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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조선 관료도 승진운 점쳤다

2018-01-18

국학진흥원 ‘승경도’ 소개
“평소 겸양이 미덕인 사회서
자신의 야망 드러내는 놀이”

조선 관료도 승진운 점쳤다

조선시대 관료들도 새해가 되면 승진운을 점쳤던 사실이 한 웹진을 통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신년특집으로 ‘승진’을 소재로 제작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1월호에서 조선 관료들이 새해 승진을 점치는 승경도(陞卿圖) 놀이를 소개했다.

웹진 담談에 따르면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직업은 당연히 관직이었으며, 과거에 급제해 관직에 진출하는 것은 개인이 입신양명하는 길인 동시에 부모에게는 효도하며 가문을 명예롭게 하는 길이었다. 이 때문에 어릴 때부터 과거급제라는 목표를 향해 학업에 정진하는 양반가 자제들은 승경도 놀이(옛 벼슬의 이름을 종이에 도표로 만들어 놓고 놀던 아이들 놀이)를 하며 청운의 꿈을 꾸었다.

승경도 놀이는 도·개·걸·윷·모 등이 표기된 5각형 나무 윤목(輪木)<사진>을 굴려서 윷놀이처럼 관직을 이동한다. 말판은 조선시대 복잡한 품계와 종별에 따른 관직 도표로 이루어져 있다. 최고 자리에 영의정이, 최하 자리에 파직(罷職)이 있다. 그 사이에 유배(流配)·좌천(左遷)·사사(賜死) 등 벼슬살이 동안 처할 수 있는 위기도 중간중간 배치돼 있다. 놀이는 주로 정월(음력 1월)에 많이 했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승경도 놀이로 자신의 한 해 운을 점쳐보았던 것. 이는 조선시대 인사행정이 12월 인사고과를 실시해 1월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승경도 놀이는 관료시스템을 이해하는 교육방법인 동시에 관직진출과 승진을 꿈꾸게 하는 동기부여 프로그램이었다. 전국적인 인기를 끌어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퍼져나갔다. 하지만 홍문관 관리들이 이 놀이를 하면서 밤을 새웠다든가, 공부는 하지 않고 승경도 놀이만 해서 경쟁만 부추긴다든가 하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웹진 담談은 “평소 스스로를 겸양하는 것이 미덕인 사회에서 벼슬살이하는 관료들이 승경도 놀이를 통해서 자신의 숨겨놓은 야망을 자연스레 드러내는 카타르시스 기능을 했다”고 분석했다.

안동=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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