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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대구 안경, 구조조정 고민할 때

2018-04-26
[취재수첩] 대구 안경, 구조조정 고민할 때
손선우기자<경제부>

대구는 국내 안경산업을 선도해왔다. 1945년 서구 원대동에 지어진 최초의 근대식 안경공장인 국제셀룰로이드공업사가 모태다. 급성장한 계기는 1960년대에 저렴한 스테인리스스틸 안경테 생산과 베트남전 파병 장병용 안경테를 미군PX에 납품하면서였다. 이후 정부의 경공업지원정책 및 노동집약적 산업 위주의 수출주도정책에 힘입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등 국제행사를 거치면서 수출 활로도 확대됐다. 1990년대들어 시력저하 인구 증가와 안경 패션화 경향도 안경산업 발전의 기폭제였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안경산업은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외환위기와 중국산 저가제품, 세계 유명브랜드 제품에 밀려 매출이 줄고 수출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저가·고가품 시장 모두 설 곳이 줄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2000년 이후 안경업계는 울템과 TR90 등 신소재와 독자브랜드 개발에 나서면서 반전을 노렸다. 대구시도 힘을 보탰다. 안경테산업을 지역특화품목으로 지정하고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을 설립,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진흥원은 안경 기술개발연구, 해외시장 개척 등 안경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실제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거두고 있는 걸까? 2009년까지 감소하던 안경제조업체 수는 2010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관련 안경제조업체 수가 2005년 453개(종사자 수 2천73명)에서 2009년 228개(1천671명)까지 줄었다가 2016년 558개(2천461명)로 다시 늘어난 것이다.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세계 안경시장 규모가 2014년 28억8천개 관련 상품을 거래하던 수준에서 2022년엔 37억7천개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대구시와 진흥원은 2015년부터 거액을 들여 세계시장을 이끌 디자인과 신제품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안경산업이 종전 기술에만 매달려선 도저히 중국이나 유럽시장에 진출하기 어렵다고 보고, 기술·디자인·브랜드 개발 등을 통한 고부가가치 안경산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기대만큼 가시적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안경업체 대부분이 너무 영세해 현 상태로선 신기술을 개발·접목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전국 안경 관련 사업체의 규모(2016년 기준)를 보면, 종업원 9명 이하의 영세업체가 전체(558곳)의 92.2%(515곳)를 차지한다. 대구의 안경업체 수는 전국 대비 85%를 차지하면서도, 지난해 기준 한국 안경관련 품목들의 전체 수출액(5억1천347만8천달러)에서 대구의 비중은 24%(1억2천452만3천달러)에 머물러 있다. 대구 안경제조업체의 영세성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 안경산업이 20여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려면 업계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도 제대로 약발을 받을 수 있다.
손선우기자<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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