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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에 고립된 언어의 이면

2017-12-09

웅크린 말들

‘표준’에 고립된 언어의 이면
이문영 지음·김흥구 사진/ 후마니타스/ 486쪽/ 2만원

‘말해지지 않는 말들의 한(恨)국어 사전’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저자는 “한(韓)국어가 언어의 표준임을 자임할 때, 표준에서 배제된 언어는 한(恨)국어가 된다. 한(韓)국민이 국민의 표준을 지정할 때, 표준에 끼지 못한 사람은 한(恨)국에 산다”고 했다. 저자는 폐광 광부, 구로공단 노동자, 에어컨 수리 기사, 다양한 알바생, 대부업체 콜센터 직원, 넝마주이, 이주 노동자 등을 직접 만나 깊은 대화를 시도했다.

글이 시작되기에 앞서 몇 개의 단어가 나열된다. 낯선 단어가 눈에 띈다. 익숙한 단어 역시 전혀 다른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표준의 언어’가 아닌 ‘표정 있는 언어’다. 표준에 외면당한 채 고립되어 있는 은어·속어·조어를 통해 우리 사회를 비춘다. 언어가 얼마나 정치적이고 양면적인지가 드러난다. ‘해피콜’을 보자. ‘해피콜’은 넓게는 고객을 감동시켜 판매를 증진시키는 모든 종류의 대고객 서비스를, 좁게는 AS 신청 고객들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묻는 조사를 뜻한다. 저자는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콜센터는 의뢰 고객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수리 기사에 대한 평가를 요청한다. 수리 기사들에게 해피콜은 ‘행복하지 않은 전화’”라고 풀이했다.

저자는 기자다. 이 책 역시 저자가 ‘한겨레21’에 연재된 글을 기초로 했다. 전혀 기사처럼 보이지 않는다. 다큐와 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형식을 취한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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