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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우열반 적발학교 학기 중 학급 재편성…학생들 혼란

2018-03-21

새학기 보름만에 학급 재배치
학생 “고3인데 공부집중 안돼”
교사 “학생파악부터 다시해야”

[구미] 지난 19일 오전 10시쯤 구미지역 공립고인 S고교.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학생들이 하나둘씩 교실 밖으로 나왔다. 학생들은 새로 옮긴 교실이 어색한 듯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일부 학생은 다른 반 친구 얼굴을 보러 가기 위해 종종걸음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같은 반이었다. 또 어떤 학생들은 새로 옮긴 교실의 개인사물함을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이는 2011년부터 우열반을 운영해오다 최근 경북도교육청 조사에 적발된 이 학교가 학기 중 부랴부랴 학급을 재편성한 뒤의 풍경이다.

학교 매점 앞에서 만난 2학년 A학생은 “개학 후 보름가량 친구와 교실환경에 적응했는데 또다시 반을 바꿔 너무 혼란스럽다”며 “잘못은 학교가 했는데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학생은 “처음에 반을 바꾼다고 했을 때 거짓말인 줄 알았다. 고3이 되면서 마음을 다잡고 공부에 전념하려 했는데, 새롭게 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 능률도 오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년간 우열반을 운영했다가 적발된 구미지역 6개 고교(영남일보 3월19일자 9면 보도)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학기 중 갑자기 반이 재편성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들 학교는 학기 전 ‘우열반을 폐지하라’는 도교육청 공문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다가 학기 중 교육청 현장조사가 시작된 뒤에야 학급을 재편성했다. 특히 S고교의 경우 일부 교사의 반대에도 학교장이 우열반 운영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교사·학부모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교사 A씨는 “학급 수준에 맞게 수업 계획을 짜놓았는데 학급이 재편성되면서 작업을 새로 해야 한다”면서 “학생 신상 파악부터 학부모 면담까지 모든 일정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B씨는 “교육청 시정 명령을 어기면서까지 우열반을 운영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최소한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반을 재편성했더라면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고 학교를 원망했다.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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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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