 갈치 입질이 폭발적이었다.

날씨도 초보꾼들의 호황에 일조했다. 꾼들의 표현으로 ‘장판’이라고 할 정도로 파도가 잔잔했다. 이 덕분에 뱃멀미를 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조현태 뉴자이언트호 선장은 “다들 초보라 처음에는 내심 걱정을 했는데, 이 정도 조과라면 최근 보기 드문 호황”이라고 말했다.

◆3지반에서 5지까지 초호황

선무당이 어쩐다는 속담도 있지만 이는 갈치낚시의 대중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전혀 경험해 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일단 배를 타고 기본 채비법만 익히면 그 다음에는 갈치 하기 나름이다. 이것이 바로 갈치 선상낚시다. 이는 갈치 선상낚시의 메커니즘이기도 하다.

선장이 일러주는 수심에 채비를 내린다 → 기다리거나 전동릴의 일정속도 감기 모드를 설정해둔다 → 투둑, 투둑, 갈치 입질이 초릿대로 느껴진다 → 릴을 살짝 감아주거나 전동릴의 일정속도 모드를 유지한다 → 마릿수 갈치가 바늘에 달린다 → 전동릴을 빠르게 감는다 → 낚싯대를 들고 바늘에 달린 갈치를 떼어내 아이스박스에 담는다.

손맛이나 찌맛 같은 건 없다. 오로지 낚아내는 것뿐이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갈치가 아이스박스에 가득 쌓인다. 하룻밤 배 위에서 밤새는 것쯤은 전혀 피곤하지 않다. 이 때문에 갈치 선상낚시는 낚시가 아니라 ‘조업’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조업이면 어떤가. 내가 직접 낚은 갈치를 잘 손질해서 냉장고에 쟁여두면 가을 내내 가족밥상이 즐거운 걸. 이날 20여명의 초보꾼들이 백도 해상에서 낚아낸 갈치는 어림잡아 1천여 마리. 한 사람당 50마리 이상 마릿수 갈치를 챙겼다.

갈치는 미끼를 물 때 수직으로 서서 들이대기 때문에 입질이 오면 미끼를 수직으로 만들기 위해 채비를 내리거나 서서히 감아준다. 미끼가 일자가 되면서 갈치가 먹기 좋은 각도로 바뀌는 원리다. 갈치 유영층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갈치의 입질이 시작되는 수심을 파악한 후 그곳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갈치잡이는 한국 민속의 주요한 자원이다. 두 가지 어법이 전승되어 왔는데, 배를 거의 고정시키다시피 하여 낚는 ‘묻음 갈치술’과 배를 이동해 가며 낚는 ‘흘림 갈치술’이다. 갈치는 일정한 어군이 없다. 밤에는 집어등을 켠다. 한치와 오징어가 몰리면 갈치가 덜 잡힌다. 이 둘이 갈치의 먹이가 되는 냉동꽁치에 들러붙는다. 그럼 갈치가 안 물게 된다. 둘이 못 뜯어 먹게 만세기나 참치 등을 포로 떠서 미끼로 사용한다. 일몰 즉시 집어등을 넣는다. 1시간 정도 지나야 본격적인 낚시가 시작된다. 시즌 때는 워낙 갈치가 많이 달려들어 별다른 기술이 필요 없다. 손동작만 빠르면 된다. 하지만 시즌 초와 끝물 때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갈치는 여느 어종과 달리 서서 다닌다. 미끼를 처음부터 물지 않고 살살 갉아 먹는다. 고수는 누가 입질을 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100회 이상 심해어 선상낚시를 해봐야 입질 감별력이 생긴다. 새벽에는 큰 갈치가 보통 배 밑에 망보며 숨어 있다. 짧은 대를 사용해야 배 밑의 큰 갈치를 잡을 수 있다.

월간낚시21 기자·penandpow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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